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홀딩스가 지난 27일 MMORPG ‘제노니아: 크로노 브레이크(이하 제노니아)’를 출시했다. ‘제노니아’ IP는 이른바 피처폰 시절 RPG 3대장 라인업에 언급될 만큼 유명한 IP이기에, 이번에 모바일 MMORPG로 출시되는 ‘제노니아’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처럼 ‘제노니아’는 과거의 추억과 게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예약 200만을 돌파했고, 공식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의 조회수가 300만 회를 달성할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출시 후 ‘제노니아’는 이용자들의 평이 갈리고 있다. 직접 플레이해보니 확실한 장, 단점을 느낄 수 있었다. 피처폰 액션 게임에서 모바일 MMORPG로 되살아난 ‘제노니아’에서 느낄 수 있던 장, 단점은 무엇이 있었을까?
◆ 커스터마이징을 시작으로 합격점은 가볍게 넘은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바로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도 많은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데, 모바일 환경에서 이 정도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카툰풍 느낌의 그래픽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타워 오브 판타지’ 이후로 처음이다.
2023년에 출시된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가 조금은 현실적인 모습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했기에, ‘제노니아’의 이런 애니메이션과 같은 부분이 동종 장르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큰 차별점이자 개성으로 다가왔다. 서브컬처 게임을 좋아하는 기자의 기준에서도 합격점을 줄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이 커스터마이징 뿐만 아니라 게임 내 필드, 스토리 컷씬, 페어리, 코스튬 등 ‘제노니아’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내려 있었다. 게다가 스토리 컷씬도 ‘디아블로4’ 처럼 컷씬에서도 자신의 캐릭터가 나와 게임에 조금 더 몰입감을 가지게 했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서브컬처쪽을 좋아한다면 ‘제노니아’의 그래픽적인 부분은 MMORPG를 잘 하지 않는 이용자라도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좋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 전투, BM 등 해결하지 못한 모바일 MMORPG의 고질적인 문제
그래픽, 스토리, 모델링 같은면에서 좋은 퀄리티를 보여줬지만, MMORPG 특유의 전투와 전반적인 단점이 ‘제노니아’의 발목을 잡았다. 아쉬움을 느낀 부분은 MMORPG 장르에서, 그것도 이른바 리니지라이크라 불리는 장르의 방식을 채용한 부분들이었다.
전형적인 모바일 MMORPG를 채택했기에, 캐릭터 육성을 위한 전투의 전반적인 방식은 자동사냥으로 진행된다. 아이템을 올려놓고 클릭하거나 아래로 드래그하면 시간과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사용하며, 스킬의 경우도 상점에서 스킬북을 배워 스킬창에 등록한 후 아래로 내리면 자동으로 사용하는, 너무나도 익숙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사냥을 위해 준비해야될 것도 너무나도 뻔했다. 무게에 맞춰 포션, 스크롤, 천마석을 준비하고 메인스토리를 클리어하면서 계속 정비하면 된다. 어려울것이 없기에 굉장히 빠르게 ‘제노니아’의 전투를 이해할 수 있다.
모바일을 포함한 PC MMORPG이기에 이런 전투 방식을 채택한 것을 이해할 수는 있겠으나, 원작’ 제노니아’와는 전투의 느낌이 크게 달라 아쉬움이 컸다. 액션을 보여주던 원작의 전투가 MMORPG가 되면서 너무 밋밋해졌다. BM 또한 페어리와 코스튬이 등급에 따라 주는 효과가 다른, 이른바 펫과 변신 뽑기와 유사하게 적용되어 나왔다.
전투에 있어 원작 ‘제노니아’가 액션 손맛을 느끼게 해줬던 것 만큼, 보스전에서 반격나 CC기, 도는 뒹굴면서 피하기 등 좀 더 적극적인 수동 컨트롤이 가능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 게임 내 더빙, GM 소통 등 나쁘지 않았던 기타 콘텐츠들
이번에 ‘제노니아’를 플레이하면서 놀랐던 부분 중 하나인데, 생각 이상으로 게임 내 더빙이 잘 되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컷씬 뿐만 아니라 메인스토리에서도 셀리느, 루나 등을 제외하고도 많은 NPC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 확실히 스토리 관련 부분은 신경 썼다는 것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 언급됐던 인게임 GM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서버에 문제가 있던 상황이라 좋지 못한 질문들을 받기도 했지만, 답변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답변을 해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GM의 채팅색이 서버 채팅색과 같아 구별이 어려웠다,
PC,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환경도 나쁘지 않았고 모바일 환경에 맞는 절전 모드도 준비되어 있었다. 옵션에서 전투 편의성, 타겟팅, 정보도 확인하거나 변경할 수 있었고 전반적으로 MMORPG에서 필요한 설정은 다 적용되어 있었다. 이 밖에도 오프라인 플레이 모드가 준비 중인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노니아’ 게임 내 부가적인 부분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나쁜 점을 굳이 말해야된다면 출시 초반에 서버 불안정성이 심해 점검이 자주 있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 총평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아쉬웠다.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좋은 IP였고 그래픽, 모델링 같은 부분은 정말 생각 이상으로 잘 뽑혔다. 문제는 게임의 방식이 전형적인 모바일 MMORPG를 채택해 ‘제노니아’만의 장점이 의미가 퇴색됐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제노니아’를 플레이하면서 ‘차라리 MMORPG가 아니였다면…”, “아예 BM 구조를 수집형 게임처럼 변경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높은 등급의 코스튬 및 페어리 획득 확률을 1~3%로 맞춰 특정 횟수에서 정가가 가능하게 만들어, 과금 기준이 아예 낮게 설정된 라이트한 서브컬처 모바일 MMORPG였다면 타 게임들과 차별점이 조금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전투의 경우도 인터뷰에서 첫 개발이 논타겟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것을 아예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으로 플레이가 필요한 특정 콘텐츠를 만들어, 자동과 수동의 구분을 나눠놨으면 전투에 있어 비판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현재 ‘제노니아’에 많은 평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개발진도 이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29일 23시에 서황록 본부장이 첫 번째 개발자 편지를 작성했는데, 전반적인 게임의 문제들을 최대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이 개선 내용들은 바로 다음날인 30일에 적용됐다.
이번에 출시된 ‘제노니아’는 그래픽적인 부분으로는 타 MMORPG와 확실한 차이점을 보여줬으나 전투, 콘텐츠, BM 등의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MMORPG가 아니였다면, 수동 전투형 게임이었다면, BM이 수집형 게임과 같았다면’ 플레이하면서 위와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픽은 좋았으나, 게임성이 아쉬웠던 ‘제노니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