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체험·야간 프로그램으로 재해석한 세계유산…경주 세계유산축전 열려

천년고도 신라의 유적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2025 세계유산축전 경주역사유적지구’가 9월 12일 개막한다.

10월 3일까지 펼쳐지는 세계유산축전은 국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그 의미를 공유하는 행사로 경주 단독으로 개최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경주는 통일신라의 수도이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한 도시다.

△불국사와 석굴암(1995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한국의 역사마을 양동마을(2010년) △한국의 서원 9곳 중 옥산서원(2019년), 네 곳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국가유산청·경상북도·경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경주 세계유산축전의 주제는 ‘천년의 빛, 세대의 공존’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30주년을 맞이하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대릉원지구, 경주 남산, 월성지구, 황룡사지구 등 경주 전역의 유산이 하나의 무대가 되어 과거와 현재, 유산과 일상이 만나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한다.

개막식은 12일 대릉원 동편 쪽샘지구에서 열린다. 봉황대에서 시작해서 황리단길을 지나가는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황룡사 중문을 재현한 웅장한 무대 위에서 통일신라의 서사가 펼쳐진다.

‘황룡, 다시 날다’를 주제로 한 뮤지컬과 드론 라이트쇼 등 개막식 볼거리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13일과 14일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팔관회를 역사적 고증과 함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라팔관회’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축전은 보존의 영역에 머물던 유산을 공연·학술·체험·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해 관람객과 직접 호흡하는 ‘살아있는 문화’로 선보인다는데 의의가 있다.

석굴암 내부에서 명상과 참배를 진행하는 ‘석굴암에서 나를 찾다’,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 위를 직접 밟아보는 ‘빛으로 쓰는 이야기 IN 불국사’ 등 축전 기간에만 특별히 개방되는 유산 체험 프로그램이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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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밤을 수놓을 야간 특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첨성대를 배경으로 별자리를 관측하는 △선덕여왕의 별애별일, 세계유산 양동마을에서 즐기는 △야별행, 옥산서원 독락당 △고택밤마실, 달빛·별빛·사람이 함께하는 △분황사 음악회, 신라 향가와 처용무에 페르시아 서사를 더한 공연 △신 쿠쉬나메, 신라 김알지 탄생 설화를 따라 걷는 스토리텔링 투어 △아, 신라의 밤이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축전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려 국제적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한다.

경주시는 세계유산을 매개로 문화외교의 장을 넓히고, 글로벌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신라 천년의 수도이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세계유산을 품은 도시로, 불국사와 석굴암 세계유산 등재 30주년에 맞춰 우리 시에서 첫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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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