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개 넘게 나간 급식 빵… 전국 곳곳서 식중독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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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를 AI로 재현한 이미지. / 위키푸디

풀무원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를 AI로 재현한 이미지. / 위키푸디
풀무원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를 AI로 재현한 이미지. / 위키푸디

충북에 이어 세종과 전북 부안에서도 학교 급식용 빵을 먹은 학생들이 복통과 설사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방역당국은 이들 사례가 앞서 충북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과 같은 제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13일 질병관리청은 식품 제조업체 마더구스가 생산하고 풀무원 계열사 푸드머스가 유통한 빵을 섭취한 뒤 살모넬라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20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부안 35명, 진천 35명, 세종 18명, 청주 120명이다. 대부분 학교 급식에서 빵이 제공된 시점은 5월 중순으로 확인됐다.

풀무원 빵 자료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풀무원 빵 자료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와 ‘고칼슘 우리밀 초코바나나빵’이다. 두 제품 모두 소비기한이 각각 9월과 10월까지로 설정돼 있었다. 전량 급식 납품용으로 만들어졌고, 유통망을 통해 전국 학교와 교육기관에 약 2만7000개가 공급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충북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례와 관련해 해당 제품 유통을 전면 중단하고 회수 조치를 진행했다.

세종과 부안 사례에서도 동일 제품이 급식으로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보존식의 보관기한이 이미 지나 정확한 균 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들 지역에서도 증상자에 대한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제품이 납품된 시설에 대해서는 유증상자 추가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이번 식중독의 원인으로 지목된 병원체는 ‘살모넬라 엔테리티디스(Salmonella Enteritidis)’다. 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활성이 높아지는 세균으로, 감염 시 복통·설사·발열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방역당국은 여름철을 맞아 살모넬라 감염 발생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풀무원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식약처와 질병관리청과 협조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살모넬라균은 어떻게 전파되나

살모넬라균은 식품 위생관리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경계되는 식중독 세균 중 하나다. 저온살균으로 사멸이 가능하지만, 조리 후 식품에 2차 오염이 발생하면 감염 위험이 다시 커진다. 건조 상태나 냉장, 냉동 보관에도 비교적 잘 견디는 편이다. 주로 여름철인 6월에서 9월 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대개 6~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복통, 발열,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은 경구 또는 정맥 수액을 통해 수분을 보충하면서 증상이 완화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유아·노인·환자 등에게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감염된 식품을 통해 집단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급식이나 단체 급식소에서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여름철 집중 발생하는 식중독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6대 예방수칙 포스터.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6대 예방수칙 포스터.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환경 탓에 식중독 발생 건수가 급증하는 시기다. 살모넬라 외에도 장염 비브리오, 포도상구균, 웰치균, 콜레라균,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 등 다양한 원인균이 존재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고등어·오징어·피조개·문어 등 어패류 표피나 내장 등에 부착돼 있다가 조리 도구를 통해 다른 식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 60℃ 이상 가열하면 사멸되므로 충분한 조리가 중요하다.

포도상구균은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으로, 사람 피부에도 쉽게 존재한다. 특히 황색 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주요 균종이다. 조리자의 손을 통해 음식으로 옮겨가 증식을 일으킬 수 있다.

웰치균은 공기가 없는 환경에서 증식하며, 단체 조리 환경에서 쉽게 번식한다. 조리 과정에서 내부 공기가 제거되고 식품 내부에 산소가 희박해지면 균 증식이 활발해진다. 냉각 후에도 살균되지 않으면 위험하다.

콜레라균은 해변이나 강어귀에 서식하며,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환자의 대변을 통해 2차 감염이 발생하기 쉬워,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은 치사율이 높은 식중독균이다. 신경 독소를 생성해 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통조림류 오염 사례가 주로 보고돼 왔다.

예방이 최선… 생활 속 위생 수칙 중요

식중독은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여름철에는 특히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리 전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식재료는 유통기한과 신선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칼과 도마, 행주 등 조리도구는 수시로 소독하고,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육류·가금류·어패류는 반드시 완전히 익혀 섭취하고,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생식이나 덜 익힌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탈수나 열이 동반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도 원인균 확인을 위해 분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제품을 보관하고 있을 경우 절대 섭취하지 말고,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같은 기관에서 유사 증상을 보이는 인원이 2명 이상일 경우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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