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연 ‘갓성비’ AI 시장…게임 콘텐츠 혁신도 앞당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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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로 ‘저비용 고효율’ LLM 늘어날 전망

기업들 선택폭 확대…”AI 상용화 빨라진다”

韓 게임사, 올해 AI 게임 개발 본격 드라이브

“게임+AI, 객단가·이용자 동반 상승시킬 것”

AI 이미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가성비 인공지능(AI) 모델 ‘R1’의 파장이 거세다. 미국 빅테크들이 주도해온 ‘고비용 고효율’ AI 개발 방식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물을 내놓으면서다.

적은 자원으로 빅테크에 버금가는 고성능 모델이 탄생하면서 시장에서는 딥시크의 사례를 추종하는 AI 서비스 개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비용 AI 모델이나 서비스가 많아져 기업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이에 따라 AI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진다면 관련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에도 유의미한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달 20일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화한 AI 모델 R1을 선보였다. R1은 ‘저비용 고성능’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딥시크에 따르면 R1의 순수학습비용은 약 558만달러(한화 약 82억원)로, 메타가 ‘라마3’ 모델을 훈련하는데 사용한 비용의 10분의1 수준이다. 칩도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H800)를 활용했는데, 그럼에도 현존 최고 성능 AI 모델 중 하나인 오픈AI의 ‘o1’과 유사한 성능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는 o1을 능가하는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불투명한 개발 및 훈련 비용과 편향성 문제 등의 꼬리표도 따라붙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딥시크가 그간 AI 시장 진입에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혔던 비용 문제를 일부 해결, 새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게임사의 경우, 자체 LLM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LLM을 외부에서 가져가 가공하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 LLM이 많이 출시되면 향후 AI 활용 게임을 출시하는데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을 가진다.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AI와 게임을 융합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게임 개발비와 높아지는 게이머들의 눈높이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혁신을 위한 돌파구로서 AI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AI 게임’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AI가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크래프톤은 내달 출시 예정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에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 대신 CPC(코 플레이어 캐릭터)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해진 답변만 반복하던 NPC에서 더 나아가 CPC는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과 같이 유기적으로 반응한다. CPC 개발에는 엔비디아의 AI 캐릭터 개발 기술 ‘에이스’를 활용했다. 크래프톤은 슈팅 게임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CPC를 적용한 시연 영상을 공개했는데, 해당 영상을 보면 CPC가 이용자와 일상 대화를 나누고 전투 전략을 공유 및 보완하는 모습이 담겼다.

위메이드도 개발 중인 신작 ‘미르5’의 보스 캐릭터 ‘아스테리온’ 제작에 엔비디아의 에이스를 활용하고 있다.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콘텐츠를 선보여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처럼 장기간 AI R&D(연구개발)을 이어온 기업들도 게임 개발과 운영에 관련 기술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비용적인 문제로 선뜻 AI 분야 R&D를 단행할 수 없던 중소·중견 게임사들도 새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방법론을 제대로 따라할 수 있다면 그동안 인프라 비용 투자가 어려워 진행되지 못했던 국내외 AI 개발이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고도화된 AI로 게임의 스케일이 확대된다면 게임 콘텐츠 자체의 매력이 높아져 자연스럽게 객단가와 이용자수가 동반 상승하며 시장의 크기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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