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 K-ICS 일제히 하락
고무줄 회계 지적에 원칙모형 도입
금리 1% 인하 시 지급여력비율 급락
각 사들 자본 확충 ‘잰걸음’

보험사들이 지난해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에 재무 지표가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들은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 잠정치는 180%로 전년(219%) 대비 급락했다. 삼성생명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도 K-ICS 비율은 265%로 같은 기간 대비 8%포인트(p) 하락했다.
금융지주계 보험사들도 일제히 K-ICS 비율이 하락했다. KB라이프는 265.3%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64.5% 떨어졌다. 신한라이프도 44%p 하락한 206.8%를, KB손해보험은 188.1%로 27.8%p 내렸다. NH농협손해보험은 175.8%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141.1% 폭락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K-ICS 비율 하락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무·저해지 보험 계리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이 자리잡고 있다.
IFRS17 제도에서는 보험사의 재무 성과가 계리적 가정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무·저해지 보험의 비중을 높여 순이익이 증가해왔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해지율을 높게 가정하면서 회계상 이익을 높게 책정할 수 있어 ‘고무줄 회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료 납입 완료 시점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원칙모형’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연말결산부터 적용하게 했다.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해지율이 낮게 책정됐고 그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줄어들었다. CSM 감소 영향으로 K-ICS 비율까지 떨어진 셈이다.
또한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K-ICS 비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보험사들은 미래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부채로 계산한다.이때 할인율을 적용하게 되는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할인율도 낮아지고 보험부채의 가치가 늘어나 보험사 부채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집계를 보면 기준금리가 1%p 하락했을 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K-ICS 비율은 각각 25%p, 30%p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오는 25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역시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험사들은 금리가 인하에 대비해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등을 발행하며 자본 건전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연초부터 한화손해보험은 5000억원을 비롯해 DB손해보험은 4000억원,메리츠화재와 DB생명은 각각 3000억원 등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또한 현대해상은 최대 8000억원, KB손보 최대 5000억원, 농협손보 최대 2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한화생명 최대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동양생명은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자본증권을 발행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자본성 증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이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금리 인하 시즌에 돌입한 만큼 건전성 하락 대비에 힘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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