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29일, PC방에서는 2D 게임에서 3D 게임이 조금씩 유행하고 있던 시기였다.
2003년은 콘솔 게임기로는 ‘데빌 메이 크라이 2’나 ‘사일런트 힐 3’, ‘마리오 카트 더블 대시’가, PC에서는 ‘맥스페인 2’나 ‘메달 오브 아너 얼라이어설트’, 그리고 ‘리니지 2’가 출시되던 해였다. 모두 3D 게임이었다. 이처럼 2000년대는 PC나 콘솔 모두 3D 그레픽의 게임이 범람하던 시절이었다. 대신 2D 게임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그런데 위젯이라는 개발사는 2D 횡 스크롤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출시했다. 위젯은 넥슨 출신 개발자들이 창업한 회사였고 넥슨은 위젯 설립 초기 시절부터 ‘메이플스토리’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완성된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메이플스토리’는 2D 게임이라는 특성상 당시에는 3D 그래픽 카드가 없어도 즐길 수 있던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PC방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길만한 게임이 많지 않았다. 1999년에 출시된 ‘포트리스 2’와 2001년 출시된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함께 ‘메이플스토리’는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게임이었고 그 중 유일한 MMORPG였다. ‘메이플스토리’가 많은 인기를 얻자 넥슨은 2004년 가을, 위젯을 인수하며 위젯은 넥슨의 내부 스튜디오가 됐다.
‘메이플스토리’는 횡 스크롤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게임이 좀더 직관적이고 아케이드성이 강조됐다. 위젯 이승찬 대표가 어린 시절 즐겼던 ‘원더보이’에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SD풍의 귀여운 캐릭터와 직관적인 게임 방식, 그리고 아케이드적인 게임 감각 등이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최초에는 마법사, 궁수, 도적, 전사 등의 직업이 있었으나 이후에는 해적을 필두로 다양한 직업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이 게임은 이후 아동용 학습만화와 다양한 팬시상품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는 출시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은 인기를 자랑했다. 초등학생은 한번쯤 거쳐 가는 필수 코스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게임이 됐다. 아무리 인기가 많은 게임이라도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메이플스토리’도 여러 굴곡이 있었고 다양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꾸준한 인기를 유지했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는 20년이라는 세월을 한결같이 버티며 장수하는 게임이 됐다.
’메이플스토리’ 이후 1년 뒤에 출시한 ‘카트라이더’는 국민 게임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올해로 3월 3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2004년 출시 이후 19년 동안 서비스를 유지하다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어느덧 ‘메이플스토리’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게임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만은 여전히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20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이야 말로 진짜 국민 게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