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르세라핌’ 사진으로 만든 스노우 ‘AI 프로필’. /사진=스노우 |
네이버(NAVER (198,600원 ▼3,900 -1.93%))의 컴퍼니 빌더(스타트업을 창업·육성하는 기업)인 스노우가 이미지 생성형 AI 빌더로 재탄생했다. △LLM(거대언어모델) ‘챗GPT’ △이미지 생성형 AI ‘달리'(DALL·E) 두 축을 중심으로 한 오픈AI와 달리, 네이버는 LLM ‘하이퍼클로바’에만 집중해 왔으나 최근엔 스노우가 이미지 생성형 AI 상용화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는 추세다.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11일 스노우 앱 WAU(주간활성이용자)는 266만2216명(구글·애플 합산)으로 5월 넷째주(22~28일)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달 25일 출시한 ‘AI 프로필’ 서비스가 대흥행한 여파다. 서비스 출시 전날 약 60만명이었던 DAU(일간활성이용자는)는 이달 3일 90만명으로 치솟기도 했다.
AI 프로필은 셀카 10~20장을 올리면 AI가 사진관에서 촬영한 듯한 고품질의 프로필 사진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다. 24시간 내 제작엔 3300원, 1시간 내엔 6600원을 내는 유료 서비스인데도 이용자가 몰려 서비스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국내 한정 출시된 서비스지만 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K화장을 한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해외 이용자 유입도 급증했다.
스노우 관계자는 “올 초 ‘AI 아바타’ 서비스를 선보였을 때 보름간 20만명이 접속해 이번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증설했는데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인파가 몰렸다”라며 “당초 일본을 시작으로 서비스 국가를 늘려갈 예정이었는데 해외에서도 VPN으로 접속하는 등 수요가 커 조만간 글로벌 동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없이도 텍스트로 이미지 생성…저변 넓히는 스노우
제페토 ‘AI 아바타’ 이벤트. /사진=네이버제트 |
스노우 자회사 네이버제트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이미지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제페토는 최근 신규 이용자가 사진 3장을 올리면 이를 바탕으로 AI가 최대 12장의 아바타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후 신규 앱 다운로드가 2배 증가했다. “기존 이용자도 체험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쳐 현재 서비스 대상을 전 이용자로 넓힌 상태다.
네이버제트는 AI 아바타 서비스를 일본·태국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제페토 내 생성형 AI 기술 활용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제트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자신과 닮은 아바타를 간편히 제작할 수 있어 고품질의 콘텐츠 제작 허들이 한층 낮아졌다”라며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크리에이터의 창작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라스코.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라스코.ai 갤러리 |
‘달리’·’미드저니’처럼 사진이 아니라 프롬프트(명령어)만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기술도 연구 중이다. 스노우가 지난해 설립한 슈퍼랩스는 4월 ‘라스코.ai’ 무료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8개 화풍 중 하나를 선택하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사람·동물·풍경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로 두 달간 약 100만장을 생성했다.
카카오브레인의 ‘칼로’가 이끌어 온 국내 이미지 생성형 AI 시장에 네이버 표 서비스가 등장한 셈이다. 다만 라스코.ai는 아직 초기 단계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한 건 아니다. 이에 스노우는 올해 두 차례의 슈퍼랩스 유상증자에 참여, 20억원을 출자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수퍼랩스는 생성형 AI 기술을 고도화해 가상인간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스노우 관계자는 “기존의 이미지 생성형 AI는 별도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디스코드 등에 접속해야 하는 등 이용 방법이 번거로웠다”라며 “스노우는 카메라 앱인 만큼 이용자가 일상에서 이미지 생성형 AI를 친숙하고 편리하게 경험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미지 생성형 AI 저변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