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가볼 만한 곳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곳 중 하나가 밀양 영남루(密陽 嶺南樓)가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한 곳이라 알려져 있는 밀양 영남루는 보물 제14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러한 보물 위에 직접 올라 걸어볼 수 있으며 선인들이 가졌을법한 정취를 감상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영남루
경상남도 밀양시 중앙로 324 영남루
매번 같은 생각이지만, 밀양 영남루를 오르며 마주하게 되는 이 계단이 꽤 마음에 든다.
밀양 영남루를 향하는 이 계단은 입체적이다.
계단과 경사면을 함께 만들어두기 위해 경사면을 위한 공간만큼 계단이 책상 서랍을 잡아당긴 듯 쑤욱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며 그러한 특별함은 계단의 전체적인 경사면을 완만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지니고 있다.
1단을 올라서면 너른 평지가 나오고 평지를 지나 다시 계단이 나오는데 그 정면에 4개의 기둥을 세운 사주문(四柱門)이 위엄을 세우고 있다. 보통 사주문은 평문과 같은 형식으로 규모 있는 건물의 중문이나 여염집의 대문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보통은 담장에 이어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 밀양 영남루에는 일주문처럼 사주문이 떠억 허니 서 있다. 어쩌면 주변으로 담장이 있었던 것일까?
가운데 커다란 누각이 보물 제147호 밀양 영남루이고 오른쪽 계단을 내려가 위치하는 건물을 침류각(枕流閣)이라 부르고 왼쪽으로 이어진 건물을 능파당(陵波堂)이라 부른다.
침류각으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도 지붕이 올려져 있는데 이곳을 월랑(月廊)이라 부른다.
밀양 영남루는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불리고 있을 만큼 견고하게 잘 만들어진 누각으로 조선의 16경 중 하나로 불리기도 했다.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촉석루와 부벽루가 아닌 남원 광한루, 삼척 죽서루를 넣기도 한다.
이 아름다움을 지닌 누각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며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는데 영남루가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본래 신라 경덕왕 때 사찰 영남사가 있었다고 한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 영남사가 폐사되고 고려 공민왕 때 당시 군수였던 김주가 신축하고 1844년 이인재 부사가 중건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추녀각(刻) 대신에 추녀와(瓦)를 붙여놓은 것이 독특하다. 도깨비도 아닌 것이 매우 해학적으로 보인다.
영남루는 정면 5칸, 측면 4칸의 이층 누각 팔작지붕으로 기둥이 높고 기둥 사이의 간격이 넓어 웅장해 보이며 능파당과 침류각이 익루를 잇대고 있어 더욱 화려하고 위엄있게 보이는 건물이다. 경남 가볼 만한 곳이라 부르는 것이 괜한 소리가 아닌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본래는 그렇지 않지만 현재는 밀양 영남루로 바로 오르지 못하고 왼쪽 능파당 석계단을 통해서 오르도록 되어 있다.
본래의 이름이 능파당(陵波堂)이라 들었는데 현판에는 능파각(陵波閣)이라 적혀 있다.
이 멋진 건축물, 650여 년 전 고려 시대에 세워진 건축물 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체험비를 받는 것이 아닌 그냥 무료다. 누구나 다 오를 수 있는 보물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그러한 사실만으로도 경남 가볼 만한 곳, 밀양 여행지 추천 장소가 되는 것이라 본다.
이제 연결된 마루를 건너 밀양 영남루 위로 올라선다.
넓디넓은 우물마루 위에 솟은 듯 세워져 있는 기둥이 대단한 위세를 보여준다.
그리고 영남제일루라 적힌 현판에서 반박할 수 없는 강렬함이 전해진다. 1844년 영남루를 중건한 이인재 부사의 첫째 아들 이중석이 11살 나이에 썼다는 글씨인데 그저 대단하단 생각만 든다.
밀양 영남루에 올라 밀양강과 어우러진 서쪽 도심지를 바라보고,
밀양강을 따라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산성산, 자씨산을 넘어 만어사를 품고 있는 만어산이 보인다.
당시 영남루는 밀양도호부 객사의 부속건물로 관원들이 손님을 접대하거나 주변 경치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던 장소였다고 한다.
능파당을 잠시 걷고, 밀양 영남루를 내려선다.
밀양 영남루 왼쪽의 소나무 아래 휴식공간.
이곳은 천진궁(天眞宮)으로 옛 객사 건물 중 하나였다.
일명 공진관(拱振館)이라고도 불렀던 천진궁(天眞宮)의 정문인 만덕문(萬德門)을 지나 천진궁으로 들어선다.
천진궁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단군과 역대 왕조를 세운 시조의 위패를 모셔둔 사당이다.
본래 천진궁은 조선 현종 때인 1665년에 객사인 공진관의 부속건물로 세워졌으나 경종 때부터 공진관을 대신해 전패(왕을 상징하는 목패)를 모시고 객사로 활용되었다가 1952년 단군봉안회가 생기면서 단군과 삼국의 시조왕, 고려 태조 등의 위패를 모시고 이곳을 대덕전이라 했다.
밀양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저녁 식사 후 다시 밀양 영남루로 향한다.
이제부터는 경남야경의 한곳을 관람하는 시간.
이곳은 본질이 아름다운 밀양 영남루이기에 경남야경 장소라 하겠다.
그리고 그 경남야경과 어우러지도록 주변에 조명을 쏘아대는 것일까?
다시금 올라보는 영남루는 낮에 보던 그것과 또 다른 매력으로 경남야경이 되었다.
부분적으로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경남야경 장소로 고개를 끄덕일만하다.
경남야경 장소로 우리나라 3대 누각이라는 영남루는 경남 가볼 만한 곳임에 틀림이 없는 듯.
조명을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지나치게 밝고 지나치게 어두운 단계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바로 그러한 점이 경남야경으로 강력하게 추천하기에 조금 부족한 기분이다.
멀어지면 조명의 과도한 단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저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인지하고 그 덩어리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조명을 신경쓴다면 경남야경 장소가 아닌 전국 야경명소로 알려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경남 가볼 만한 곳임에 틀림없다.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조금씩 더 아름다운 경남야경명소이자 경남 가볼 만한 곳으로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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