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딱 80명만 허락된 비밀의 숲… 울진 오지여행 스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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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23일부터 나흘간 울진 후포항 왕돌초 광장 일원에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열렸다. 지난 축제에는 마지막 겨울바다를 보며 제철대게를 먹으러 전국에서 온 인파가 광장을 가득 채웠다.

울진에서 대게 먹고 바다만 보고 왔다면 다음 울진 여행에선 숲속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경북 울진에는 국내에서 가장 멋스러운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비밀의 숲,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오지 계곡도 있다. 울진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숨겨진 여행지 4곳을 소개한다.

1

계곡의 비경과 금강송림을 한번에
불영사
불영사는 울진에서 봉화 방향으로 국도 36호선을 따라 태백산맥을 넘기 전 불영사계곡이 시작하는 곳에 있다. 불영사로 가는 1㎞ 남짓한 흙길에선 불영사계곡의 비경과 울창한 금강송림을 함께 즐길 수 있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99에 이 길이 포함되기도 했다. 여승만 있는 비구니 사찰로 부처 형상의 바위 그림자가 연못에 비친다고 해 불영사라고 불렀다.

 

불영사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하원리 산34

절에 들어서면 두 마리의 돌 거북이가 대웅보전을 힘겹게 떠받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불영사가 있는 자리가 화산이어서 그 불기운을 누르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웅보전 안쪽 천장에 거북이의 황금빛 몸통 두 개가 숨어 있으니 찾아보자. 대웅보전의 부처상은 600년 된 은행나무가 쓰러지자 스님이 잘 말려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울진 군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는 부처상이라고 자랑한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부인이 부처의 눈동자를 직접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2

자연 그대로 오지여행
왕피천 생태탐방로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65.9㎞의 물길이다.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은 대표적인 오지다. 강을 따라 걷다보면 산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바위들 사이로 길을 만들다가 이내 다시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다. 다양한 생태자원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트레킹 명소다.

 

왕피천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왕피리

생태탐방은 사전에 예약 후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일정과 구간을 예약할 수 있다. 왕피천 탐방로 2구간에선 굴구지 농촌체험 휴양마을을 지나간다. 왕피천 하류에서 아홉 고개를 넘어야 나온다는 오지마을이다. 맑은 왕피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돌아가고 남수산과 통고산 지맥이 마을을 휘감아 사시사철 물이 맑고 청정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3

하루 80명까지만 오세요
울진금강송숲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는 수령 200년이 넘은 8만 그루의 금강송이 하늘 높이 솟아올라 위용을 자랑하는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생태관광자원 분야의 2012 한국관광의 별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금강송 군락지는 오지에 있고 국가가 철저히 관리해 오랜 기간 제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1982년 산림청에서 금강송 군락지를 산림유전자원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해오고 있지만, 그에 앞서 조선 숙종6(1680)부터 이 숲을 관리하기 시작했으니 햇수만 따져도 300년이 훌쩍 넘는다.

 

금강소나무숲길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울진북로 245-5 자연재해발생임시대피소

금강송 군락지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오른 뒤 숲으로 내려오는 길은 1시간 30~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예약은 사단법인 금강소나무숲길홈페이지에서 가능하고, 구간별로 하루에 8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숲 해설가를 동반하지 않으면 탐방을 할 수 없다. 현재는 4월 말까지 산불예방기간으로 입산이 통제된다.

4

온가족 체험맛집… 금강송 에코리움
금강송 군락지의 금강송 에코리움은 울진 금강송을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이다. 금강송 테마 전시관, 금강송 치유센터, 숲 체험길, 찜질방 등을 갖췄다. 테마 전시관은 금강송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금강송은 다른 소나무에 비해 나이테가 3배 더 촘촘해 단단하고 뒤틀림이 없는데다 송진이 적어 쉽게 썩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과거 궁궐 건축에 많이 쓰였다고 한다. ‘리버스 스테이는 체계적인 스케줄에 맞춰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숲길을 걷는 트레킹, 마음을 정화시키는 요가, 차훈명상 등 힐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프로그램 이용 시 금강송 에코리움의 모든 시설을 쓸 수 있다.

 

금강송 에코리움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십이령로 552

금강송 에코리움의 숙박 시설은 단독 주택 형태로 2~4인용, 5~6인용, 10인 이상 등 다양하다. 실내는 소나무 향이 물씬 나고 누워서 천장의 유리창을 통해 별을 볼 수 있는 객실도 있다. 수련동 주변 가로등은 별 관측을 돕기 위해 밤 10시 이후 소등한다. 에코리움 주변은 사방이 금강송 숲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어 도시에서 벗어나 색다른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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