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고대 도시 ‘사르디스(Sardis)’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는 총 22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사르디스는 인류 최초의 금화가 태어난 도시, 전설 속 ‘황금왕’ 크로이소스의 부가 흐르던 땅,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언급된 일곱 교회 중 하나, 이 모든 이야기를 품은 곳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이달 6~16일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런 가치를 인정해 ‘사르디스와 빈테페의 리디아 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공식 등재했다.
마니사(Manisa)주에 위치한 이 유적은 고대 리디아 왕국의 수도 사르디스와, 인근 왕실 무덤이 밀집된 ‘빈테페(Bintepe, 직역하면 ‘천 개의 언덕’)’ 지역을 포함한다.
리디아는 인류 경제사에서 빠질 수 없는 고대 문명 중 하나다. 기원전 6세기, 리디아인들은 세계 최초로 금과 은을 섞은 동전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貨幣)’라는 개념의 시원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 셈이다.

이 문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리디아를 다스린 인물이 바로 ‘황금왕’ 크로이소스(Croesus, 한국식 표기로는 카룬 왕)다. 엄청난 부와 화려한 금화를 앞세운 그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왕’으로 그 이름을 세계사에 남겼다.
그 부의 근원은 바로 도시를 가로지르는 파크톨로스 강(오늘날의 사르트 차이).
단순한 물줄기가 아니다. 이 강은 금과 은이 실제로 채취되던 곳이며, 리디아가 동전을 찍어낼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
고대인들은 이 강에 신화적인 상징성까지 부여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손에 닿는 모든 것을 금으로 바꾸는 저주에 걸린 미다스 왕이 이 강에 몸을 씻어 그 능력을 거둬냈다고 전해진다. 강물은 황금을 머금었고, 사르디스는 신화와 현실이 맞닿은 ‘전설의 도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사르디스는 단순한 부의 상징에 그치지 않는다. 이곳에는 고대 아르테미스 신전, 로마 시대의 목욕·체육 복합시설, 고대 유대교 회당(시나고그) 등 여러 시대의 건축 유산이 공존한다.

특히 사르디스는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소아시아 7대 교회’ 중 하나로,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성경에 따르면 이곳의 교회는 ‘겉으로는 살아 있으나 속은 죽었다’는 꾸지람을 받은 도시이자, 회개의 메시지를 받은 장소다.
사르디스에서 남서쪽으로 펼쳐진 빈테페 지역에는 약 119기의 대형 고분이 남아 있다. ‘아나톨리아의 피라미드’라 불릴 만큼 웅장한 이 고분군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왕족 묘역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번 등재는 ‘리디아 문명이 남긴 고유한 도시 구조와 장례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기준 iii번(탁월한 문화 전통의 증거)에 따라 이루어졌다.
현재 사르디스 유적은 튀르키예 정부와 해외 고고학자들이 협력해 보존 및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여름철에는 유적지 야간 개장 프로그램 ‘나이트 뮤지엄’도 운영 중이다. 사르디스를 포함한 전국 27곳의 고대 유적이 별빛 아래서 문을 열며,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문화 체험을 제공한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사르디스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고대 아나톨리아 문명의 다양성과 깊이를 보여주는 역사적 무대”라며, “앞으로도 세계인의 유산으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보존 정책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포함한 역사 유적지를 중심으로, 고대 문명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여행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시간을 걷는 여행지’라는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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