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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산다고 뭐라 안해요” 서툴지만 자갈치 아지매의 따뜻함과 맛을 선사하는 부산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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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시장 전경 / 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광역시 시민사진기자 정을호
자갈치시장 전경 / 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광역시 시민사진기자 정을호

부산에 가면 바다보다 먼저 사람을 만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 하면, 바로 자갈치 아지매예요.

투박한 억양, 손끝에 남은 소금기, 웃으면 접히는 눈가까지. 이 모든 게 자갈치시장만의 풍경을 완성하죠. 시장을 처음 찾은 여행자라도 “안 산다고 뭐라 안한다아~” 하고 먼저 말을 건네는 따뜻함이 묘하게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줘요. 그래서일까요.

여행객들은 여기서 회 한 접시를 먹든, 바람만 쐬고 가든, 꼭 한 번은 “아, 부산은 이런 곳이구나” 하고 느끼고 갑니다. 바다가 건네는 맛과 사람의 온기가 뒤섞인 곳, 그게 바로 자갈치시장입니다.

자갈치시장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 싶은 엄마의 손길 / 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디자인센터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 싶은 엄마의 손길 / 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디자인센터

자갈치시장은 부산항 바로 옆, 바다와 시장이 붙어 있는 독특한 구조 덕분에 어쩌면 부산 사람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자갈치라는 이름도 예전 이 일대 해변에 자갈이 많았던 데서 비롯됐다고 하죠.

시장의 모습은 새벽부터 분주합니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에 활어차가 들어오고, 상인들은 얼음 깨는 소리에 맞춰 물칸을 채우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런 풍경은 누구에게는 생업이고, 누군가에게는 부산의 역사이자 일상이에요. 특히 시장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자갈치 아지매들은 오랜 세월 이 시장을 지켜온 상징입니다.

억세 보이지만 여행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모르는 것을 물으면 “그건 저쪽 가면 더 싱싱하데이” 하고 바로 안내해 주는 친절함이 있어요. 이런 사람 냄새 덕분에 자갈치시장은 단순한 수산시장을 넘어 부산의 얼굴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갈치 역사

자갈치시장의 역사 / 사진=부산관광공사
자갈치시장의 역사 / 사진=부산관광공사

자갈치시장의 역사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버텨온 우리 어머니들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6.25 전쟁 이후 갈 곳 없는 피난민들이 남항 바닷가 자갈밭에 노점을 차리며 형성된 이곳은,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장사를 시작한 자갈치 아지매들의 터전이었습니다.

자갈치라는 이름 자체가 자갈이 많았던 곳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척박한 환경을 일궈낸 부산 사람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담겨 있죠. 지금은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서 누구나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지만, 여전히 시장 곳곳에는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아지매들의 단단한 손마디가 남아 있습니다.

시장을 걷다 보면 부산 사투리 때문에 조금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슬쩍 말을 붙여보면 덤 한 마리를 더 얹어주는 넉넉한 인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장을 구경할 때는 너무 이른 새벽보다는 상인들이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친 오전 10시 이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인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훨씬 여유롭고, 운이 좋으면 오늘 들어온 가장 맛있는 생선이 무엇인지 직접 추천받을 수도 있거든요.

3대 진미

맛있는 건 놓치지 말기 / 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디자인센터
맛있는 건 놓치지 말기 / 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디자인센터

자갈치시장에서 가장 먼저 맛봐야 할 것은 단연 산꼼장어 연탄구이입니다. 시장 뒷골목을 가득 채운 구수한 연탄불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양념과 함께 오독오독 씹히는 꼼장어의 고소한 맛에 정신을 못 차리게 되죠.

다 먹고 난 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은 한국인 국룰이자부산 여행 맛의 정점입니다. 매콤한 양념이 밴 볶음밥 한 숟가락에 바닷바람 한 모금이면 미쉐린? 생각도안나요. 또 다른 별미는 바로 생선구이 백반인데요.

갈치, 고등어, 빨간 고기 등 신선한 생선들을 튀기듯 구워내어 산더미처럼 쌓아주는 가성비 끝판왕 메뉴죠. 1만 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습니다.

전망 좋은 곳 / 사진=부산관광공사@하이픈그룹
전망 좋은 곳 / 사진=부산관광공사@하이픈그룹

팁을 하나 더 보태자면, 식사 후에는 자갈치시장 현대화 건물 7층에 위치한 하늘공원 전망대에 꼭 올라가 보세요. 무료로 운영되는 이 전망대에서는 영도대교와 부산 남항의 전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데, 배부르게 먹고 난 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소화시키기에 최고의 장소입니다.

완벽한 부산 여행 코스

국제시장도 함께 즐기기 / 사진=부산관광공사@하이픈그룹
국제시장도 함께 즐기기 / 사진=부산관광공사@하이픈그룹

자갈치시장은 국제시장, BIFF광장, 보수동책방골목, 광복로 패션거리 등과 모두 맞닿아 있어 여행 동선에 최적화된 중심입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갈치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옆 국제시장으로 이동해 구경하고, 남포동에서 커피까지 한 잔 마시면 하루 코스가 자연스럽게 완성돼요.

1호선 자갈치역에서 도보로 몇 분이면 닿을 수 있는 접근성 덕분에 짐이 많거나 가족 단위 여행자들도 편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월 1·3째 주 화요일에는 일부 점포가 쉬는 경우가 있어 방문 전 한 번 확인하는 게 좋아요. 또 시장은 오전 시간이 가장 활기차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아침 일찍 들어오는 어획물로 활력이 넘치고, 상인들도 준비가 잘 된 상태라 구경하기 좋거든요.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이른 시간대가 훨씬 자갈치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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