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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③국내 이용자만 ‘봉’…해외로 옮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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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가 넉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해외 이전을 통해 과세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세당국은 해외계좌신고, 국가간 정보교환 시스템 등으로 역외 거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지갑 거래 등으로 여전히 세원 파악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가상자산의 해외유출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67조8000억원에 달했던 해외 이전 자금은 2년 후인 지난해 208조900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70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타이거리서치와 체이널리시스가 공동 조사를 통해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약 12만개의 지갑을 추적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유출된 가상자산은 약 650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지난해는 한해 169조원의 가상자산이 해외로 나간 것으로 봤다. 

이마저도 온체인에서 식별 가능한 경로만 집계한 수치라 실제 유출 규모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유출된 해외자금은 해외 중앙화거래소(CEX)에 머물지 않고 개인지갑을 거쳐 DEX, 예측시장, 크립토카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했다.

이 같은 자금이탈에도 과세당국은 해외 거래를 충분히 포착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미 시행중인 해외금융계좌 신고제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CARF)’를 활용하면 된다는 논리다.

지난 5월 박수영 국민의힘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점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하지만 블록체인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국내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초기 흐름은 파악할  수 있어도 해당 자금이 해외 DEX, 개인간 거래(P2P), 탈중앙화금융(DeFi), 크립토카드 결제 등으로 쪼개질 경우 거래 내역 추적과 정확한 수익 규모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CARF 역시 제도권 내 중앙화거래소 정보만 반영해 한계가 있다. 올해부터 영국과 유럽연합(EU)를 포함한 50여개 국가에서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CARF는 제도권 가상자산 사업자에만 보고 의무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DEX나 P2P 거래 등은 감시망에서 벗어나게 된다. CARF 개발에 참여했던 콜비 맹겔스 전 OECD 자문위원은 “규제는 수탁자나 거래소처럼 식별 가능한 대상에 집중되며 디파이 등은 현재 보고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당장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하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거래 정보는 확보할 수 없다. 글로벌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미국은 오는 2029년에야 CARF에 참여할 예정이다.

체이널리시스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 온체인 잠재 과세대상 중 CARF로 포착 가능한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나머지 86%를 차지하는 DEX, P2P, 온체인 소득·결제 등은 CARF의 적용 범위 밖에 위치한다.

가상자산 세원 포착의 어려움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분석 자료에서 DEX나 P2P 거래를 통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조세회피를 방지할 대책이 있는지 정부에 물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앞서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국내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개인의 소득만 투명하게 관리되고 해외거래소의 거래, 장외거래, 탈중앙화된 거래소 등을 통한 거래는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다면 과세 형평에 어긋날 뿐 아니라, 납세자의 조세저항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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