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책저책] “먹기 위해 떠난다”…더욱 맛있는 여행을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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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간 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거나 경이로운 자연을 감상하는 등 여행객마다 다른 취향을 바탕으로 여행지를 선택하고 여정을 계획하는데요. 그중 지역별 음식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이번 주 여책저책은 더욱 맛있는 여행을 위해 조력자 역할을 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여행에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면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당장 떠나고 싶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밥 먹으러 일본 여행

이기중 / 따비


‘밥 먹으러 일본 여행’ 표지 / 사진=따비

먹기 위해 일본을 여행한다는 사람을 위해 준비했다. ‘밥 먹으러 일본 여행’은 일본 음식 문화의 핵심인 밥에 관한 이야기를 품은 책이다. 책은 라멘, 우동 등 면 요리가 다양하게 발달한 탓에 일본 밥 요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내용을 전한다.

사실 이 집에 한 번 가볼까 하면서도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달걀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실제로 오기까지 오랫동안 망설였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달걀 맛이 서로 달라 하나씩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50쪽


에키벤 / 사진=플리커

물론 한국도 밥이 주식인 국가이기에 일본의 밥 문화가 그리 특별하진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작가는 이점에 집중했다. 그는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밥 요리에 관해 이야기 한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 오니기리와 서양에는 없는 일본식 양식과 기차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도시락인 에키벤까지, 일본의 모든 밥 요리를 탐구한다.

회화, 서예, 시, 다도의 달인이기도 했던 쇼조는 농부들이 작은 칸막이로 나뉜 용기에 씨를 보관하는 것에 착안해 ‘밭 전田’ 자 모양의 서예 도구 상자와 담배 도구 상자를 고안하기도 했고, 다도 문화에 심취해 자주 친구들을 불러 자신이 만든 사각 상자에 가벼운 음식을 담아 차와 함께 대접하곤 했다.

-70쪽

그렇다고 일본 밥 요리 그 자체에 대한 내용만 담은 것은 아니다. 작가는 일본 음식의 역사와 문화, 용어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물론 각 지역의 음식점 정보와 음식 맛에 대한 평가까지 충실히 제공한다. 책은 읽는 것만으로 각종 지식을 선사하고 여행의 욕구를 자극하기에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객뿐 아니라 일본 문화가 궁금한 사람이 읽어도 손색없다.


돈가스 / 사진=언스플래쉬

나고야에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나고야만의 독특한 돈가스가 있는데, 바로 나고야(를 비롯한 아이치현)의 특산품인 핫초미소가 들어간 돈가스인 미소카쓰味噌カツ다.

-195쪽

현지인이 다니는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네모 / 휴머니스트


돈가스 / 사진=언스플래쉬

먹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여기, 현지인이 방문하는 진짜 맛집을 알려주는 책이 있으니, 바로 ‘현지인이 다니는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다. 저자 ‘네모’는 책에서 한국인 친구에게 도쿄의 맛집을 전하고자 관광객은 잘 모르는 로컬 맛집 80곳을 엄선했다.

일본에서 야키토리집은 ‘술집’ 이미지가 있거든요. 회사원들이 퇴근 후 한잔하러 들르는 곳이어서 아무래도 저녁에 술 없이 야키토리를 먹는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세히로’는 그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맛집입니다. 이곳은 1921년에 창업한 아주 오래된 가게인데, 런치 타임에도 영업을 합니다. 물론 런치 타임에는 술을 주문하지 않아도 오케이! 혼밥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편안한 곳입니다.

―35쪽


신주쿠 이자카야 / 사진=언스플래쉬

저자는 신주쿠 추억의 맛집, 신바시 회사원이 퇴근 후 가볍게 한잔하는 야키토리 맛집 등 도쿄 사람만이 아는 가성비 맛집을 소개한다. 그간 여행하며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음식점만 방문했다면, 책을 읽은 후 도쿄 여행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단순 맛집 정보만이 아니라, 일본 음식 입문서 못지않은 상식과 스토리도 풍부하게 담았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일본 음식을 추천한다는 점 역시 책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 중 하나다.


일본 라멘 / 사진=언스플래쉬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식 장르는 ‘라멘’이라고 합니다. ‘카레’도 일본의 국민 음식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많아요. 일본인은 인기 음식을 합쳐서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요, 카레라멘을 파는 가게는 의외로 적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외식에서 제대로 된 카레라멘을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추천할 만한 카레라멘 맛집을 찾아냈습니다.

―92쪽

주문하신 대만 간식 나왔습니다

송채원(송차이) / 책밥


‘주문하신 대만 간식 나왔습니다’ 표지 / 사진=책밥

대만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 사이 명성을 얻은 SNS 게시물이 있다. 귀여운 그림체와 통통 튀는 입담, 생동감 넘치는 맛 표현으로 인기를 얻은 송차이툰이다. 송차이툰은 ‘송차이’라는 필명으로 대만 곳곳을 누빈 작가가 그린 만화다. 그리고 ‘주문하신 대만 간식 나왔습니다’는 그가 쓴 대만 로컬 음식 소개 책이다. 타이베이, 타이난, 지룽, 자오시 등 대만 각지의 맛집을 전하기에 책을 읽는 누구나 맛있는 대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작가는 작가가 직접 발로 뛰며 찾은 로컬 먹거리 80가지와 맛집 107곳에 관해 이야기한다. 관광객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음식과 인터넷 어디에서도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숨은 현지 맛집 등 개성 넘치는 맛집을 한데 모았다. 덕분에 독자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대만 유명 여행지의 분위기는 물론 현지인이 즐겨 먹는 계절 음식까지 다채로운 대만 음식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스린 야시장 / 사진=언스플래쉬

음식 관련 정보뿐 아니라 실제 여행할 때 활용할 만한 내용도 담았다. 특히, 음식 이름과 매장 주소를 현지 발음으로 표기했음은 물론 구글맵 주소를 QR 코드로 연결해 뒀다. 그러니, 대만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책을 챙겨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일반 여행객은 경험하기 어려운 진짜 대만 미식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대만에서 맛볼 수 있는 디저트 / 사진=언스플래쉬

여행에 정답은 없다. 어딜 가서 무얼 먹고 무엇을 보는지는 개인의 자유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답은 아닐지라도 ‘새로운 도전과 경험’이 있는 여행이 좀 더 매력적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서툰 언어로 음식을 주문하고 낯선 맛과 향을 지닌 음식을 먹는 일, 이 역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이다. 이 책을 읽고 따창바오샤오창(대만식 소시지), 딴삥, 또우장(대만식 두유) 같은 익숙한 맛뿐만 아니라 타로 튀김, 로송빵, 파파야 우유 같은 조금은 생소한 간식까지도 모두 맛보며 맛있는 대만 여행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출판사 서평

글=이가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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