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개마을, 부부 둘이서 가꿔 이뤄낸 ‘기적’ 안동 가볼 만한 곳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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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개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맹개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일상의 편리함과 익숙함, 낯선 환경 속에서 오롯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해 보는 여행 방식을 ‘불편한 여행’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불편한 여행이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까?

그 이유는 *디지털 디톡스를 찾아 떠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맹개마을은 디지털 디톡스에 걸맞은 안동 가볼 만한 곳이다.

맹개마을, 이름부터 낯설다. 그러나 맹개마을의 느릿느릿한 여유를 즐기다 보면 디지털 세상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detox(해독)의 합성어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일정 기간 중단하거나 줄이는 행위. 이를 통해 정신과 신체적 휴식을 추구하는 트렌드.

맹개마을

트랙터를 타고 건너야 하는 맹개마을, 최근에는 징검다리가 생겼다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트랙터를 타고 건너야 하는 맹개마을, 최근에는 징검다리가 생겼다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첩첩산중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고요하면서 깊은 골짜기, 그리고 강을 건너야만 땅을 밟을 수 있는 마을이 있다. 맹개마을이다. AI가 발전하는 시대에 그 흔한 다리 하나 없는 이곳은 그저 자연의 소리만 들릴 뿐이다.

최근에는 징검다리가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불편함은 여전하다. 앞으로는 낙동강, 뒤로는 청량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의 봉우리가 감싼 맹개마을은 고립된 형태를 띤다.

현재도 사람이 살기엔 불편하다. 그러나 이 일대의 풍경은 조선 시대의 대학자, 퇴계 이황마저 친구에게 아름답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선사한다.

부부가 가꿔낸 기적

마을 뒷산 밀밭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마을 뒷산 밀밭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1980년대 초, 대한민국은 급격한 발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중이었다. 그 시절 맹개마을에는 네다섯 가구밖에 살지 않았다. 그마저도 교통과 각종 편의 시설은 없다시피한 탓에 하나둘 시내나 대도시로 떠났으며, 맹개마을은 방치됐었다.

버려졌던 맹개마을 다시 찾아온 것은 약 20년 후의 한 부부였다. 농업회사법인 ‘밀과노닐다(주)’의 김선영 대표와 박성호 이사 부부가 귀농하여 메밀 농사를 시작한 것이 맹개마을 재탄생의 시작이였다.

부부가 왔을 당시 허허벌판 쓰러져가는 집 두채 뿐이었지만, 부부는 서로 힘을 합쳐 이 땅을 훌륭하게 가꿔낸 ‘기적’을 일으켰다.

안동 진맥소주

안동 진맥소주의 시작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안동 진맥소주의 시작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현재 맹개마을은 직접 재배한 유기농 밀로 소주를 밎는다. 한국 최초의 밀소주는 바로 맹개마을에서 시작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안동 진맥소주’다.

고문헌에 따르면 조선 초기의 학자 김유가 쓴 조리사 ‘수운잡방’에 진맥소주의 주조법이 있었고, 그것을 토대로 밀소주를 복원했다고 한다.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

양조장 투어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양조장 투어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맹개마을은 진맥소주에 관한 이야기와 시음이 가능한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약자에 한해 트랙터 타기 체험, 시음, 양조장 시설 견학을 하며 맹개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예약 후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면 맹개마을에서 트랙터가 마중을 나온다. 이 모습 마저 “빨리빨리”의 성격을 갖고 있는 한국인에겐 답답할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 이번 여행은 ‘불편한 여행’이다. 그 불편함 속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여행. 약간의 기다림은 오히려 즐겁다.

맹개마을에서 하룻밤

맹개마을에서 하룻밤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맹개마을에서 하룻밤 / 사진=한국관광공사@작가 김정흠

맹개마을은 하룻밤 쉴 수 있도록 숙소를 운영한다. 찾아가기 어려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다녀가는 것 보다는 하루를 머물며 디지털 디톡스의 참맛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활용하여 몸에 좋은 음식을 판매한다. 특히 직접 재배한 메밀로 만든 묵과 맹개마을 내에서 채집한 표고와 돌나무는 꼭 맛보도록 하자.

속세를 벗어나 하룻밤 쉬어갈 수 있는 맹개마을, 이보다 더 좋은 안동 가볼 만한 곳이 있을까? 

맹개마을

-주소: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길 162-135

-전화번호010) 7604-0065

*강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전화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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