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남항·녹동항·거금대교·주차 모두 무료로” 딸깍딸깍 전망1위 고흥 여행지

고흥의 남녘 바람이 휘날리는 곳을 걷다 보면, 신기하게도 발밑에서 딸깍딸깍 하는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바로 딸각산이에요. 공식 명칭은 월각산이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예전부터 이 특유의 소리를 귀엽게 흉내 내 붙였다죠.
해발 약 400m대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 능선에 서면 풍남항·녹동항·거금대교까지 한눈에 펼쳐져 “이 풍경이 왜 무료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고흥의 바다와 섬, 그리고 능선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파노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딸깍 소리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 것은 이 산의 여유인 것 같아요.
오늘은 이 딸각산을 중심으로, 고흥 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함을 소개합니다.
딸각산

딸각산은 풍양면 송정리에 자리한 작은 산이지만, 산 이름이 만들어진 배경부터 지역색이 진하게 묻어납니다. 바위가 많은 능선 구간을 밟으면 신기하게 작은 금속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요. 그래서 주민들은 자연스레 딸각산이라 불러왔고, 지금도 지도에는 월각산·딸각산이 함께 불립니다.
산 자체는 높지 않지만 바위와 흙길이 교차해 생각보다 산세가 다채롭고, 곳곳에서 고흥 바다를 향해 열린 조망이 쓸쓸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이름 하나만으로도 방문할 이유가 될 만큼 개성 강한 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 낮은 산이라고 얕봤다가는 큰일 납니다. 정상 부근의 암릉 지대는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공룡의 등줄기처럼 늘어서 있어 살짝 험하고, 오르는 내내 딸깍딸깍하는 돌멩이 부딪치는 소리가 일품입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히말라야 부럽지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어요.
남해의 보물, 풍남항과 녹동항

산행을 시작해 능선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시야를 사로잡는 것은 고흥의 남쪽 바다입니다. 맑은 날에는 풍남항의 정갈한 방파제와 분주히 오가는 어선들이 마치 미니어처처럼 발밑에 펼쳐집니다. 딸각산은 가리는 것 없이 사방이 트여 있어 조망의 쾌감이 남다릅니다. 특히 풍남항 너머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은 서정적인 한국의 미를 그대로 보여주죠.
조금 더 시선을 돌리면 고흥의 관문이라 불리는 녹동항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활기 넘치는 항구의 기운이 산 정상의 정적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경험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입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정상까지 경사가 제법 있지만, 중간중간 터지는 이 풍경들을 이정표 삼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 코앞에 다가와 있을 거예요.
또한 딸각산 조망의 백미는 단연 거금대교로, 금산과 도양을 잇는 이 거대한 다리가 푸른 바다 위에 은빛 선을 그으며 뻗어 있는 모습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보통 다리를 건널 때는 그 웅장함을 알기 어렵지만, 이곳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인간의 기술과 대자연의 조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천등산과 맞닿은 하늘길
![천월 산행[천등산+월각산(딸각산)]으로 다양하게 즐기기 / 사진=공공누리@전남 고흥군](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1/CP-2023-0442/image-6bc69365-01a1-4d59-8e16-8a1024d044d8.jpeg)
딸각산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옆 명산인 천등산(554m)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체력에 자신 있다면 두 산을 묶어 종주하는 천월(천등산+월각산) 산행을 추천합니다. 하늘 아래 등불처럼 환하다는 천등산의 조망과 딸각산의 암릉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코스죠.
봄이면 천등산 부근에 흐드러지는 철쭉 군락이, 가을이면 암릉 사이로 은빛 파도를 만드는 억새가 여러분을 반길 것입니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녹동항으로 내려가 싱싱한 장어탕이나 회 한 점으로 허기를 달래보세요.
눈으로 한 번, 귀로 한 번, 그리고 입으로 마지막 방점을 찍는 고흥 여행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휴식을 선사할 것입니다.
딸각산, 어떻게 가면 될까요?

딸각산은 전남 고흥군 풍양면 송정리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내비게이션에서는 ‘송정마을회관’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가장 편하게 산행을 시작할 수 있어요.
이곳에 작은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어 당일 산행자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초입부터 바로 숲길과 능선이 이어지기 때문에 오래 돌아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길이 비교적 뚜렷해 초보자도 충분히 걸을 수 있습니다. 다만 천등산·별학산까지 연계할 경우 전체 6~7시간의 산행이 되니, 일정과 체력은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아요.
계절별로 풍경이 확연히 달라 봄에는 철쭉·진달래, 가을에는 다도해를 감싼 청명한 공기가 산행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줍니다. 고흥 시내나 녹동항에서 이동 시간도 길지 않아 여행 코스 사이에 넣기 좋은 위치라는 점도 딸각산의 장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