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IPO 대어 상장 이어갈까…수요예측 ‘허들넘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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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IPO 당시 수요예측 단계에서 상장 철회

몸값 39% 하향 조정…시장친화적 접근 시도

‘구주매출·오버행 우려’ 넘어설지 관전 포인트

이명순 SGI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GI서울보증보험

SGI서울보증보험이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LG CNS에 이은 조단위 대어(大漁)의 증시 입성 시도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수요예측 단계를 넘어설지 우선 지목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회사는 2023년 첫번째 IPO 당시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어 이번엔 ‘허들’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수요예측은 공모주 청약 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수요를 조사해, 수요와 공급의 적정한 수준에 맞춰 공모가를 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는 대부분 회사가 기대하는 몸값과 기관투자자가 평가하는 몸값 간 차이가 클 때 발생한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IPO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엔 시장 친화적인 접근으로 상장을 시도한다. 우선 몸값을 크게 낮췄다.

증권신고서 상 서울보증보험의 희망공모가밴드는 2만6000원~3만1800원으로 총 공모규모는 1815억~2220억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조2203억원으로 지난 IPO 당시(3조6168억원)와 비교해 38.6%(1조3965억원)나 하향 조정했다.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주매출과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 우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함과 동시에 주주환원책도 제시해 투자 매력도도 제고했다.

서울보증보험이 이번 IPO로 공모하는 주식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보유지분 93.85% 중 10%인 698만2160주로, 전량 구주매출이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일부를 공개적으로 파는 것으로 투자금 회수의 성격을 갖는다. 신주와 달리 구주매출은 비중이 높을수록 신규 사업을 위해 투입되는 금액을 감소시켜 그간 대어 IPO 흥행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최대주주의 공적자금 회수는 이번 IPO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 오버행 이슈가 제기된다. 예금보험공사는 2027년 말까지 최대 33.85%의 지분을 추가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 지분 83.85%의 보호예수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시키며 단기 매물 출회에 따른 우려는 완화시켰다. 보호예수는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 등을 일정 기간 동안 매각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서울 종로구 SGI서울보증보험 본사 전경.ⓒSGI서울보증보험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2027년까지 3년 간 2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배당 계획도 마련하며 투자유인책도 마련했다. 나아가 예금보험공사의 소수지분 매각과 연계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현금배당과 병행해 실시함으로서 예금보험공사가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증권가는 수요예측 흥행 여부에 대해 상반된 의견들을 내놓았다. 지난 1차 IPO 추진 당시와 비교해 매력도 측면에서 진일보가 이뤄졌으나 결국 구주매출과 오버행 우려 등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은 최종적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공적자금 회수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라며 “시장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일단 보호예수기간이 1년 이어서 매물부담이 연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 관련 오버행 우려는 불가피하다”며 “사측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울 통해 대응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으나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할 때 대응 여력 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 일정이 마무리되며 내달 5~6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피 상장예정일은 내달 14일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대표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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