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 품은 해안 둘레길? 말이 없는 섬 ‘여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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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 품은 섬이라니, 대체 어떤 곳일까?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자도’는 여수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 실제로 ‘여자만’을 품고 있는 조용한 섬이다.

여수의 유명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는 이곳에는 소박한 마을길과 해안 둘레길, 그리고 낮고 부드러운 파도 소리만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섬을 한 바퀴 천천히 걸어도 두 시간 남짓. 그 짧은 시간 안에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바다는 더 깊어지는 느낌이다. 북적이는 여름 바다를 피해 고요함을 원한다면 이번 여름, 당신을 돌아보는 섬 여자도로 떠나보자.

‘여자도’의 두 얼굴

여자도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esigned by Freepik
여자도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esigned by Freepik

‘여자도’라는 이름 하나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큰 섬 대여자도와 작은 섬 소여자도(송여자도) 두 개의 섬이 다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대여자도

약 51m의 완만한 구릉지로, 대동마을·마파마을 등 정겨운 마을이 있다. 이곳의 주민은 농업과 어업을 병행하며 살고 있으며, 해안선만 7.5km 정도에 이르고, 갯벌에는 조기·멸치·낙지가 풍부하고 새꼬막, 키조개 양식도 활발하다.

✔소여자도(송여자도)

소여자도라는 이름은 ‘작은 여자도’를 뜻하며, 예전에는 ‘솔넘자’라 불렸었다. 소나무가 많아 송여자도라는 별명도 있다.

✔2021년, 560m 길이의 연도교(붕장어다리)가 완공되어 두 섬을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으며, 다리 중간중간에는 낚시터 9곳이 설치돼 있어 여자도를 찾는 이에게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자도 해안 둘레길

해안 둘레길은 소여자도 선착장에서부터 조용하고 고즈넉한 섬길이 시작된다. 걷다 보면 검은 모래가 깔린 해변이 나오고, 허리를 졸라맨 듯 좁아지는 ‘개미허리길’도 지난다.

그렇게 걷다 보면 문을 닫은 옛 소라초등학교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마파와 대동 선착장을 지나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붕장어다리 위에는 바다를 향해 낚싯대가 줄지어 꽂혀 있다. 낚시와 산책이 함께 가능한 이 독특한 다리는, 이제 여자도의 또 다른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

소여자도의 둘레길은 약 1.7km, 천천히 걸으면 40분 남짓. 하지만 다리를 건너 대여자도까지 이어지는 해안길까지 포함하면 넉넉히 3~5시간은 잡아야 한다. 느린 걸음으로 바다를 곁에 두고 걷다 보면, 시간은 그저 흘러간다기보다 쌓여가는 기분이다.

여자도 가는 법 & 배편 안내

여자도 배편(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esigned by Freepik
여자도 배편(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esigned by Freepik

여자도로 가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바로 섬달천 선착장을 이용해야 한다. 다만, 섬달천 선착장은 따로 터미널이라고 할 만한 건물은 없으며, 소형 도선이 운항하는 배편이다.

그러므로 번지르르한 여객선이나 터미널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소박한 점이 더욱 특별하고 정겨운 섬 여행의 진가가 아닐까?

✔탑승 장소: 전남 여수시 소라면 복산리 섬달천 선착장

✔소요 시간: 약 30분 / 최대 45명 탑승

✔운항 횟수: 일일 왕복 4회(계절/기상에 따라 변동)

※여자도 출발

08:00 /11:00 /14:00 /17:00 

※섬달천 출발

08:40 / 11:50 / 14:40 / 17:30

✔운임: 성인 기준 약 10,000원 내외 (도선 선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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