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없어서 못 먹는데… 여름엔 개도 안 먹는다는 ‘한국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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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초밥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방어 초밥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방어 초밥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찬 바다가 그리워지는 이맘때, 겨울 바다를 떠올리게 만드는 생선이 있다. 지방이 꽉 찬 회 한 점은 입안에서 녹아내릴 만큼 고소하다. 겨울철 별미로 통하는 이 생선은 바로 ‘방어’다.

방어는 전갱이과에 속하는 육식성 어종이다. 국내에서는 무태방어, 메래미라는 명칭도 쓰인다. 일본에서는 하마치, 부리로 불린다. 몸통은 방추형이며, 등은 푸른빛이 감돌고 배는 은색이다. 옆줄을 따라 흐릿한 황색 선이 있고, 성체는 최대 1.5m까지 자란다. 정어리·꽁치·오징어·작은 갑각류를 사냥하는 포식자다.

헷갈리기 쉬운 방어와 부시리, 구별법은 따로 있다

방어 자료 사진. / bekirevren-shutterstock
방어 자료 사진. / bekirevren-shutterstock

방어는 사는 지역에 따라 여름엔 북쪽으로, 겨울엔 남쪽으로 이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해 연안에서 많이 잡힌다. 해조류가 무성하고 바위 많은 해역을 선호하며, 수심 6~20m 해역에서 잘 적응한다. 일본 오사카의 가이유칸 수족관에선 고래상어와 함께 유영할 정도로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다.

방어는 크기에 따라 소·중·대방어로 나뉜다. 대방어는 8kg 이상이며, 뱃살에 지방이 풍부하게 올라 참치 뱃살과 비견된다. 겨울철, 특히 11월~2월에 맛이 절정에 이른다. 지방 함량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반면, 여름엔 살이 빠지고 기생충 위험이 커서 생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여름 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부시리 자료 사진. / NPDstock-shutterstock
부시리 자료 사진. / NPDstock-shutterstock

방어와 비슷하게 생긴 생선으로는 ‘부시리’가 있다. 둘은 혼동되기 쉽지만, 외형과 제철이 다르다. 방어는 가운데가 두껍고 머리와 꼬리가 얇은 방추형이다. 부시리는 몸이 납작하고, 주둥이에서 꼬리까지 노란색 선이 또렷하다. 뼈 구조도 다르다. 방어는 위턱뼈가 직각으로 꺾여 있지만, 부시리는 둥글다. 손질했을 때 방어는 선홍빛이 돌고, 부시리는 밝은색을 띤다. 부시리는 기름기가 적고 육질이 탱탱해 여름철 대체 생선으로 많이 소비된다.

겨울에 유독 맛있는 생선 ‘방어’

방어 회 자료 사진. / yukimco-shutterstock
방어 회 자료 사진. / yukimco-shutterstock

방어라는 이름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울산 방어진에서 많이 잡혀 붙었다는 설, 또는 방추형 몸 때문에 붙었다는 주장도 있다. 제주에서는 작은 방어를 ‘야드’라고 부르는데, 일본어 ‘야즈’에서 온 말이다. 일본에선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20~60cm는 하마치, 70cm 이상은 부리다. 예전엔 부시리를 히라스라 부르기도 했지만, 이는 오용이다.

방어는 겨울철 대표 횟감으로 꼽힌다. 제주 모슬포항에서는 매년 겨울 방어 축제가 열린다. 싱싱한 대방어 활어회는 여행객 사이에서 인기다. 횟감 외에도 초밥이나 구이로도 즐긴다. 소금간만 해도 기름진 맛이 입안을 감싼다. 일본에서도 방어는 선호되는 생선이다. 특히 초밥용으로 인기가 높다. 일본은 숙성된 선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부시리를 더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생식에 주의해야 한다

방어 회를 간장에 찍는 모습. / beauty-box-shutterstock
방어 회를 간장에 찍는 모습. / beauty-box-shutterstock

방어는 계절과 크기에 따라 맛이 다르다. 대방어의 뱃살은 고소하고 부드럽고, 등살은 감칠맛이 깊다. 소방어는 지방 함량이 적어 담백하고, 양식 방어는 향이 덜하다. 부시리는 지방이 적고, 쫄깃한 식감이 강하다. 일본에서는 두 어종을 교배한 ‘부리히라’를 양식해 맛과 육질을 절충하기도 한다.

방어 요리는 회와 초밥이 가장 대중적이다. 활어회는 얇게 썬 살점을 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초밥은 초밥밥에 방어살을 얹어 감칠맛을 살린다. 구이로는 소금구이나 간장 양념구이가 흔하다.

방어는 여름철 생식 시 기생충 문제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래회충이 대표적이다. 신선한 방어는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이며, 살이 탱탱하다. 냉동 방어는 해동 후 빠르게 소비해야 맛이 유지된다.

방어는 낚시 대상으로도 인기다. 힘이 좋아 ‘바다의 폭군’으로 불린다. 금속 미끼를 사용하는 지깅, 주낙으로 주로 잡힌다. 줄이 쉽게 끊어지기 때문에 견고한 장비가 필요하다. 양식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제주도와 남해안에서는 1990년대부터 양식이 본격화됐다.

방어는 영양 성분도 풍부하다. 100g 기준 단백질 20g, 니아신 8mg이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다. 또한 방어는 혈압 조절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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