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천년숲정원에서 만난 청도숲체원 프로그램 “째깍 째깍 탄소시계”
글&사진/산마루 241011
’칼의 노래‘라는 소설로 이름난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가로도 유명한데요. 작가의 책 ’자전거 여행‘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깊은 숲속에서는 숨 또한 깊어져서 들숨은 먼 오지까지 스며드는데,
나는 숲과 숨은 같은 어원을 가진 글자라는 행복한 몽상을 방치해둔다. ”
10월의 파란 하늘 아래 숲들은 여름과 아름다운 이별을 마치고 새단장을 시작합니다. 지나간 여름이 혹독하리만치 무더웠기에 숲들도 분명 많이 지쳤을 텐데도, 숲들은 너그러이 더위를 견디며 새로운 계절과 만날 두근거림에 잎사귀를 물들이며 숲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경상북도청 앞 천년숲에 발을 내디뎌 봅니다. 경상북도 개도 700년을 맞아 신도청 이전과 도청 신도시 건설을 기념하고 새천년을 함께 비상할 숲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숲이기에 아마도 천 년을 지나 계속 숲으로의 여행을 이어갈 것입니다.
숲에는 원래 터를 잡고 커가던 소나무, 참나무숲 등은 천자연적 철학을 반영하여 보존하고 황톳길 산책로와 솔숲 산책로, 무궁화동산, 잔디마당, 실개천, 야생화 동산, 천년지, 느티나무 쉼터, 야외무대 등으로 숲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시설은 추가되었습니다.
이로인해 연간 65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후손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숲 둘레에 조성된 황톳길은 총길이 1km를 맨발로 걷는 길로 황토볼, 백토볼, 칠보석볼, 자철광석, 지압보도, 야자매트 등으로 만들어 제2의 심장인 발바닥 자극을 통해 혈액순환, 면역기능 회복, 장기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물론 맨발 걷기가 끝나는 지점에는 발 마사지 공간과 세족장이 있어 뒷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운동을 마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천년숲에 들어와 맡는 향기는 여름과는 분명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향기뿐만 아니라 10월의 숲은 여느 계절과 다르게 이야기 소재가 있어 좋은데요 숲이 내어주는 천연성분 피톤치드을 맡으며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툭 소리를 내며 도토리도 떨어지고, 어느 날에는 떨어진 도토리를 볼주머니 가득 주워가는 다람쥐와 마주친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이 10월의 숲은 사람을 안아주며 지나간 여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버섯이며 머루, 다래 등 먹을 것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연 냉장고입니다.
김훈 작가의 글처럼 숲길을 걸으며 내쉬는 숨에 베인 나쁜 성분은 숲에 스며들고 숲이 나무가 내어주는 깨끗한 공기로 다시 채워집니다.
사시사철 나무로 가득한 숲을 찾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10월 11일부터 12일까지 ’2023년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한민국 최우수 도시숲‘으로 선정되며 산림청으로부터 상을 받은 천년숲에서 ‘2024 안아드림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2022년부터 시작해 올해 3회를 맞은 대한민국 대표 종합안전 체험 축제이자 안전 문화행사입니다.
‘안전과 함께하는 행복나드리! 우리 함께 안전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3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고, 총 73개 안전 체험 행사가 준비되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경북소방본부를 비롯하여 천년숲을 제공한 경상북도, 경북도교육청, 경북경찰청, 안동시 보건소 등 정부기관과 BMW코리아 미래재단, 등 다양한 공공기관과 민간 단체가 참여했으며,
특별기획으로 저출산 위기 대응 극복과 팝드론, 크러텍 등 미래 재난 대응을 위한 안전 체험 프로그램이 추가 진행되며 도내 어린이집 유아를 비롯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축제를 즐겼습니다.
청도숲체원 “째깍 째깍 탄소시계”만들기 체험
(준비물 : 강릉 산불 피해목, 시계 부품, 무료 진행)
『산림복지를 통해 국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를 미션으로, 『숲과 사람을 이어주는 산림복지 플랫폼 기관』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소속 청도숲체원에서도 안아드림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숲과 사람을 이어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청도숲체원 부스는 천년지 연못을 지나 숲으로 들어오면 소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숲길 옆에 마련했습니다.
안아드림 페스티벌을 위해 청도숲체원에서 특별 기획한 프로그램은 ‘산불 피해목 활용한 탄소 중립 시계 만들기, 째깍 째깍 탄소시계’입니다.
먼저 QR 코드를 통해 청도숲체원을 팔로우하고 참여 안내 설명을 들은 뒤 참여 명단을 작성하면 ‘째깍 째깍 탄소시계’ 만들기 체험이 시작됩니다.
2023년 강원도 강릉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해 수많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요. 이때 산불 피해를 입은 나무들 중 온전한 피해목을 활용해서 사람과 새로 조성될 숲을 이어주는 탄소 중립 시계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소속 기관 중 『청도숲체원』은 목재교육 특성화 기관으로 전연령을 대상으로 산림자원인 목재를 활용하여 산림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생활 속 목재와의 친밀감을 향상하기 위한 목재 집짓기 및 생활 목공 교육 등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도숲체원 이지안 주임은 “안아드림 페스티벌 참가 주연령층이 어린이집 유아, 초등학생 등인 점에 착안해 탄소중립과 국산목재 간의 관계성을 이해하고 탄소 저감 실천의 일환으로 산불피해 목재를 활용한 나무시계 제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오전 2회 오후 4회 운영되었는데요. 주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참여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시계 형태로 재단된 목재를 받아 든 아빠와 아이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나무시계 만들기’에 도전을 했는데요. 옆면의 거친 부분은 사포로 곱게 밀어준 다음 둥근 부분에 시계 본체를 고정하고 시침, 분침, 초침 순서로 조립한 뒤 건전지를 넣어주면 완성됩니다.
완성된 시계를 받은 아빠와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떠날 줄 몰랐는데요. 산불 피해목은 대부분 화력 발전소 땔감으로 사용되거나 버려지는데 이를 활용하여 생활에 유용한 목공 소품을 만들며 탄소 중립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참으로 유용한 체험이었습니다.
인근 부스를 운영하는 소방관들도 관심있게 참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산불 화재 진압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과 소방관의 노력 덕분에 타다 남은 피해목이 청도숲체원 목공 체험 결과물인 ‘째깍 째깍 탄소시계’를 통해 시공간으로 연결된 것이 필연인 듯했습니다.
이어서 잔디광장에서 진행되는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았습니다.
2024 안아드림 페스티벌 이모저모
첫날인 10월 11일에는 ‘전국119 소방동요 경연대회’ 우수팀인 구미시 ‘보눔유치원 합창단’의 공연과 119경북안전 영상 시청 등 안전기원 퍼포먼스가 개최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완강기 체험, 연기소화기 체험, 비상 소화장치 체험 등 △화재 안전 종목과 △재난 안전 관련 지진 체험, 로프 승하강 체험 등이 진행되었으며, △교통안전 부스에서는 급정거·안전벨트 체험, 사각지대 체험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승강기가 갑자기 정지한다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승강기 안전 체험, 용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어린이 소비체험 등 △생활안전 부스와 △응급안전 부스에서는 심폐소생술, 상황별 응급처치 교육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심폐소생술을 배우려는 아이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소방견 시범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코너였으며, 재난안전 VR체험 등 △미래안전 부스와 안전 배지 만들기 등이 진행되어 아이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특히 소방차 포토존, 잔디광장을 비눗방울로 수놓은 버블쇼 공연 등 풍성한 즐길 거리도 진행되어 선생님과 함께 또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찾아온 어린이들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산림복지진흥원 산림복지연구개발센터 분석에 따르면 자라는 아이들에게 숲은 특히 필요하다고 합니다.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에게 숲은 천연 가습기 역할을 대신하고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해충이 싫어하는 타닌 같은 휘발성 물질(피톤치드)을 나무들이 뿜어내 아토피 피부염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더불어 숲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또래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형성하며, 학교에서의 적응력 또한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는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며 응원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 국민참여단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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