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을 버틴 꽃나무”… 4월이면 붉은 장관이 펼쳐지는 봄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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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봄의 절경

서천 동백나무숲
서천 동백나무숲 / 사진=서천군

봄이 오면 어디로 떠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꽃구경 명소는 많지만, 남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라면 더욱 특별하지 않을까.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이곳엔 봄마다 붉은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천연기념물 동백나무숲이 있다.

북쪽에서 자라기 어려운 동백나무가 수백 년을 이어온 숲, 바로 지금 붉은 꽃망울이 절정을 향해 피어오르고 있다.마량리 동백나무숲은 남쪽 지방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동백나무가 자라기 힘든 북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3월부터 하나둘 꽃을 피우기 시작해 4월이 되면 숲 전체가 붉은 빛으로 물든다. 지금이 바로 그 절정의 순간. 매일 수천 명의 방문객이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서천 동백나무숲 동백정
서천 동백나무숲 동백정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특히, 500년 전 마량 첨사가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며 심었다는 전설이 깃든 이 숲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매년 음력 정월이 되면 어민들이 모여 풍어제를 지내는 전통까지 더해져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남다른 곳으로 평가받는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숲이 아니라,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서천 동백나무숲 풍경
서천 동백나무숲 풍경 / 사진=서천 공식블로그 정민두

마량리 동백나무숲의 진가는 언덕 위 동백정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정자에 서면 오력도가 병풍처럼 펼쳐진 푸른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발아래로는 붉게 핀 동백꽃이 물결친다. 붉은 꽃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이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이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오랜 세월을 견딘 동백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마음이 편안해지고, 매년 이곳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천 백꽃 주꾸미 축제
서천 백꽃 주꾸미 축제 / 사진=서천군

마량리 동백나무숲의 봄은 단순히 꽃구경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로 ‘제23회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숲 속 간이무대에서는 금관 5중주와 클래식 앙상블, 지역 청년 가수들의 공연이 연일 펼쳐진다. 동백꽃의 붉은 향연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에 자연스럽게 발길이 머문다.

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소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동백꽃을 주제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서천 동백나무숲 동백꽃
서천 동백나무숲 동백꽃 / 사진=서천 공식블로그 정민두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그저 아름다운 봄꽃 명소 그 이상이다. 500년의 세월이 만든 전설과 이야기가 깃든 숲, 서해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 그리고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과 체험까지.

여기에 서천군의 배려로 현재는 무료입장까지 시행되고 있으니, 지금이 바로 떠나기 딱 좋은 순간이다.

붉게 물든 동백꽃 사이로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라면, 어느새 마음 깊숙이 봄이 내려앉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올해 봄, 서천 마량리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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