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메시 다르야나니 메리어트 부사장 한국 여행객, 포인트보다 ‘경험’에 로열티 쓴다 웰니스·블레저, 아태 여행 시장 주도 트렌드로 메리어트, 디지털 기반 맞춤 전략으로 접점 확장 |
지난 7월 10일, 글로벌 호텔 업계가 서울에 주목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하 메리어트)이 주최한 ‘더 익스체인지(The Exchange) 2025’가 서울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더 익스체인지는 아시아·태평양 핵심 시장을 순회하며 열리는 메리어트의 대표 행사로, 국내외 호텔 관계자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는 교류의 장이다. 인도, 중국, 호주에 이어 서울이 네 번째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행사 당일, 라메시 다르야나니(Ramesh Daryanani) 메리어트 아태지역 글로벌 세일즈, 로열티 및 파트너십 부사장을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Q.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수요), 인바운드(외국인 방문 수요) 모두에서 중심에 있는 시장이다. 한국 여행객은 경제력이 탄탄하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높고 여행에서 품질과 만족을 기대하는 고객층이 두텁다.
최근 블레저(Bleisure) 트렌드만 봐도 그렇다. 일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형태인데 한국에서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전세계 기준으로 지난해 약 6852억 달러(약 952조 1539억원)에서 2032년엔 1조 7100억 달러(약 2376조 2160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2024년 90억 달러(약 12조 5064억원)에서 2033년 120억 달러(16조 6752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연한 근무 환경과 워라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안정감과 만족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지금 한국에는 메리어트의 15개 브랜드, 총 37개 호텔이 운영 중이다. 진행 중인 신규 개발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50개 호텔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한국에서 메리어트 본보이 프로그램이 갖는 강점과 향후 어떤 성장을 계획하고 있나?
메리어트 본보이는 유연한 포인트 사용과 큐레이션된 경험 제공에 강점을 가진 로열티(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숙박은 물론, 호텔 내 식음료 이용으로도 포인트가 적립되고 앱을 통한 적립과 사용이 간편하다.
한국에서는 신한카드와 공동 브랜드 신용카드 출시로 일상 속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해졌다. 여행뿐 아니라 매일의 소비에서도 포인트를 쌓고 여행 중엔 포인트로 결제까지 할 수 있다.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쉽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앞으로는 더 현지화된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파트너십 확대, 메리어트 본보이 모먼츠(Moments) 활성화, 디지털 접점 강화 등을 통해 숙박을 넘어선 포인트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Q. 한국 여행객은 로열티 프로그램에서 어떤 가치를 가장 중시한다고 보나?
한국 고객은 ‘인정받는 경험’을 원한다. 체크인이 빠르거나 개인 맞춤 서비스가 제공되는 순간에 만족도가 확 올라간다. 포인트를 얼마나 쌓을 수 있느냐보다 여행 자체를 어떻게 더 나은 경험으로 바꿔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리워드 자체보다 ‘경험’ 중심과 ‘목표’ 지향적인 포인트 사용에 더 관심이 크다. 예를 들어, 메리어트 본보이 모먼츠를 통해 테일러 스위프트나 비욘세 콘서트를 보러 가는 식의 경험에 포인트를 쓰는 걸 더 선호한다. 이런 순간들이 고객 만족을 끌어올린다.
Q. 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개인화가 화두다. 메리어트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개인화되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메리어트 본보이 앱에서 모바일 체크인, 디지털 키,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앱 자체가 디지털 컨시어지 역할을 한다.
또 시장별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는 오퍼나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게 아니라 그 지역 고객이 진짜 원하는 걸 제공하려고 한다.
Q. 아태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여행 트렌드가 있다면?
요즘은 ‘웰니스’와 ‘회복’ 중심의 여행이 확실히 뜨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제대로 쉬고 회복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뚜렷하다. 최근 메리어트 럭셔리 그룹에서 고소득 여행객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90%가 여행 계획할 때 웰니스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웰니스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됐다. 메리어트 호텔들도 스파, 자연 속 산책, 건강한 식단 같은 프로그램들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 안에서만 끝나지 않고 숙소 주변 환경까지 연계된 웰니스 선택지를 더 늘리고 있다.
또 하나는 ‘블레저’, 즉 비즈니스와 여가를 겸하는 여행이 많아졌다. 여행 기간을 늘려 여유 있게 즐기고 그 지역 문화까지 깊게 체험하려는 수요도 늘었다. 대형 행사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완성도 높은 프라이빗 이벤트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지속가능성 역시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 도시의 세련됨과 자연 속 힐링 요소를 모두 갖춘 시장으로 웰니스와 문화 체험 중심 트렌드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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