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 안 하게 되는 신기한 여행지들

돌아서면 바뀌는 사람 마음. 그러나 어떤 장소에 있으면 그 요동치는 마음이 신기하게 잦아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화낼 일도 없어질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여행지들. 그런 곳을 골라봤습니다.
부탄

국민총행복지수(GNH)라는 개념을 국가 정책으로 공식 채택한 나라입니다. 관광객 수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오래 유지해온 덕분에, 다른 인기 관광지처럼 인파에 치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히말라야 자락에 자리한 사원들과 그 사이를 채우는 정적은, 굳이 뭘 하지 않아도 그냥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을 줍니다. 일희일비할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랄까요.
몰디브 무인도 리조트

관광지치고는 화려한 이미지가 있지만, 리조트 하나가 섬 하나를 통째로 쓰는 구조라 진짜 아무도 안 마주치는 게 가능한 여행지입니다. 뉴스도, 카톡 알림도, 옆자리 시끄러운 사람도 없이 그냥 파도 소리만 듣고 있으면, 평소에 그렇게 신경 쓰였던 일들이 다 남 일처럼 느껴집니다. 비용은 일희일비 하게 만들지만, 그만큼 확실한 리셋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페로제도

덴마크령의 이 작은 군도는 인구보다 양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조용한 곳입니다. 초록빛 절벽과 잔디 지붕 집들이 흩어져 있는 풍경 속에서, 인터넷도 잘 안 터지고 사람도 거의 안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보처럼 아무 생각이 사라집니다. ‘바보’여야 행복해집니다. SNS 확인할 정신도 없어지는 곳이라, 역설적으로 일희일비할 거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아이슬란드

인구보다 양이 많다는 농담이 나올 만큼 광활하고 텅 빈 나라입니다. 도로를 한참 달려도 사람 하나 안 보이는 구간이 수두룩한데, 그 압도적인 고요함 앞에서 내 고민은 그냥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빙하와 화산, 폭포가 뒤섞인 풍경 자체가 비현실적이라, 눈앞의 자연에 압도되다 보면 어제 신경 쓰였던 일 같은 건 저절로 뒷전입니다. 겨울엔 오로라로 하이라이트를 찍습니다.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

세계 최초 국제 밤하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밤이 되면 은하수가 통째로 쏟아지는 하늘을 볼 수 있는데, 낮에는 새파란 빙하 호수가 잔잔하게 펼쳐져 있어 그 자체로 이미 평화롭습니다. 인구도 몇백 명 수준이라 진짜 아무것도 없습니다. 화낼 상대도, 화낼 일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곳입니다.
이 다섯 곳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나를 흔드는 자극 자체가 거의 없다는 것. 마음이 계속 요동친다면, 잠깐이라도 이런 곳에 다녀오는 것이 좋은 말 한마디 보다 더 효과적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