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로 먹을 수 있는 생선 중에서 가장 좋은 맛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생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지방이 풍부하고 식감이 탁월한 돌돔이나 참치 같은 고급 어종이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의외로 평소에는 주목받지 못하는 생선이 여름이 되면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계절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지는 생선 중, 여름철이면 이름값이 달라진다고 알려진 생선, 바로 ‘벤자리’다.
생선회 마니아들 사이에서 여름 한철만큼은 웬만한 고급 어종보다 낫다는 말까지 나오는 벤자리에 대해 알아본다.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는 ‘벤자리’

벤자리는 농어목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로, 크기에 따라 45cm급이면 ‘돗벤자리’, 30cm 이하는 ‘아롱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주로 인도양과 태평양 서부에서 분포하는 이 물고기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일부 연근해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생선은 온대성의 연안성 어종으로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연안의 깊은 곳이나 해조류가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한다. 낮에는 연안의 깊은 곳에 있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로 올라오는 수직이동을 한다. 어릴 때에는 얕은 바다의 해조류가 무성한 암초 지대와 모래바닥의 경계부분에서 무리를 지어 서식하지만, 성체의 경우는 무리를 이루지 않는다.
몸은 가늘고 긴 타원형으로 옆으로 납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주둥이는 짧은 편이며 입은 작고 입술은 얇다. 아래턱은 머리의 윗부분에 위치하고 경사져 있으며, 양 턱에는 비교적 작은 이빨이 3∼4줄 나 있다.
주둥이를 제외한 몸과 머리는 작은 사각형의 빗비늘로 덮여 있다. 몸빛깔은 크기와 계절에 따라서 그 빛깔과 반문의 형태가 달라지는데, 겨울에는 아무런 띠도 없지만, 봄과 여름에는 3줄의 폭이 넓은 황갈색 세로줄이 생긴다. 다만, 이 띠는 성장하면서 점차 사라진다.
맛있는 벤자리 고르는 비결

벤자리는 특유의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과 탄력이 좋고 차진 식감 덕분에 여름철 많은 사랑을 받는 생선이다. 벤자리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회로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구이, 튀김, 매운탕 등 다양한 방법으로도 조리할 수 있다.
하지만 벤자리를 익혀서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하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가시다. 벤자리는 갈치처럼 가시가 매우 단단하고 날카로운 생선인데, 회로 먹을 때는 손질 과정에서 가시를 전부 제거하지만, 구이나 튀김 등으로 조리할 땐 이런 과정을 따로 거치지 않아 가시가 목에 걸릴 수 있다.
또한, 벤자리는 먹는 시기와 크기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맛이 심하게 달라져 사람마다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생선이기도 하다. 맛있는 벤자리를 먹기 위한 조건 3가지를 알아본다.
1. 산란 전 6월이 가장 맛있다
벤자리는 산란 전에 먹어야 가장 깊은 감칠맛과 고소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산란 전 벤자리는 알과 정소가 가득 찼을 뿐만 아니라 살도 통통하게 올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벤자리는 6월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벤자리의 제철인 여름이 산란철인 7~8월과 상당 부분 겹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기가 굉장히 짧기 때문이다.
2. 크면 클수록 더 깊어지는 맛
벤자리는 크기에 따라 그 맛이 크게 변하는 생선인데, 그 중 45cm급의 돗벤자리는 특히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개체보다 유난히 커다란 돗벤자리는 육질이 더욱 단단하고 고소한 풍미가 강하다.
3. 숙성회보다는 활어가 더 좋아
벤자리는 흰살 생선치고 회유성이 굉장히 높은 생선이다. 벤자리 회의 붉은 부분은 생선의 피가 모여있는 육질인 ‘혈합육’인데, 이 부분은 특유의 풍미가 강해 깊은 감칠맛을 내지만 그만큼 사후에 물러지기가 쉽다. 따라서 벤자리는 숙성회로 먹는 것보다는 활어회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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