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에서 강력한 팬덤과 결합한 신규 프로젝트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단순히 인기 IP(지식재산권) 이름을 빌려 NFT만 판매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NFT 홀더만을 위한 실속있는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
공식 피규어·팬미팅과 ‘NFT’의 만남
컴투스홀딩스 자회사 컴투스플랫폼이 진행하는 ‘후뢰시맨 추억 소환 프로젝트’는 NFT 발매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높은 관심을 모았다. 프로젝트 그룹 채팅방에는 NFT 출시 전 500명에 달하는 인원이 모였고, 관련 동영상의 조회수는 5만회를 훌쩍 넘겼다.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일본명: 초신성 플래시맨)’은 일본의 3대 실사 히어로물로 평가받는 ‘슈퍼 전대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으로, 국내에는 1989년 더빙판으로 수입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유달리 화제를 모은 이유는 후뢰시맨의 일본 배우 5인이 내한하는 팬미팅, 새롭게 제작된 공식 피규어의 역할이 컸다. 특히 35주년 NFT 구매 시 제공하는 굿즈 세트에 포함된 ‘롤링발칸 피규어’의 경우 30여년만에 공식 출시돼 수집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레드 후뢰시 ‘진’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 ‘타루미 료타’, 핑크 후뢰시 ‘루’ 역할의 요시다 마유미가 한국 팬에게 인사를 전하는 영상도 화제에 한몫을 했다.
컴투스플랫폼은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한 대원미디어, 원작사인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NFT를 적극 활용헀다. 다음달 1일 발매하는 정식 NFT 외에도 후뢰시맨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마그’의 NFT를 무료 에어드랍으로 증정한다. 또한 유틸리티 NFT의 성격을 가진 후뢰시맨 35주년 팬미팅 티켓 NFT도 엑스플래닛을 통해 12월에 판매할 계획이다.
‘유틸리티’ 있어야 살아남는다
팬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나 굿즈를 함께 제공하는 NFT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이들은 투자 대상으로써의 NFT보다는 팬을 위해 차별화한 콘텐츠를 내세운 ‘팬덤 마케팅’의 색깔이 강하다. NFT를 구매해야만 싸이 콘서트 선예매가 가능한 ‘싸이거'(pSYGER)는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NFT는 복사와 위조가 불가능해 디지털 수집품으로써의 가치가 높고, 원작자를 위한 로열티 지급이 가능하다. 이에 NFT에 게임, 웹툰, 캐릭터, 아이돌까지 인기 IP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NFT 활황기에도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힘 있는 IP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웹2.0에서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IP를 도입하고도 민팅(판매)에 실패한 NFT 프로젝트가 다수 나왔다. 확실한 로드맵이 없는 가운데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팬덤을 자극할 만큼 매력적인 NFT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뢰시맨 또한 지난해 해당 IP를 활용한 NFT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NFT 시장이 부진을 겪으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디앱레이더가 발표한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세계 NFT 거래량은 370만건으로 1월(736만건)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블록체인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수집 목적으로 NFT에 투자하려는 이들은 점점 줄고 있다”면서 “홀더들이 기존에 제공받지 못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유틸리티 NFT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