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대 쌓인 ‘캐스퍼’…17% 할인해 재고 털고, 전기차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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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이달 최대 17% 파격 할인을 통해 경차 ‘캐스퍼’ 재고 소진에 나선다. 이미 생산해 둔 캐스퍼는 3000대 이상으로, 빠르게 재고를 털고 전기차 모델 출시 준비를 서두른다.

100%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캐스퍼 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5일 기준 즉시 출고 가능한 차량 대수는 3000대 이상이다. 지난 1일 기준 재고가 3600대 이상이었으나 이달 들어 대규모 할인에 돌입하며 일평균 200대가량 계약됐다.

현대차 캐스퍼.

캐스퍼는 현대차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합작해 생산하는 경형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이다. GGM은 국내 최초 노사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다. 지난해까지 월평균 5000여대가 팔리며 선전한 캐스퍼는 올해 들어 고금리 등의 여파로 4000대 아래에 머물고 있다.

캐스퍼 재고는 올 상반기까지 2000대 수준이었으나,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최근 3000대 이상까지 늘었다. 다른 경차보다 고가 정책을 유지한 점도 판매가 시들해진 이유로 꼽힌다. 캐스퍼 가격은 1375만~1960만원으로, 옵션을 모두 넣으면 2000만원을 넘어선다.

올해 GGM의 캐스퍼 누적 생산량 10만대를 넘어섰다. 2021년 9월 생산을 시작해 첫해 1만2000여대를 생산했다. 지난해에는 5만여대, 올해는 10월까지 3만8000여대를 만들었다. 캐스퍼는 GGM이 위탁 생산하는 차종이기 때문에 수요가 줄더라도 다른 차종으로 물량 조정이 쉽지 않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캐스퍼 생산 라인.

현대차는 연말을 앞두고 캐스퍼의 빠른 재고 소진을 위해 할인 카드를 내놨다. 이달부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최대 17% 할인(최대 250만원)을 제시했다. 출시 이후 가장 큰 폭의 할인율이다.

재고 소진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캐스퍼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GGM은 지난 4일부터 공장을 멈추고 캐스퍼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 작업에 돌입, 연말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캐스퍼 전기차는 내년 봄 시험 생산을 거쳐 7월부터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한다.

GGM이 캐스퍼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면 공장은 2교대 방식으로 운영한다. 현대차는 캐스퍼 전기차 생산량의 80%를 유럽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일본으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캐스퍼 전기차는 앞서 출시한 기아 ‘레이 EV’와 배터리를 비롯한 구동계를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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