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감소에 허덕…케이블TV “정책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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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30년째 동결, 지역 맞춤 콘텐츠 제공…공익역할 수행해와

지역채널 커머스방송 법제화, 홈쇼핑 송출중단 재발 방지 등 요구

LG헬로비전이 2023년 8월 태풍 카눈 재난방송을 하고 있다.ⓒLG헬로비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세 속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가입자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수십년간 지역 곳곳에서 공익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이들이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영업손실 11억원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LG헬로비전은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71.5% 급감했다.

수신료 감소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국내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해 유료방송 가입자는 3630만명으로 전년 대비 3000명 늘며 0% 성장했다. 심지어 IPTV(+1.5%)만 가입자가 유일하게 늘었고 종합유선(-1.6%), 위성방송(-3.7%)은 줄었다.

KT스카이라이프 지난해 전체 가입자가 전년 대비 1% 줄어든 점을 미루어 보아,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감소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줄고 콘텐츠 사업자(PP)의 프로그램 사용료는 늘어난 점도 실적 감소 원인이다. 케이블TV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에겐 돈을 덜 받고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PP에게는 돈을 더 주고 있어서 어디서 재원을 채워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케이블TV 가입자가 감소한 것은 IPTV에 이어 OTT 등 경쟁 매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SO들은 넷플릭스, 티빙 등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 OTT들에 콘텐츠 경쟁력에서 한참 밀리고 있다.

게다가 요금제는 30년째 동결 상태다. 1995년 출범 당시 24개 채널을 제공하는 데 월 1만5000원의 요금을 받았다. 2025년 현재 채널 수는 200여개로 10배 가까이 늘었으나 신고된 월 평균 요금은 여전히 1만5000원이다.

더욱이 신고된 요금 이하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평균 월 수신료 수입은 이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케이블TV 이용 요금이 승인제에서 신고제 전환됨에 자율적인 요금 인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현재까지 요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케이블TV는 지역 뉴스, 행사 등 지역 맞춤형 콘텐츠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 지역채널 커머스방송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도 한다. 가격은 TV 단일상품의 경우 IPTV보다 현저히 더 저렴하다.

케이블TV는 시청권 보장에도 힘써왔다. 2012년에는 지상파 디지털 전환에 맞춰 기존 아날로그 TV에서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저가형 상품인 8VSD를 출시했다. 정부가 작금의 케이블TV 위기를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SO들은 유료방송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지역채널 커머스방송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채널 커머스방송은 케이블TV SO가 지역 소상공인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2021년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허용된 후 올해 6월까지 특례 기간이 연장돼 현재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아울러 홈쇼핑 송출 중단 재발 방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 TV홈쇼핑업체 CJ온스타일은 채널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으로 일부 케이블TV 방송 송출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중재로 이달 초 합의를 이뤄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를 해준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언제 다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송출 중단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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