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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 사랑하는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레스토랑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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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들은 엑상프로방스를 ‘엑스(Aix)’라 부른다. 마르세유 프로방스 공항에서 차로 약 40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도시, 엑상프로방스는 이름 그대로 ‘프로방스의 물’을 품은 곳이다. ‘엑스(Aix)’는 라틴어로 물을 뜻하고,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는 로마의 온천 도시로서의 뿌리와 프로방스 지역의 정체성을 함께 담고 있다. ‘천 개의 분수'(City of a Thousand Fountains)라는 별명을 지는 도시를 걷다 보면 다양한 모양의 분수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엑상프로방스는 전형적인 프로방스 요리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곳 사람들은 제철 재료와 햇살 아래 자란 허브를 사랑한다.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 그중에서도 대를 이어 방문하는 레스토랑들을 소개한다.

갈리페 레스토랑(Gallifet Restaurant)

엑상프로방스를 여행한다면 갈리페 레스토랑(Gallifet Restaurant)을 빼놓기 어렵다. 마자랭 지구 중심의 고즈넉한 거리 안쪽, 18세기 귀족 저택 정원에서 미식과 예술이 함께 숨 쉰다. 오래된 석회암 벽과 나무 발코니, 그 아래 펼쳐진 정원이 프로방스의 햇살을 품는다. 한낮이면 식탁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저녁이면 현대 조각 사이로 촛불이 번진다.

이곳의 주인 니콜라 마제는 현대미술 애호가로 가족의 옛 저택을 개조해 2010년 현대미술센터를 열었다. 여섯 개 전시실과 500㎡ 규모 정원은 전시와 공연, 레스토랑이 어우러지는 복합 공간으로 변했다. 방마다 다른 디자이너의 손길이 담겨 있어, 한 건물 안에서도 공간마다 분위기가 달라진다. 여름철엔 레스토랑이 문을 열고, 미술관 정원은 하나의 오픈 다이닝이 된다.

갈리페 레스토랑은 ‘마켓에서 테이블까지’를 원칙으로 한다. 매일 아침 시장에서 고른 식재료로 메뉴를 바꾼다. 그린 빈 샐러드는 견과류 크런치와 오이 그라니타, 리코타 치즈로 입맛을 깨우고, 문어 파스틸라(Pastilla)는 감자·무화과·튀긴 포도잎으로 달콤짭조름한 여운을 남긴다. 매년 다른 ‘레지던시 셰프’가 주방을 맡는다. 정원에는 100년 넘은 밤나무가 서 있고 그 아래에 테이블들이 놓인다. 드넓은 정원에는 석회암 벽과 조각 작품이 어우러졌다.

갈리페 레스토랑은 18세기 귀족 저택을 개조한 현대미술 갤러리 안에 위치한 다이닝이다. 운영은 계절에 맞춰 달라진다. 레스토랑은 매년 5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운영한다. 가을과 겨울에는 문을 닫고 내년 5월에 다시 문을 연다. 여름철에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목요일·금요일·토요일 저녁에도 식사가 가능하다. 6인 이상 예약 시에는 예약금이 필요하고 예약 24시간 전까지 취소하지 않으면 보증금이 청구된다. 반려견도 동반할 수 있다.

메뉴는 현지 농부, 어부, 장인이 제공하는 재료에 집중한다. 일부 과일과 허브는 자체 키친 가든에서 직접 재배한다. 점심 메뉴는 수확과 시장 상황에 따라 매일 달라지고 저녁은 매주 다른 구성의 고정 5코스다.

엑상프로방스의 중심, 퐁텐 데 카트르 도팽(Fontaine des Quatre Dauphins) 근처에 자리한 갈리페는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도 조용히 숨 쉬는 오아시스 같다. 정원에서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즐기고, 오후에는 홈메이드 케이크와 차를 맛볼 수 있다. 전시 관람 후 아페리티프를 곁들여도 좋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갈리페 저녁 모임(Supper Clubs)’이 열린다. 큐레이터가 직접 이끄는 전시 투어와 함께 저녁이 이어진다. 계절이 바뀌어도 갈리페의 하루는 늘 예술과 미식으로 채워진다.

Gallifet

Hotel de Gallifet, 52 Rue Cardinale, 13100 Aix-en-Provence, 프랑스

레스토랑 레 미라보(Restaurant Le Mirabeau)

엑상프로방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쿠르 미라보 33번지,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유난히 활기찬 테라스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이 바로 레스토랑 레 미라보(Le Mirabeau)다. 18세기 네그레코스트 호텔 안에 자리한 브라세리다. 레스토랑은 현지 식재료로 만든 정통 프로방스 요리를 가정식으로 낸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쿠르 미라보 거리가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활기를 띠자, 레 미라보는 예술가와 상류층의 단골 사교장소로 자리 잡았다.

입구를 들어서면 나무 바와 황동 장식이 어우러진 공간이 펼쳐진다. 메뉴는 전통 브라세리 레퍼토리(테린, 스테이크, 파스타)에 제철 프로방스식 터치(타프나드, 아이올리, 로컬 해산물)를 더했다. 대표 메뉴로는 빵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구운 송아지 커틀릿, 오렌지 소스의 오리 버거, 프로방스식 아이올리, 지중해식 농어 요리가 있다.

비프 타르타르와 연어 타르타르를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옆 테이블에서는 프로방스식 아이올리와 지중해 농어가 연이어 나왔다. 향만으로도 배가 고파질 정도였다.

날씨가 좋아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쿠르 미라보의 플라타너스 아래에서 분수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니, 그 자체로 한 장의 엽서 같았다. 맞은편에는 고풍스러운 오텔 파르티퀴에르가 늘어서 있고, 산책객들이 천천히 흘러간다.

실내는 나무 바와 황동 장식이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를 낸다. 테라스는 쿠르 미라보 가로수길을 따라 자리해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에서 산책객과 함께 식사할 수 있다. 눈앞에는 로테트 분수와 고풍스러운 오텔 파르티퀴에르들이 펼쳐진다.

쿠르 미라보 거리의 역사적 풍경과 분수, 가로수가 만들어내는 장면 덕분에 사진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엑상프로방스 중심부에 있어 도보 여행 코스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며, 메뉴 가격대는 25유로부터 시작해 (약 4만 1200원)에 비해 만족도가 높다.

Restaurant Le Mirabeau

33 Cr Mirabeau, 13100 Aix-en-Provence, 프랑스

셰 토메 레스토랑(Chez Thomé Restaurant)

엑상프로방스 가족들이 세대를 이어 찾는 로컬 명소, 셰 토메 레스토랑(Chez Thomé Restaurant)도 있다. 시내에서 차로 10분 남짓, 몽 생트비크투아(La Sainte-Victoire) 기슭에 자리한 이곳은 전원 풍경 속에서 프로방스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지역 대표 식당이다.

건물은 1830년대 사냥용 여관으로 시작됐다. 1968년, 현 소유주 크리스틴(Christine)의 부모가 인수한 뒤 지금까지 50년 넘게 운영을 이어왔다. 그 덕에 셰 토메는 프로방스 주민들이 대를 이어 찾는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메뉴는 계절과 재료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방문 전 예약할 때 그날의 특선 메뉴를 꼭 확인하는 게 좋다. 대표 메뉴는 수리 다뇨(Souris d’Agneau). 양 앞다리 살을 부드럽게 익힌 프로방스식 양고기 스튜로 이 지역 요리의 상징 같은 존재다.

테라스는 수령 100년이 넘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 아래 펼쳐져 있다. 그 자리에서 몽 생트비크투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실내는 최근 전면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화이트 톤 벽면과 프로방스풍 목재 가구가 조화를 이루며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

분위기는 전통 가정식 비스트로에 가깝다. 빈티지 철제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해 편안함을 더했다. 50년 전통의 지역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폴 세잔이 사랑한 산, 몽 생트비크투아 인근에 자리한 셰 토메는 예술과 자연, 그리고 일상의 맛이 교차하는 프로방스의 한 풍경처럼 남는다.

Chez Thomé

Av. Louis Destrem, 13100 Le Tholonet, 프랑스

글, 사진 / 엑상프로방스(프랑스)= 권효정 여행+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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