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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세금, 국내투자자만 ‘역차별’…”해외·디파이 세원 포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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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1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세원 포착 인프라 미비와 행정적 준비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거래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등은 세원 추적이 어려워 사실상 투명하게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성실 투자자에게만 세(稅)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22일 공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가상자산 소득세 과세를 유예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는 여러 논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당초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따른 과세는 지난 2022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대선을 앞두고 과세 유예 주장이 나오면서 시행 시기가 2023년으로 미뤄졌다. 투자자 반발, 인프라와 제도 미흡 등을 이유로 유예론이 대두하면서 두 차례 더 미뤄지면서 총 세 차례 연기됐다.

그 사이 가상자산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실태조사 등에 나타난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025년 하반기 기준 87조2000억원원, 일평균 거래량은 5조4000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 계정 수 역시 1113만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형화된 시장 규모와 달리 이를 규율할 과세 인프라는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고서는 현 법령이 가상자산의 본질적인 특성인 익명성과 탈중앙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해외 거래소나 디파이를 통한 거래, 조세회피성 거래 등으로 세원 파악이 되지 않을 경우 형평성 문제와 조세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도입한 트래블룰이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공유체계(CARF) 적용도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CARF 미가입국 소재 해외 거래소, 탈중앙화거래소에서의 토큰 스왑, 개인 간(P2P) 직접 거래, 디파이(DeFi) 금융상품 거래 등은 여전히 정부의 추적망을 벗어나 있다. 결국 해외나 탈중앙화 시장으로 자금을 옮긴 조세 회피자는 방치되고,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납세자만 세금을 부과받는 역차별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의 양도·대여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고, 연간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지방소득세 2%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에서 현재의 과세최저한을 고수하는 것을 두고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개인 자진신고 납부제도를 채택한 이상 납세협력비용이나 징세비용을 고려해 경제성이 확보되는 과세최저한인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상자산 소득세는 개인이 직접 소득을 집계해 신고 및 납부하는 자진신고 방식으로 설계됐으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류작성·세무사 비용 등 이른바 ‘납세협력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개인의 부가가치세 납세협력비용은 평균 597만원, 종합소득세 신고 관련 납세협력비용은 평균 306만원이다. 이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까지 대거 불필요한 행정적·비용적 부담을 지게 되고, 과세관청 입장에서도 징세 비용과 소송 등 행정 소모가 커진다.

미비한 과세 인프라와 제도적 불확실성 속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FIU 실태조사 분석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은 상반기 대비 14% 감소한 1001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사업자 또는 개인 지갑으로 출고된 가상자산 규모는 총 90조원으로 상반기(78조9000억원) 대비 14% 늘어났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세원 포착의 불균형을 해소할 행정·기술적 체계도 없이 무리하게 과세에 나서는 것은 시장 왜곡만 부추기는 격”이라면서 “충분한 검증과 제도적 보완이 선행되지 않은 성급한 과세는 투자자 이탈과 산업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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