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3분기 부실채권 14조 넘어…연초 대비 2.4조 증가
4대 금융지주의 부실채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올해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NPL 커버리지비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NPL 잔액이 올해 들어 1조원 넘게 늘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커버리지비율도 100%를 밑돌았다.

4대금융 NPL 올해 들어 2.4조 증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말 그룹 기준 NPL 잔액은 약 14조3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약 2조39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이 4조25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 3조5801억원, KB금융 3조4682억원, 우리금융 3조207억원 순이었다.
증가 폭도 하나금융이 가장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의 NPL 잔액은 지난해 말 3조15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4조2535억원으로 1조1032억원(35.0%) 늘었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438조8081억원에서 455조4182억원으로 3.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NPL 잔액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났다. NPL 비율도 0.72%에서 0.93%로 0.21%포인트(p) 상승했다.
우리금융도 NPL 잔액이 지난해 말 2조5165억원에서 3분기 말 3조207억원으로 5042억원(20.0%) 늘었다. NPL 비율은 0.63%에서 0.72%로 상승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NPL 잔액도 각각 4054억원, 375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3.2%, 11.7% 증가한 규모다.
당국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금융권의 기업대출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기업의 워크아웃과 기업회생절차 돌입, NPL 매각시장 위축에 따라 정리속도가 늦어진 영향 등이 부실채권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NPL 커버리지도 하락…하나 90%대로
부실채권 증가와 함께 NPL 커버리지비율도 4대 금융 모두 하락했다. KB금융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말 148.3%에서 올해 3분기 129.3%로 19.0%p 하락했다. 신한금융은 126.0%에서 115.5%로 10.5%p, 우리금융은 129.9%에서 112.7%로 17.2%p 낮아졌다.
하나금융의 하락 폭은 19.6%p로 4대 금융 중 가장 컸다. 지난해 말 109.8%였던 커버리지비율은 올해 1분기 95.6%, 2분기 86.4%까지 떨어졌다. 3분기에는 90.2%로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100%를 밑돌고 있다.
하나금융은 대출채권 관련 대손충당금 잔액을 지난해 말 3조460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3조8364억원으로 10.9% 늘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NPL 잔액 증가율은 35.0%에 달했다. 충당금 잔액이 늘었지만 부실채권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커버리지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하나금융은 일부 대기업의 워크아웃 추진과 기업회생절차가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NPL 매각시장 위축으로 3분기까지 부실자산 정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재신 하나금융 리스크관리부문 상무(CRO)는 지난달 23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충분한 자산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매각을 통해 NPL 커버리지비율을 현재보다 높은 정상적인 세 자릿수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잔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라면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같은 규모의 충당금이 적립됐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NPL커버리지비율 유지 기준은 통상 100%다.
우리금융은 카드 부문의 매·상각 규모가 전분기보다 줄면서 카드 부문 고정이하여신이 56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과 비은행 모두 신규 부실 발생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은행의 거액 부실자산 매각과 자산 재분류로 NPL 잔액이 줄면서 3분기 커버리지비율이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대손충당금을 작년말 3조27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3조4000억원으로, 신한금융은 4조400억원에서 4조1300억원으로 각각 4.2%, 2.4% 늘렸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조5400억원에서 4조4800억원으로 1.3% 줄었다.
금융권의 부실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에서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단기간 바뀌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업의 업황이 좋지 않고 시장금리도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부실·연체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NPL 매각도 매각 물량이 몰리며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매각 시기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