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공급 정상화에 스마트폰 부품 수급 ‘숨통’
6개월 한시 허가에 공급망 불확실성 지속 우려도

미국과 중국이 관세 대립 파열음을 봉합하고 희토류 수출 재개와 및 기술 통제 완화에 합의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이 정상화되면 모바일업계의 가격 인플레이션 압력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양측 합의 조건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인 효과는 향후 협상 진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중국과의 협상이 완료됐다.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모든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제하는 틀에 양국이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그는 미국 역시 반도체 수출 통제와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정책 등을 균형있게 해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발표는 영국 런던에서 9~10일 열린 미중 2차 고위급 협상 결과다. 앞서 지난 5월 제네바에서 진행된 1차 회담에서 양국은 90일간 상호관세를 115%p씩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서로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재점화됐다. 결국 5일 미중 정상 통화가 이뤄진 뒤 런던에서의 2차 회담이 성사됐다.
희토류 공급을 골자로 한 이번 협상 결과는 모바일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에는 배터리 수명 연장과 고효율 구동을 위해 고성능 영구자석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 이 자석은 대부분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등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중국이 미국의 34% 상호관세 부과에 반발해 7종의 희토류 수출 허가제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 디스프로슘이 포함됐었다.
미 매체 앙트레프레너는 “네오디뮴, 디스프로슘으로 만든 자석이 스피커, 마이크, 햅틱 모터, OIS(광학식 손떨림 보정)용 카메라 모듈 등에 사용된다”며 “중국은 희토류 원소 가공 분야에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선임 애널리스트 파 브 샤르마는 “스마트폰은 희토류 자석의 단위당 사용량은 적지만 엄청난 스마트폰 생산량을 고려할 때 문제가 지속될 경우 고급 기능 축소, 공급망 중단 또는 비용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가격 불안정과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돼왔던만큼 선제적 공급 확보 조치는 모바일 제조사 조달 부담을 낮추고 부품 단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희토류 공급이 불안을 겪을수록 제조사들은 대체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신제품 출시를 미룰 수밖에 없다. 우회적으로 원재료를 공급받는다 하더라도 그만큼 생산 단가가 오르니 가격 부담이 커진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은 부품 생태계 우려를 덜 뿐 아니라 생성형 AI 등 고성능 연산이 요구되는 신기능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디바이스 AI, 생성형 AI, 실시간 음성·이미지 처리 등 차세대 AI 기능 구현에도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이 핵심 변수로 꼽히는 만큼, AI 칩 수급 안정은 기술 상용화와 제품 출시 시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애플, 삼성 등 모바일 제조사들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모델에 해당 기능을 탑재하며 차별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달 공개할 갤럭시 ‘Z 폴드7·플립7’에 실시간 번역, 사진·영상 자동 편집, 오디오 지우개, AI 기반 카메라 보정 등 다양한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도 올가을 출시하는 아이폰17 시리즈에 새 운영체제(OS) iOS19를 적용하고 AI 기반 배터리 관리, 텍스트·이미지 요약, 실시간 음성 메일, 스마트 사진 편집 등 신기능을 추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중 합의 조건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제조사들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허가 기간을 6개월로 제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한시적 공급은 무역 불안은 물론 미국 산업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미국이 중국 희토류 의존을 낮추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의 유효성은 장기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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