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 대지예술제 (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여행 후기

12

자연과 예술이 하나 되는 순간.

일본 니가타현 츠마리 지역에서 3년마다 열리는 대지예술제(Echigo-Tsumari Art Triennale)는

그 어떤 미술관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는 특별한 문화예술 축제다.

이번 여행은 여름이 깊어갈 무렵,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떠난 니가타 소도시 여행이었다.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이동한 곳은 유자와를 거쳐 도카마치, 츠마리 지역. 이곳에서 만난 예술제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스케일과 깊이를 갖고 있었다.

🖼️ 자연에 스며든 예술, 그 자체가 작품인 공간

대지예술제는 이름 그대로, 대지를 캔버스로 활용한 예술제다.

관람객은 전시관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마을과 논, 터널, 빈집 등을 그대로 전시장으로 걷는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마쓰노야마 터널 미러 전시’.

터널 안쪽 수면 위에 비친 풍경과 실루엣은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

실제 공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냄새나 온도, 바람소리까지 작품처럼 느껴졌다.

📷 이곳은 SNS에서 ‘거울 터널’로 유명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감각은 훨씬 직관적이고 압도적이었다.

이 외에도 폐교를 개조한 예술관, 설치미술이 들어선 논밭, 주민들과 협업한 참여형 작업까지

총 300여 개가 넘는 작품이 760km²의 광대한 면적에 퍼져 있다.

가이드북을 들고 순서를 정해 돌기보다는, 하루에 3~5개 정도를 여유 있게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 접근 방법과 이동 동선 팁

대지예술제가 열리는 지역은 워낙 넓기 때문에 렌터카 이용이 사실상 필수다.

JR 도카이도 신칸센을 타고 에치고유자와 역에서 하차 후, 역 앞 렌터카를 이용해

도카마치·마쓰노야마·쓰나마타 등의 주요 지역을 둘러보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 TIP: 일본 운전면허 번역본(또는 국제면허)을 사전에 준비해 두면 편하다.

자신이 직접 운전하기 어렵다면, 공식 셔틀버스 투어나 택시 투어 패키지를 이용해도 된다.

단, 이동 거리가 길고 마을 간 간격이 크기 때문에 하루 2~3작품 관람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간다.

🍱 예술제의 또 다른 재미, 로컬 체험과 음식

대지예술제의 매력은 단지 전시 작품에 그치지 않는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의 소통, 지역 식재료로 만든 로컬 식사,

그리고 곳곳에 마련된 ‘아트 레지던스 카페’들이 여행에 특별한 결을 더해준다.

대표적으로는 옛 학교 급식실을 개조한 식당, 폐창고에 만든 카페, 그리고 지역 여성들이 운영하는 찻집

예술과 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이 많아, 관람 동선에 맞춘 식사 장소 탐방도 큰 즐거움이 된다.

🗓️ 개최 일정과 방문 시기

대지예술제는 3년마다 여름 시즌(약 2~3개월간) 개최된다.

2024년 기준으로는 예외적으로 사계절 상설 운영되는 일부 공간이 있고,

다음 정식 대규모 트리엔날레는 2025년 여름 예정이다.

방문 시기를 여름에 맞춘다면

벼 익는 소리, 산속 바람, 그리고 강을 따라 흘러가는 물소리까지

대지 전체가 살아 있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준비물 & 여행 팁 요약

  • ✔️ 렌터카 또는 셔틀버스 사전 예약 필수

  • ✔️ 넉넉한 여유 시간 확보 (1~2박 권장)

  • ✔️ 편한 워킹화 & 여름엔 모기약 챙기기

  • ✔️ 지도 앱 & 공식 앱 다운로드 (작품 위치 파악 용이)

  • ✔️ 주요 인기 장소는 입장 인원 제한 있으므로 예약 필수

📸 니가타 예술여행, 단순한 관광 그 이상

이번 니가타 예술제 방문은 단순한 사진 여행이나 풍경 감상 이상의 의미를 줬다.

작품 하나하나가 이 지역의 역사, 사람, 자연과 맞물려 있었고

어떤 것들은 설명조차 필요 없이, 내 안에 직접 울림을 주는 형태로 다가왔다.

만약 바쁜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조용히 ‘느낌’과 ‘감정’에 집중하고 싶다면,

니가타 대지예술제는 아주 좋은 여정이 될 것이다.

🧭 마무리하며

니가타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결을 가진 지역이다.

예술, 자연, 사람, 그리고 시간까지—모든 것이 천천히 흐르는 그곳에서

나는 다시 ‘왜 여행을 하는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다음 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가 열릴 때,

나는 다시 꼭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