매출 8조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카카오…AI 전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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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매출 7조9476억원 달성 전망

전년보다 개선됐으나 비용 통제가 주효

성장성 증명해야…내년 AI 전략 본격화

AI 챗봇·쇼핑메이트 서비스가 대표 주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0월 22일 용인 카카오AI 캠퍼스에서 열린

카카오가 올해 8조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거두는 등 준수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인공지능(AI) 중심 신성장 동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잔존하고 있어 이를 해소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4분기 매출 2조330억원, 영업이익 15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매출은 7조9476억원, 영업이익은 5354억원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매출 7조5570억원, 영업이익 4608억원을 거둔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실적은 본업의 성장이 아닌 카카오의 고강도 비용 통제 하에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올해 총 인력 규모를 줄이고 카카오톡 등 핵심 사업과 관련성이 낮은 비주류 사업을 정리하는 등 비용 효율화 작업을 이어왔다.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AI 등 신사업 부문의 성과가 가시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비용에서는 보수적 채용을 유지한 인건비와 콘텐츠 매출이 부진했던 매출 연동비를 포함해 전반의 비용 항목이 통제된 모습”이라며 “비용이라는 뼈를 깎아 수익성 방어라는 살을 취했다. 카카오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톡비즈와 AI가 이를 만회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도 “카카오의 핵심 캐시카우인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성장을 강화해야 할 숙제가 존재하며, 이외에 신규 버티컬 서비스 출시와 AI 기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의 증분을 올릴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도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 미래 성장력을 증명하기 위한 AI 서비스 개발에 전사 역량을 쏟고 있다. 특히 내년 선보일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와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AI 쇼핑메이트’가 대표 주자로, 이들의 성과가 카카오의 미래 비전을 가늠할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나나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AI 서비스다. 이용자와 AI 메이트간 상호작용을 겨냥해 탄생한 것으로, 개인메이트와 그룹메이트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정확한 사업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초 사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이용자 대상으로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내부에서 QA(품질보증) 작업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카나나와 비슷한 형태의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나서면서 이들과 얼마나 차별화되는지가 서비스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이용과 동시에 AI 기능이 추가된 신규 채팅 플랫폼의 추가 이용의 확실한 소구점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핵심 캐시카우인 커머스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AI 쇼핑메이트도 지난 13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언급한 ‘AI 커머스 MD’이다. 온라인 퍼스널 쇼퍼 역할을 목표로 개발됐다.

AI 쇼핑메이트는 오픈 소스 모델이나 글로벌 언어 모델 등 이미 개발된 모델을 병합하고 조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하에 개발됐다. 범용적인 AI 모델을 선물 추천 시나리오에 맞게 동작시키기 위해 파인튜닝 데이터를 내부에서 구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식 출시 시점에서 서비스 제공 형태는 미정”이라며 “쇼핑에 특화한 AI를 처음 서비스하는 것이라 베타 테스트 기간 중 여러 요소를 보고 어떻게 이용자를 진입시키는 것이 좋을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내년부터는 카나나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내에서도 AI를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서비스나 기능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겠다”며 “이용자와 파트너에게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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