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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엄마 화장품’ 넘어라…AGE20’S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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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애경산업의 대표 메이크업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AGE20’S의 대표 제품인 에센스 팩트는 홈쇼핑에서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국민 팩트’가 됐는데요. 하지만 엄마가 딸과 함께 나눠 쓰던 익숙함은 어느 순간 2030 세대의 진입을 막는 장벽이 됐습니다.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K팝 아이돌을 앞세워 젊은 세대 공략에 사활을 건 AGE20’S는 과연 ‘엄마 화장품’의 굴레를 벗고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국민 팩트’의 명암

애경산업의 AGE20’S는 에센스와 파운데이션을 결합한 ‘에센스 팩트’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한 브랜드입니다. AGE20’S의 에센스 팩트는 촉촉한 에센스 성분을 담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우며 40~6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는데요. 홈쇼핑에서 판매한 묶음 상품이 히트를 치면서 중장년층 소비자 사이에서 단숨에 ‘국민 팩트’ 반열에 올랐습니다. 2013년 9월 출시한 에센스 팩트는 2026년 3월까지 누적 판매량 2억4000만개를 돌파했죠.

배우 견미리가 홈쇼핑 모델로 나서며 제품은 ‘견미리 팩트’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제품과 모델의 조합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고 AGE20’S는 애경산업의 대표 효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성공이 거듭될수록 브랜드와 특정 제품의 이미지도 강하게 결합됐습니다. 소비자에게 AGE20’S는 곧 에센스 팩트였고, 브랜드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견미리와 홈쇼핑이 연상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문제는 이처럼 강하게 자리 잡은 이미지가 장기적인 성장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홈쇼핑 중심의 유통 구조와 중장년층의 높은 인지도는 ‘엄마들이 쓰는 화장품’이라는 인식을 굳히는 요인이 됐습니다. 이후 모델을 교체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오랜 시간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2030세대를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면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넘어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습니다.

THE AGE20’S HOUSE 팝업/사진=애경산업

이에 애경산업은 지난 2024년부터 AGE20’S의 리브랜딩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브랜드 세계관과 상품군,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고 에센스 팩트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메이크업 전반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마케팅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지난 6월에는 대표 제품인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인텐스 커버’의 올리브영 론칭을 앞두고 최미나수를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걸그룹 아이브(IVE)의 레이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내세웠습니다. 여기에 뷰티 크리에이터 기업 레페리와 협업해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의 대표적인 트렌드 상권인 성수동에는 첫 브랜드 하우스 팝업 ‘THE AGE20’S HOUSE’도 열었습니다. 홈쇼핑 등 기존 판매 채널을 넘어 2030세대가 즐겨 찾는 공간으로 접점을 넓히며 본격적인 영 타깃 마케팅에 나선 겁니다. 이번 팝업에서는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뿐만 아니라 프렙과 파운데이션을 결합한 신제품, 립과 블러셔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파우치 입성 성공 할까

애경산업이 이처럼 리브랜딩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AGE20’S에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AGE20’S는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입니다. 브랜드의 성장이 애경산업 화장품 사업의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오랫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입니다. 여성 고객들이 핸드백에서 자주 꺼내 쓰는 쿠션 팩트는 기능적인 화장품인 동시에 취향과 감각을 드러내는 소비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AGE20’S는 이미 ‘엄마 화장품’, ‘홈쇼핑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GE20’S 팩트 리필을 입생로랑 쿠션 케이스에 넣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에센스 팩트의 제품력은 인정하지만, 외출할 때 꺼내 쓰기에는 브랜드 이미지가 부담스러워 다른 브랜드의 케이스에 리필을 넣어 사용한다는 내용이었죠. 제품의 품질과 별개로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의 구매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GE20’S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인텐스 커버 모델 최미나수(왼쪽)와 글로벌 앰버서더 아이브 레이/사진=애경

홈쇼핑에서 대용량·묶음 구성으로 판매해 온 AGE20’S의 판매 방식도 ‘가성비 화장품’, ‘중장년층 화장품’이라는 인식을 굳힌 요인 중 하나입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해를 거듭하며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브랜드 이름에 결부된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입니다.

그런 만큼 AGE20’S가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10여 년간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2030세대를 공략하기에는 기존 AGE20’S가 형성해 온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공고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기존 브랜드를 쇄신하기보다 차라리 하이엔드 프리미엄 라인을 별도로 론칭해 고가 포지셔닝으로 젊은 트렌드세터를 타깃팅하는 편이 전략적으로 더 유효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과연 AGE20’S는 ‘국민 팩트’라는 타이틀을 넘어 2030 세대가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 있게 꺼내 드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엄마가 준 화장품’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2030 세대의 파우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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