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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거주]①빌라는 주임사로, 아파트는 경매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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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매수하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실거주 의무를 강조할수록 시장은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찾는 데 ‘진심’이다. 규제 부작용도 나타난다. 집주인이 들어가려면 세입자가 나와야 하니 전세 시장도 요동친다. 전세 대신 매매로 눈을 돌린 자와, 실거주할 한 채만 남기려는 자로 매매 시장도 뜨거워졌다. 비즈워치는 실거주 규제 강화가 낳은 주택시장 변화를 들여다봤다.[편집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로 서울 아파트에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를 비껴가는 통로가 존재해 제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아파트를 법원 경매로 낙찰받거나, 향후 아파트로 재개발될 신속통합기획 사업지의 빌라를 주택임대사업자(주임사) 자격으로 취득하면 사실상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해진다.

신속통합기획 사업지인 서울 광진구 자양4동A구역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주임사’로 신속통합기획 갭투자?

신속통합기획은 일반 재개발보다 사업 속도가 빨라 투기 수요가 붙을 여지가 크다. 비아파트임에도 토허구역으로 지정해 실거주하도록 하는 이유다.

그런데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를 놓으면 ‘실이용’으로 인정해 준다. 주임사는 임대의무기간(6년 또는 10년) 동안 임대료 증액 제한 등 의무를 지는 대신,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받는다. 아파트의 신규 주임사 등록은 막혔지만 비아파트는 등록이 가능하다. 신속통합기획 빌라는 비아파트지만 곧 아파트로 변신하는 만큼 주임사 등록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취지와 부딪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등록을 담당하는 구청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서울 거주자만 신속통합기획 사업지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허가가 나오면 주임사 등록 절차를 거쳐 잔금과 동시에 임대를 시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대한 법률 시행령 내 토지거래허가 기준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빌라를 임대하다가 재개발로 건물이 멸실돼 주임사 등록이 말소되면 아파트에 들어가 살면 된다는 식으로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실거주 의무를 당장 이행하지 않고 재개발 시점까지 미루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별히 제도 개선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경매는 ‘지방 원정투자’ 통로였는데…

경매는 실거주 의무를 피해 서울 아파트를 취득하는 방법으로 이미 알려졌다.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이라도 경매로 낙찰받으면 허가 대상에서 제외한다. 일반 매매와 달리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는다.

경매 시장이 토허제 피난처로 주목받으면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지난해 10월 이후 10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감정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까지 경매로 산다는 얘기다.

특히 경매는 지방 투자자가 서울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통한다. 주임사로 신통기획 빌라를 매수하려면 허가구역이 속한 서울에 거주해야 하는 요건이 있다. 서울 시민만 가능한 갭투자인 셈이다. 반면 경매는 지방 거주자도 서울 아파트를 낙찰받은 뒤 임대할 수 있다.

다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자 가운데 수도권 거주자 비중이 91.5%로 집계됐다. 지방에서 서울 경매시장으로 들어오는 ‘원정투자’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단 의미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출이다. 지난해 6·27 대책 이후 경락잔금대출에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최대 6억원 한도와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생겼다. 토지거래허가는 받을 수 있지만 대출받는 순간 다시 실거주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대출 규제가 없던 시절엔 낙찰자의 70% 정도가 투자자였지만 이젠 실수요자가 대부분”이라며 “과거엔 대출로 잔금을 치른 뒤 전세보증금을 받아 대출을 상환하곤 했지만, 지금은 자력으로 낙찰받고 나서 임대를 놓는 ‘사후적 갭투자’ 정도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도가 규제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수요자들이 제도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라며 “본래 취지에 맞게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는 허가받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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