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힘으로 성역을 지키는 기사” 디아블로 이모탈 ‘혈기사’ 인터뷰

687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7월 14일 자사의 모바일 핵앤슬래시 RPG ‘디아블로 이모탈’에 신규 직업 ‘혈기사’를 업데이트한다.

혈기사는 흡혈귀의 저주에 걸린 기사로, 미늘창을 활용한 근접 공격과 피와 어둠, 독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이 모두 가능한 혼합형 중거리 공격 직업이다. 또, 잠시 인간성을 포기하고 흉물로 변해 더욱 강력한 힘을 내기도 한다. 혈기사는 설정 상 저주로 인해 언젠가 흡혈귀의 노예가 되는 것이 정해져 있지만, 그럼에도 흡혈귀의 힘을 복수가 아닌 성역을 지키는데 활용한다. 어둠의 힘을 사용하는 이들을 기사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혈기사의 업데이트를 앞두고 핵심 개발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개최했다. 인터뷰에는 퀘스트와 스토리, 대화 작업을 전담하는 라이언 퀸 선임 내러티브 디자이너, 게임 플레이 요소, UI, 이벤트, 신규 직업 체감 등을 전담한 크리스 랴오 수석 UX(사용자 경험) 디자이너가 참석했다.

– 신규 직업 개발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을 텐데, 혈기사로 선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콘셉트를 ‘기사’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라이언 퀸: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2, 디아블로3를 즐긴 플레이어에게도 친숙한 6개 직업군으로 출발했다. 우리는 여기에 새로운 분위기를 더하고 싶었고, 지금까지 디아블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초자연적인 힘, 어둡고, 괴물에 가까운 그런 직업군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해 나온 것이 혈기사다.

블리자드에게는 갑옷과 관련된 모티브를 잘 살려내는 게 장점이 있다. 기사 콘셉트라면 갑옷을 우아하고 멋지게 결합해 블리자드만의 클래식함과 새로운 요소를 잘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 혈기사는 기존의 디아블로 프랜차이즈는 물론 관련 소설 등 세계관에서 찾아볼 수 없던 직업이다. 캐릭터의 기획 의도와 디아블로 세계관 속 혈기사의 모습과 설정을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라이언 퀸: 저주에 걸린 기사라는 콘셉트를 살리고자 했다. 여러 아이디어 중에는 뱀파이어 소재의 판타지를 뱀파이어로만 구성하지 않고 살릴 방안을 고민했다. 디아블로의 직업군은 어두운 느낌을 주는 직업과 밝은 느낌의 직업, 중간 정도의 느낌을 가진 직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혈기사는 어두운 쪽이다. 망자를 되살리는 강령술사, 악마를 향한 증오가 콘셉트인 악마사냥꾼과 다른 새로운 어둠을 보여주고자 했다. 혈기사는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걸린 저주의 노예가 될 운명이다. 자아를 서서히 잃어가는 동안 영웅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여정을 그려가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 그간 성역에 등장한 직업은 서로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독자적인 클래스를 내놓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라이언 퀸: 디아블로 시리즈 내에서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2편과 3편 사이에 위치하는 세계관으로, 세계석이 파괴된 이후 성역 전반에 비밀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현실에서 변화가 많아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시대상은 혈기사의 결사단이라는,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조직이 일어나기에 적절하다고 봤다.

– 뱀파이어인 뱀파이어 사냥꾼은 많은 미디어에서 다뤄져 왔다. 이를 디아블로 안에서 어떻게 다르고, 또 게임에 어울리게 어떻게 그려내고자 했나?

라이언 퀸: 디아블로 이모탈의 혈기사는 과거 그려진 여러 뱀파이어 사냥꾼과 테마, 비주얼, 모티브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본다.

혈기사는 모두 저주에 잠식되어가는 운명이라는 테마가 있다. 이들의 결말은 좋지 않은 쪽으로 확정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복수를 위해 싸우지 않고 타인을 위해 진심을 다해 전투에 임한다는 점에서 다른 뱀파이어와 차이를 보인다.

시각적으로는 저주에 잠식되어가는 점을 살리기 위해 몇 가지 특징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혈기사는 날카로운 송곳니, 안개 변신, 마늘을 싫어하는 등의 요소 대신, 독과 피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굉장히 무거운 갑옷에 미늘창을 사용하는 기사다운 면모를 집중해서 조명하고 싶었다.

– 피와 독성, 그리고 미늘창이 주요 기술에 쓰이는데 혈기사의 기본적인 플레이 메커니즘은 어떻게 되나?

크리스 랴오: 크게 세 가지다. 미늘창으로 근거리 물리 공격을 가하고, 피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상대의 생명력을 흡수하기도 한다. 그리고 유독성 구름으로 적 주변에 독을 흩뿌리며 상대를 교란하는 요소도 살리고 싶었다.

– 혈기사는 하이브리드 캐릭터이고 다양한 전설 옵션과 빌드, 그리고 교전 거리를 가진 클래스다. 당연히 다른 캐릭터 대비 다양한 빌드 구성과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클래스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디에 있는가? 혈기사는 게임 안에서 크게 어떤 모습들의 전투를 그려내고자 했는지, 그리고 모든 육성을 마쳤을 때 궁극적으로 싸우는 모습은 어떠한 형태일지도 궁금하다.

크리스 랴오: 혈기사는 굉장히 화려한 전투를 보여주는 직업으로 구성했다. 직접 플레이해보면 다양한 시각효과에 놀라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근접 전투 직업이지만, 피, 어둠과 관련된 능력을 활용해 원거리에서도 전장을 장악할 수 있다. 육성 초반엔 기동성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설 효과 중에는 상대와 거리를 빠르게 좁힐 수도 있어 이런 요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혈기사가 사용할 수 있는 전설 아이템 효과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설계했는지 궁금하다.

크리스 랴오: 혈기사의 전설 아이템은 스킬 동작 방식을 변화시키는 게 많다. 예를 들어, 박쥐 무리를 소환해 적을 공격하는 ‘박쥐떼’는 전설 아이템을 사용하면 일종의 오라로 변해 플레이어 주변을 맴도는 기술로 변한다. 또, 미늘창으로 상대를 찌르고 그대로 들어올려 회전시켜 내려 찍는 ‘꼬챙이’는 플레이어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적을 공격하는 식으로 바뀐다.

– 혈기사는 많은 군중 제어 스킬을 가진 대신, 순간적으로 거리를 줄이는 스킬은 부족한 느낌이다. 근접에서 강한 직업임에도 이런 단점을 부여한 이유가 있는가?

크리스 랴오: 혈기사 플레이 테스트에서도 기동성이 낮은 부분은 충분히 인지했다. PvP 콘텐츠를 즐김에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

– 주 공격 중 그림자 칼날은 주변의 적 유무에 따라서 근거리 – 원거리 공격 형태가 바뀌기도 한다. 그간 디아블로 이모탈의 캐릭터 빌드는 근거리나 원거리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교전 거리를 이용하도록 기획한 이유가 있는가?

크리스 랴오: 혈기사는 전설 속성 등 다양한 변수를 함께 활용하면 빌드도 다채롭게 가져갈 수 있는 직업이다. 그림자 칼날은 실험적인 시도로, 기본 공격이 다양한 공격 범위를 갖고 있을 때 어떤 플레이가 나올지 살피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 혈기사는 흉물로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변신을 궁극기로 넣지 않고 별도의 빌드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의도가 궁금하다.

라이언 퀸: 흉물 변신은 혈기사의 핵심 기술이다. 이를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기를 바랐다. 또, 모든 혈기사가 각자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즐기도록 하고 싶었다. 흉물 변신은 내러티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내 안에 내재된 저주를 세상에 풀어 놓는 것이 흉물로 변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크리스 랴오: 궁극기와 유사하게 기능하기도 한다. 적을 처치할 때마다 일종의 미터기가 차오르는데, 이를 이용해 흉물로 변신하면 이전에 가진 스킬도 흉물의 정체성에 맞게 변화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 신규 캐릭터 생성이나 직업 변경 외에 혈기사의 플레이 경험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크리스 랴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세트 아이템에서 힘, 지능간 스탯 변화가 자동으로 이뤄지게끔 했다. 새 직업으로 전환해도 바로 플레이하게 새 장비를 챙겨주는 개선도 있다. 또, 직업 변경 후 하루가 지나면 다시 원래 직업으로 바꿀 수도 있도록 했으며, 이 변환은 제한 없이 가능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을 거다. 직업 변경은 훨씬 좋은 경험을 만들고 내가 원하는 직업을 손쉽게 플레이하도록 하는데 있어 중요한 개선점이라 생각했다.

직업을 변경하거나 새로 키우는 게 망설여진다면 ‘진홍의 차원’을 이용해보라. 과거 ‘조각난 차원’이라는 이름의 로그라이크 콘텐츠가 있었는데, 다양한 기술로 여러 시도를 하며 전설 속성과 레벨을 쌓아가는 콘텐츠였다. ‘진홍의 차원’은 혈기사로 이와 비슷한 플레이를 제공하는 콘텐츠로, 직업을 변경하지 않아도 혈기사를 직접 사용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 게임 출시 후 처음 선보이는 신규 직업이다. 원활한 신규 캐릭터 육성을 지원할 경험치 증가, 보상 제공 등 기존 직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거나, 신규 또는 복귀 플레이어 유입을 위한 별도 계획이 궁금하다.

크리스 랴오: 복귀 플레이어를 위한 요소를 준비했다. 복귀 플레이어 머리 위에 악수하는 아이콘이 나오는데, 기존 플레이어들이 함께 던전을 돌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가르쳐주며 플레이어간 교류가 이뤄질 거라 본다. 이외에도 많은 기능을 준비 중이지만, 현재 공개 가능한 건 이 정도다. 또, 배틀 패스의 무료 트랙에 각 직업군 전설 아이템을 보상으로 추가했다. 여러 전설 속성, 효과를 보다 손쉽게 모을 수 있도록 했다.

– 디아블로 이모탈 출시 약 1년 만에 혈기사가 출시되는데, 향후에도 이 정도 간격으로 신규 직업을 선보일 예정인가?

라이언 퀸: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진 모두 신규 직업을 만드는 걸 즐긴다. 새로운 직업을 출시하는 자체가 우리 스스로에게 즐거운 작업이며, 성역을 더욱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우리 자신도 디아블로 이모탈의 플레이어인 만큼, 재미있는 스킬을 구성하거나 멋진 성우와 작업하는 것이 즐겁다. 아쉽게도 지금 시점에서 신규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이런 작업을 앞으로도 더 많이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혈기사가 디아블로 IV를 비롯한 다른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가?

라이언 퀸: 두 개발팀은 독립적이라 내가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그러면 재미있을 거 같다.

– 매일 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계속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고 있는데, 플레이어들이 잘 플레이하지 않는 콘텐츠를 제외할 계획은 혹시 있는지 궁금하다.

크리스 랴오: 나도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서 플레이어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한다. 여러 콘텐츠가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개선법도 고민하고 있다. 팀 내부에서도 지속적으로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다양하게 모니터링하며 어떤 콘텐츠를 즐기는데,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계속해서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다.

– 혈기사가 필연적인 저주를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는 ‘디아블로IV’에 등장하는 관련 뱀파이어 기사 몬스터와도 연관된다고 이해해도 괜찮을까?

라이언 퀸: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할 수는 없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혈기사라는 존재가 굉장히 오랜 시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혈기사는 저주로 인해 인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간다. 하지만 각자 들고 있는 정표로 의식을 제때 치르지 않으면 저주의 침식이 빠르게 진행돼 자신을 잃게 된다. 혈기사 개개인은 이에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기록에 따르면 빠르면 5년만에 침식이 이뤄지기도 하고, 길면 50년, 1세기를 넘어 살아남기도 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 게임을 진행하면서 혈기사의 저주에 대해 알 수 있는 스토리 퀘스트가 등장하는가? 결국 운명대로 저주에 잠식당한 혈기사를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이는 그냥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인가?

라이언 퀸: 혈기사를 포함한 모든 직업은 지옥 1 난이도에서 혈기사가 짊어진 저주를 자세히 알 수 있는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베테랑 혈기사와 팀을 이뤄 혈기사가 활동하는 근거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저주 침식을 막기 위한 의식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시각적, 플레이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또, 혈기사 전용 전설 아이템의 플레이버 텍스트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단편 소설을 통해 혈기사가 살아가는 과정, 흉물을 다루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으니 함께 보면 좋을 거다.

– 새로운 캐릭터의 추가로 인해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또 다른 이면을 조명하고 있다. 앞으로 신규 캐릭터와 스토리는 기존의 세계관을 건들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외전의 형태가 되는 건가?

라이언 퀸: 디아블로 이모탈 자체의 세계관, 타임라인에 있어 독특한 이야기를 풀고 있지만, 2.5 패치의 ‘고대인의 요람’처럼 다른 디아블로 세계관의 주요 캐릭터를 굉장히 많이 참가시킨 적도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전체 세계관에 있어 시퀄을 다루며, 그렇기에 디아블로 세계관의 핵심 사건인 ‘세계석 파괴’ 후 성역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명한다.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개별적인, 상세한 스토리를 다루면서도 전체적인 세계관을 함께 조명하고자 한다.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라이언 퀸: 디아블로를 많이 즐겨주는 팬들에게 새로운 디아블로를 선사할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멋지게 즐겨주는 한국 팬들에도 감사드린다.

크리스 랴오: 디아블로 이모탈을 처음 즐기거나 복귀 예정인 플레이어 모두에게 디아블로 이모탈을 시작하기 적절한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출시 이후로 가장 큰 규모의 편의기능 개선이 이뤄지고, 신규 요소도 추가돼 풍부한 즐길 거리가 있다. 계속해서 디아블로 이모탈을 즐겨 준 여러준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혈기사 재미있게 즐겨주시라.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