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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자연 속에서 쉬어가고 싶다면 ‘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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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산정호수/사진-경기관광공사
포천 산정호수/사진-경기관광공사

[투어코리아=이민성 기자] 북쪽을 향해 조금 더, 바람이 닿는 방향으로 걸음을 내디디면 도시의 소음이 서서히 멀어진다.  산과 물이 어깨를 맞댄 곳,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포천.  이곳에서는 풍경이 말을 거는 듯하다. 잠시 멈춰 쉬어도 된다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그래서 포천으로 간다.  

호수 위에 가을이 천천히 내려앉는 곳 ‘산정호수’

, 늦가을의 산정호수는 소란스럽지 않다. 호수 위로 짙게 내려앉은 안개, 바람에 흔들리며 금빛을 흘리는 나무들, 그리고 물결 끝에 가만히 걸터앉은 산의 실루엣. 그 전부가 말없이 계절을 설명한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 바람 소리와 발 아래 낙엽의 바스락임이 호수의 리듬이 되어 마음을 어루만진다. 작은 보트를 타고 호수를 가르며 바라보는 풍경도 늦가을만의 차분한 색을 품고 있다. 붉고 노란 잎들이 마지막 힘을 다해 반짝이는 지금, 산정호수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맞이한다.

천천히 깊어지는 가을을 담은 숲의 시간 ‘국립수목원(광릉숲)’

광릉숲의 늦가을은 오히려 더 조용하다. 가을이 절정에서 내려가는 시간을 숲은 누구보다 찬찬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수백 년의 나이를 지닌 나무들이 아낌없이 잎을 내려놓고 바닥엔 부드러운 낙엽 길이 펼쳐진다. 그 사이를 걷다 보면 발자국 소리마저 풍경의 일부가 된다.

단풍으로 물든 광릉숲길/사진-국가유산청
단풍으로 물든 광릉숲길/사진-국가유산청

훈풍이 지나가면 은근히 퍼지는 흙 냄새,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를 따라 흐르며 만드는 금빛 그림자, 늦가을의 차분함이 오롯이 스며 있는 숲. 광릉숲은 자연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고도 충분한 존재인지 조용히 알려주는 공간이다.

 자연과 예술이 서로 기대어 만든 오랜 정원 서운동산

 포천 내촌면에 자리한 서운동산은 마치 시간이 한 겹씩 쌓여 완성된 비밀정원 같다. 1969년부터 한 그루, 한 길, 한 벤치씩 더해온 풍경은 이제 ‘사진발이 좋은 여행지’라는 수식보다 ‘머무르고 싶은 정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숲 사이로 스미는 햇살, 잔잔한 호수 위로 이는 작은 물결, 멀리 광릉숲이 배경이 되어 만들어내는 고즈넉함은 도시에서 잃어버린 여유를 천천히 되찾게 한다.

봄엔 꽃이 눈부시고, 여름엔 물이 들려주는 소리가 시원하며, 가을엔 밤이 떨어지는 소리에 마음이 익어가고, 겨울엔 하얀 적막이 풍경을 덮는다. 가든 레스토랑, 야외 공연장, 그리고 자연 속 펜션까지. 여행자들은 각자의 속도로 이곳을 즐기고, 서운동산은 그저 묵묵히 계절을 갈아 넣는다.

돌, 물, 나무 …자연을 층층이 쌓아올린 카페 ‘내리수’

거대한 자연 오브제 같은 카페, 내리수. 층마다 콘셉트가 명확해 계단을 오르는 순간,공간이 바뀌고 기분도 전환된다.

1층은 돌. 단단하고 묵직한 결이 안정감을 주고, 2층은 물로, 루프탑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공간을 압도한다. 3층은 나무로 아늑하고 따뜻해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창가로 밀려드는 빛, 포천 산맥이 그려낸 실루엣, 차분한 음악과 고급스러운 디저트. 공간 하나하나에 ‘머무는 시간’을 섬세하게 설계한 곳이다.

아이들의 출입이 제한된 건 아마도 이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용히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곳은 완벽한 자리다.

저수지를 끌어안은 한옥의 고요함 매략적 ‘부용원’

소흘읍의 부용원은 언제 와도 마음이 한 톤 낮아지는 곳이다. 고풍스러운 한옥이 저수지를 향하고 있어 문을 여는 순간, 바람과 물의 소리가 가장 먼저 반긴다. 방 하나를 온전히 빌려 차와 풍경을 함께 마시는 시간. 한옥 특유의 나지막한 천장과 향기로운 차, 창호 밖으로 번지는 잔잔한 물결. 모든 요소가 느린게 흐른다.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잠깐 내려놓는 일이라면, 부용원은 그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시간이 새겨 넣은 주상절리의 비밀 ‘비둘기낭폭포’

영북면의 비둘기낭폭포에 도착하면 늘 먼저 들리는 건 물의 깊은 울림이다. 폭포는 높지 않다. 하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주상절리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거대한 돌기둥들이 층층이 쌓인 풍광은 수천 년 동안 물과 바람이 새겨 넣은 지질의 기록이다.가을이면 붉은 잎이 절벽을 물들이고 봄과 여름엔 시원한 물줄기가 여행자를 맞는다.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도 풍경이 먼저 자리를 잡아준다. 그래서 이곳은 ‘포천다운 포천’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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