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지나면 못 먹습니다… 마트에도 없는 귀한 ‘한국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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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대순 이미지 / 위키푸디

잔대순 이미지 / 위키푸디
잔대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여름 기운이 짙어지는 시기, 산속엔 마지막 제철을 맞은 귀한 나물이 자라고 있다. 유통도 어렵고,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보기 힘든 이 나물은 오직 산에서 직접 채취해야만 얻을 수 있어 아는 사람들만 즐긴다.

봄의 향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이 식물은 제철을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요즘 미식가들 사이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름부터 생소한 고급 나물, 잔대순

잔대순 이미지 / 위키푸디
잔대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이 나물의 정체는 바로 ‘잔대순’이다. 도라지와 더덕의 친척뻘 되는 초롱꽃과 식물로, 잔대의 어린순을 일컫는다. 주로 해가 잘 들지 않는 숲속 그늘에서 자라며, 5월 말에서 6월 중순까지가 채취 적기다.

제철을 놓치면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하므로, 한창 무르익는 지금이 가장 좋다. 기온이 더 오르면 식감이 질겨지고 향이 옅어져 잔대 특유의 풍미를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미식가들이 직접 산에 올라가 채취할 정도로 수요층이 뚜렷하다.

줄기와 잎 모두 활용 가능해 무침, 국, 전, 찜 등 다양하게 조리된다. 미나리보다 부드럽고 곰취보다 진한 향을 지녔으며, 첫맛은 약간 쌉싸름하나 곧 단맛이 감돈다. 

잔대순,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다

잔대순 된장국 / 위키푸디
잔대순 된장국 자료 사진/ 위키푸디

잔대순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특히 된장국, 나물무침, 겉절이, 장아찌 등으로 구성하면 계절 식탁에 잘 어울리는 반찬이 된다.

겉절이: 잔대순 300g을 깨끗이 씻어 2~3cm 길이로 썰고, 고춧가루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작은술을 넣어 버무리면 새콤하고 쌉싸름한 겉절이가 된다. 고기 쌈에 곁들이면 입맛을 살려준다.

나물무침: 잔대순 200g을 끓는 물에 1분간 데친 뒤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짠다. 간장 1큰술, 다진 파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로 양념해 무치면 담백한 나물이 완성된다.

된장국: 데친 잔대순을 된장, 다진 마늘, 멸치육수와 함께 끓이면 향긋한 국이 완성된다. 된장의 구수함과 잔대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장아찌: 잔대순 400g을 데쳐 물기를 짜고, 간장 200ml, 물 200ml, 식초 100ml, 설탕 50g을 끓인 장아찌 국물을 부어 1주일 숙성시키면 짭짤한 장아찌가 완성된다.

쌈채소와 곁들임: 기름에 살짝 볶아 간장과 마늘로 간을 맞춰 밥반찬으로 먹거나, 고기와 함께 구워 쌈 채소처럼 곁들이면 향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잔대순의 효능과 보관법

잔대순 데치는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잔대순 데치는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영양 성분도 주목할 만하다. 칼슘과 철분 함량이 높고, 비타민 A·C는 물론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여름철 피로 해소와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특히 사포닌 성분은 면역력 증진과 항염 작용에 관여한다는 보고도 있다.

한방에서는 잔대를 기침, 기관지염 완화에 활용하기도 했다. 잔대순 역시 그 유효 성분을 일정 부분 가지고 있어 호흡기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데쳐서 바로 먹거나, 말려두었다가 요리에 활용하면 계절의 향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산나물 특유의 자연 풍미는 가공식품에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맛을 선사한다.

보관은 냉장 상태로 2~3일 이내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데쳐서 한 번씩 헹군 뒤 소분해 냉동 보관하면 계절이 지나도 잔대순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단, 해동 후 조리할 때는 식감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

유통이 어려워 더 귀한 나물

냉장 보관중인 잔대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냉장 보관중인 잔대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수분 함량이 높아 장기 보관이 어렵고, 냉장에서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그 때문에 주로 지역 직거래 장터나 SNS 공동구매를 통해 극소량 판매된다.

실제 요리사나 음식 전문가는 이 나물을 손수 산에 올라가 직접 채취해 쓸 만큼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유통이 거의 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 나물을 더욱 귀하게 만든다.

이처럼 공급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잔대순은 ‘직접 산에 가서 얻어야 하는 재료’로 통한다. 계절성과 희소성 때문에 더 귀하게 여겨진다. 식당에서는 잔대순을 쓰는 메뉴를 제철 한정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잔대순은 ‘아는 사람만 아는 나물’로 남아 있다. 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들지만, 계절의 향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어 제철마다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채취 시 유의 사항

산나물을 채취할 땐 반드시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직 어린 개체는 남기고, 필요한 만큼만 수확하는 것이 기본이다. 무분별한 채취는 자생지 훼손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국립공원이나 특정 보호지역은 나물 채취 자체가 금지된 경우도 많다. 지역마다 허용된 채취 시기와 구역이 다르므로 반드시 확인한 뒤 움직여야 한다.

문화재청이나 산림청에서도 매년 봄마다 산나물 채취 시 주의사항을 알리고 있다. 특히 일부 인기 나물은 멸종위기 식물로도 지정돼 있어 채취가 불법일 수 있다.

잔대순처럼 유통이 제한적이고 채취가 어려운 나물일수록, 소비자와 채취자 모두가 산림 보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산의 풍요로움은 단지 채취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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