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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 요가 카페부터 해변 카페까지, 태국 코사무이 카페 호핑 4

여행 플러스 조회수  

태국 코사무이를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요즘 주목받는 여행 방식이 있다. 리조트 수영장 옆에 누워 있는 대신 숨은 스페셜티 카페를 하나씩 찾아다니는 ‘카페 호핑(Café Hopping)’이다. 섬 특산물인 코코넛을 색다르게 활용한 음료부터 아찔한 절벽 위 에메랄드빛 바다 전망까지, 코사무이의 대표 카페 4곳을 소개한다.

1. 절벽 끝, 요가 성지에서 마시는 커피, 비카사 라이프 카페 (Vikasa Life Café)

차웽 비치와 라마이 비치를 잇는 해안 도로 한쪽, 까마득한 절벽 위에 카페 하나가 걸쳐 있다. 비카사 라이프 카페다. 이곳은 원래 2010년 요가 마스터 콘스탄틴 미로시니첸코가 세운 비카사 요가 아카데미에서 출발했다. ‘비카사(Vikasa)’는 산스크리트어로 ‘빛나는 변화’라는 뜻. 몸과 마음이 자연 속에서 스스로 회복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처음에는 장기 수련자들이 머물며 건강식을 나눠 먹는 공동체 공간이었는데, 음식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요가와 전혀 무관한 여행자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절벽 아래로 타이만(Gulf of Thailand)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막힘없이 펼쳐진다. 수평선과 하늘이 맞닿은 그 풍경은 설명이 필요 없다. 카페 전체는 콘크리트 대신 천연 원목과 대나무, 야자수 잎으로 지어졌고 벽 없이 사방이 열려 있어 열대 바닷바람이 카페를 통째로 관통한다. 어디에 앉아도 파도 소리가 배경 음악처럼 들린다. 절벽 가장자리 야외 테라스석과 그물망 선베드에 눕는 순간,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감각이 찾아온다.

메뉴는 이른바 ‘클린 이트(Clean Eat)’ 방식이다. 열대과일을 가득 올린 스무디 볼, 아보카도 토스트, 그리고 설탕 대신 신선한 코코넛 워터를 베이스로 만든 콜드브루가 대표 메뉴다. 화려한 연출보다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다.

2. 예술가의 작업실 같은 골목 카페, 어바웃 카페 (About Café)

화려한 오션뷰 대신 섬의 소박한 로컬 분위기를 원한다면 매남 해변 인근 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2000년대 초반 문을 열어 코사무이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중 하나로 꼽히는 어바웃 카페다. 태국 현지 예술가인 주인장이 자신의 예술 세계와 섬의 느긋한 일상을 결합해 만든 공간이다.

외관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주인장이 직접 그린 벽화와 현대 미술 작품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빈티지 가구와 소품들이 가득하다. 오래된 예술가의 개인 작업실 같기도 하고, 작은 사설 미술관 같기도 하다. 매장 한편에는 손때 묻은 책들이 쌓여 있고 잔잔한 재즈나 인디 음악이 흐른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아이스 코코넛 라떼다. 매일 아침 인근 농가에서 공수한 생 코코넛을 직접 짜내 베이스를 만들고, 여기에 로컬 원두로 뽑은 에스프레소를 얹는다. 인공 시럽이나 가공 코코넛 밀크를 쓰는 여느 카페와는 다르다. 첫 모금에 코코넛 특유의 은은한 달콤함과 고소함이 커피의 쌉싸름함과 균형을 이룬다. 커피가 부담스럽다면 생 코코넛 워터와 열대과일을 함께 간 코코넛 스무디 볼이나 타이 밀크티도 좋은 선택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홈메이드 바나나 브레드에 코코넛 크림을 얹어 먹으면 여행의 피로가 한 번에 풀린다.

3. 사륜구동 타고 오르는 정글 꼭대기 전망대, 더 루프 사무이 (The Roof Samui)

코사무이 하면 바다만 떠올리기 쉽지만 섬 내륙을 빽빽하게 채운 열대 우림 위로 올라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린다. 섬에서 가장 높은 능선 중 하나에 자리한 더 루프 사무이가 그곳이다.

올라가는 길부터 심상치 않다. 경사가 너무 가팔라 일반 차량으로는 진입이 불가하고 카페 측이 운영하는 사륜구동 셔틀 트럭 뒷자리에 타야 한다. 오픈된 짐칸에 앉아 아찔한 경사로를 치고 올라가는 그 과정 자체가 오프로드 액티비티다.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힘들었던 기억은 바로 사라진다. 발 아래로 야자수 숲의 진초록 물결이 쏟아지고 저 멀리 보풋(Bophut) 해안선의 파란 바다가 겹쳐 보이는 입체적인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공간은 사방이 완전히 열린 오픈에어 목조 테라스 구조다. 천연 원목과 대나무, 말린 야자수 잎으로 지어진 지붕과 기둥이 동남아시아 특유의 분위기를 낸다. 절벽 끝을 따라 설치된 바 형태의 좌석과 오렌지빛 빈백이 흩어져 있고, 어느 자리에 앉아도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다.

음식도 충실하다. 갓 잡은 새우를 쓴 팟타이 쿵(Pad Thai Goong)과 소프트쉘 크랩 커리 소스를 얹은 푸팟퐁커리(Poo Phad Phong Karee)가 대표 식사 메뉴다. 거기에 수박을 곱게 갈아낸 땡모반, 코코넛 워터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아이스 코코넛 아메리카노, 그리고 망고 스티키 라이스까지.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올라가 노을 아래 로컬 크래프트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것이 이곳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4. 고양이와 비행기가 함께하는 해변 카페, 씨 선 사무이 (Sea Sun Samui)

빅부다 사원 근처 해변에 자리한 씨 선 사무이는 한국 여행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에 등장하면서 국내 여행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코사무이의 소박한 해변가 가옥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고쳐 문을 연 이곳은 대나무와 야자수 잎, 원목을 써서 전형적인 트로피컬 분위기를 냈다. 더운 날씨가 부담스럽다면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카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테라스다. 바다를 향해 완전히 열린 오픈에어 구조로 신한 빈백과 낮은 나무 테이블이 모래사장 바로 앞에 늘어서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를 밟으며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다. 카페 문을 나서면 고운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다가 바로 이어지고, 빈백에 누워 바닷바람을 맞다 보면 카페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이 슬그머니 다가와 앉는다.

이곳의 또 다른 볼거리는 하늘에 있다. 20~30분 간격으로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카페 바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다. 메뉴는 태국 전통의 맛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로컬 푸드와 스페셜티 음료로 채워져 있어, 식사와 디저트를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 그중 반드시 주문해야 할 메뉴는 시그니처 코코넛 커피 라떼다. 웅장한 뷰보다 이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자체가 씨 선 사무이의 매력이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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