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별세포 칼슘 신호 조절해 뇌졸중 후 운동 기능 회복 촉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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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 운동 기능 회복 치료법 기대”

빛 자극을 통한 별세포의 칼슘 신호 유도.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별세포 칼슘 신호를 조절해 새로운 뇌졸중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창준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김형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 허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별세포(Astrocyte)의 칼슘 신호를 조절함으로써 만성 뇌졸중 후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뇌졸중 신경재활 치료는 주로 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강한 자기장을 이용하거나 전극을 부착해 전류를 흘려보내는 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자극 부위의 모든 세포에 비선택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작용 메커니즘도 명확하지 않아, 치료 결과의 예측이 어려운 데다 치료 효과도 개인차가 크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것이 아닌, 별세포의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이상규 IBS 연구위원은 “별세포는 단순히 신경세포를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신경세포의 활성과 시냅스 가소성 증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별세포의 칼슘 신호를 조절해 신경회로를 재구성하고 뇌 기능의 회복을 유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별세포의 칼슘 신호가 증가하면, 신경세포 활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TP와 D-세린(D-serine) 등의 신경전달 조절 인자가 분비된다.

ATP는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높이고, D-세린은 NMDA 수용체를 활성화해 시냅스 가소성을 증진시킨다. 시냅스 가소성은 신경의 연결이 강화·재구성되는 능력이다.

뇌졸중 후 손상된 신경회로 회복에 필수다. 또 별세포는 신경 회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글루타메이트(Glutamate)를 조절해 과도한 신경 흥분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신경 활동을 돕는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2015년 IBS-KAIST가 공동 개발한 광유전학 도구인 ‘옵토스팀원(OptoSTIM1)’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해 칼슘 이온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광유전학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채널로돕신-2(ChR-2)가 여러 이온을 동시에 세포 내에 유입시켜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직접 조절하는 것과 달리, 옵토스팀원은 세포막의 채널을 통해 칼슘 이온만을 선택적으로 유입시키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칼슘 신호 조절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운동 기능 회복과 관련이 깊은 감각-두정피질 영역의 별세포에 주목했다. 이 영역은 운동 기능에 밀접하게 관여해, 뇌졸중 후 손상된 신경 기능을 보완하는 데 핵심적인 부위다. 연구진은 만성 피질하 뇌졸중을 유발해 운동 기능이 떨어진 생쥐의 감각-두정피질 별세포에 옵토스팀원을 발현시키고, 머리에 삽입된 광섬유를 통해 빛을 조사해 칼슘 신호를 활성화했다.

실험 결과 옵토스팀원으로 치료한 생쥐 그룹은 앞발을 사용하는 정교한 운동 기능이 향상됐을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한쪽 앞발을 사용해 투명 장치 틈 너머의 작은 먹이를 잡아내는 실험에서 뇌졸중 생쥐 대비 약 1.5배의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개방 공간에서의 이동성, 이동 거리, 속도 등이 모두 증가하는 운동 능력의 전반적 향상이 관찰됐다. 하루 1시간씩 2주간의 저강도 빛 자극만으로도 운동 능력이 회복됐는데, 이는 별세포의 칼슘 신호 조절이 뇌졸중 후 운동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창준 IBS 단장은 “별세포를 표적해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뇌졸중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며 “향후 별세포의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뇌졸중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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