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성지서 맥주가 뜬 이유, 버려진 가업 되살린 9대손 男

11

파리도 반한 릴의 맥주 명가

멕시코까지 수출하는 프랑스 맥주

화학첨가물 ‘0’, 두 달간 숙성한 천연 맥주

마케팅맨서 맥주 장인으로 변신, 61세 男의 도전장


아모리 데르비니(Amaury d‘Herbigny)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대표 / 사진=OFFGSTUDIO_Kimeunju

프랑스 와인 문화의 중심축을 흔드는 도시가 있다. 파리, 마르세유, 리옹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도시 릴은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을 맞대며 독자적인 미식 문화를 만들어냈다. 와인과 맥주 장인이 빚어내는 조화는 릴만의 매력이 됐다.


릴의 초소형 양조장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 사진=권효정 기자

초소형 양조장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Les Bières de Célestin)은 릴의 맥주 르네상스 핵심에 서있다. 1740년부터 9대에 걸친 양조 가문의 혈통을 지닌 61세의 아모리 데르비니(Amaury d‘Herbigny)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대표는 1956년 폐업한 양조장을 되살려냈다.

양조장 부활과 함께 레시피와 장비를 새롭게 구축했다. 2017년에는 4㎞ 떨어진 곳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 생산 규모를 확장했다. 릴에는 30여 곳의 양조장이 있다.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은 천연 재료로 빚는 독특한 풍미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릴의 초소형 양조장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 사진=권효정 기자

그는 2014년 올드타운에 문을 열었다. 가문의 후계자들이 거부한 전통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만의 특징은 화학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꽃, 허브, 과일, 커피, 바닐라 등 엄선된 천연 재료로만 맥주를 빚어낸다. 블론드 에일, IPA, 스타우트 등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며 도수는 2도~11도까지 다양하다. 특히 라 딕스(La Dix)는 릴 지역 최고의 블론드 맥주로 꼽힌다.


매장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양조의 비밀은 시간과 정성에 있다. 두 달 이상 공들여 완성하는 맥주는 릴 지역 농가에서 공수한 재료로 시작한다. IPA에 들어가는 유자만 미국산을 쓰며 나머지는 현지 재료로 양조한다.

매주 토요일 양조장 투어를 진행한다. 아모리 대표나 전문가가 1시간 동안 양조 과정을 설명하며 시음도 가능하다.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할 수 있다. 방문객은 양조장 곳곳을 둘러보며 맥주 탄생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2020년 문을 연 매장이 있다. 매장에서는 시음한 맥주를 구매할 수 있다.


양조장 근처에 위치한 매장과 아모리 데르비니(Amaury d‘Herbigny)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대표 / 사진=권효정 기자

마케팅 업계에서 일했던 아모리 대표는 브랜드 상징으로 부엉이를 택했다. 흔한 동물 대신 독특한 이미지를 찾아 부엉이로 결정했다. 파리 유명 레스토랑에도 납품하며 멕시코로 수출한다. 한국 진출도 계획 중이다.


양조장 근처에 위치한 매장과 아모리 데르비니(Amaury d‘Herbigny)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대표 / 사진=권효정 기자

현재 생산량 10배 확대를 목표로 하지만, 아모리 대표에겐 새로운 레시피 개발이 최우선 과제다. 아모리 대표는 양조장을 운영하며 선대의 생산량을 목표로 한다. 현재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어려운 기술이지만, 새로운 레시피와 맥주 풍미를 연구하는 일이 나의 행복”이라는 그의 말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권효정 여행+ 기자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