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 경기캠핑장 퇴근박으로 즐기는 혼자캠핑

어쩌다 보니 일산에서 업무를 마치고 서울로 귀가하게 생긴 날이다. 별생각 없다가 급 결정.

퇴근박으로 즐기는 혼자캠핑을 하기로.

킨텍스캠핑장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 킨텍스로 217-25

쿠니는 현재 일산킨텍스캠핑장.

이곳은 서울근교 경기캠핑장 중에서 서북부권이기 때문에 퇴근박 활용을 하지 못했었다.

항상 그렇진 않지만 퇴근박을 할 수 있는 여건이나 상황이 대부분 남부와 동부에 적합했던 탓일 게다.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거리는 과거 캠핑.

이곳 킨텍스캠핑장에서의 캠핑이 한 번 있긴 했었다. 아마도 여기 캠핑장이 처음 생기는 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미니멀하고 빠르고 간편하게 혼자캠핑을 즐기기 위해 애용하는 셋업 방법이 알파인클럽 벨라쉘터 + 야침 + 테이블.

아무리 느리게 셋업을 해도 30분 정도면 충분한 나의 미니멀 혼자캠핑 스타일이다.

오늘 저녁은 옥도나스.

오이도와 월미도를 거쳐 서부권을 휘휘 돌아다니다가 점심 식사를 했던 오이도 식당 옆집이 초당옥 도나스라 했고 거기에서 도나스와 오렌지주스를 사 왔다. 오늘의 저녁 식사를 위한 나름의 간편한 방법이다.

먹음직한 초당옥 도나스.

실제로 아주 맛나다. 개인적으로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옥수수 도나스에 방점을 찍어 놓았다.

빵이 아무리 맛이 좋다고 해도 깜빡하고 우유를 사 오지 않았으니 이참에 따끈한 차를 한 잔 준비한다.

강력한 화력의 신생 캠핑버너에서는 엄청난 열량으로 경질 주전자를 마구 달구는가 보다.

올려놓은지 얼마 되지 안 가 뚜껑이 들썩일 정도로 아주 쎈 수증기를 뿜어낸다.

그리고 차 한 잔을 우려내고 초당옥 도나스와 함께 달콤한 저녁 식사를 이어 나간다.

누가 도나스를 저녁 식사로 삼느냐고?

그건 바로 쿠니.

아예 작정을 한 것이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나쁨은 전혀 없다.

내 기억으로는 서울근교 경기캠핑장에서 퇴근박을 즐기며 도나스로 저녁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종종 먼 거리를 달리며 시간이 아까워 달리는 차에서 도나스를 먹어본 기억은 있지만 말이다.

저녁도 먹고 차도 마시고 이제부터 여유로운 시간.

후다닥 가서 샤워하고 왔다. 이제부터 노곤한 몸을 뉘고 잠을 청해야 할 시간인데 주변이 밝다.

침낭 속에 쏘옥 들어가 책을 읽어야겠다.

수면제…

지난밤 잠이 친근감을 떨구고 왜 그리도 멀리 가버린 건지 잠이 돌아올 때까지 꽤나 끙끙거리다 잠들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조금 늦게 일어난 상황.

침낭 속에 누워 발꼬락을 꼼지락꼼지락.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침낭 밖 험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안락함의 보고 침낭을 성공적으로 탈출했다.

나에겐 이런 모든 과정이 혼자캠핑에서 즐기는 하나의 놀이다. 이 역시 퇴근박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일까?

낮에는 꽤 높은 온도이더니 새벽엔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가 보다. 물을 끓이며 생겨난 수증기인지 내가 만들어낸 수증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온통 얼음 알갱이가 되어 벨라 쉘터 메시망에 매달려 있다.

밖으로 나와 벨라쉘터 상부를 보니 서리가 가득하고 알루미늄 폴은 이제 막 녹기 시작하는 것인지 물기가 흥건하다.

서울근교 경기캠핑장인 일산킨텍스캠핑장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서늘함이 녹아내리는 봄과 같은 느낌이다.

이제 아침 식사를 한 뒤 사무실로 튀어갈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됐다.

아직 올라오지 않은 태양은

자신이 올라갈 방향을 미리 알려주고 있다.

세상 가득한 서리도 태양이 솟아오르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인생이 그러한 것 같다. 우정도 사랑도 정도 모든 희로애락이 어느 순간이 되면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을 우린 왜 그리도 낑낑대며 모으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일까?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오만 잡생각.

나의 뇌구조는 참으로 짜증스럽다.

뭔 잡생각이 이리도 많이 떠오르는 걸까?

사랑하는 아내가 챙겨준 매생이 떡국.

이게 의외로 맛이 좋다. 아내는 라면보다 이게 낫겠다며 급주문, 먹거리 가방에 넣어줬다.

감사합니다.

이게 맛이 없었다면 그저 정성만 받겠습니다 했을 텐데 이게 의외로 맛이 좋다. 기대 이상이란 말은 바로 이러한 때 사용하는 것이 맞을 듯.

그리고 입을 개운하게 할 홍차 한 잔.

홍차를 즐기진 않지만 어쩌다 마시니 좋다.

이 홍차에는 레몬이 들어간 것인지 향긋한 레몬향이 나는 것 같다. 내 코가 이상한 건가?

아침 식사를 하기 전 차 문에 널어뒀던 침낭을 야침을 꺼내 올려두고 쉘터 내에 넣어 둔 잡다구리한 것들을 하나씩 챙겨 트렁크에 싣는다.

그리고 쉘터를 뒤집어 놓은 뒤 오토캠핑장을 한 바퀴 산책한다.

우선 이곳 서울근교 경기캠핑장의 시설이 얼마나 바뀐 것인지 궁금했으나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해 주변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기에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산책을 나선 것이다. 이 역시도 혼자캠핑이기에 가능한 제멋대로의 시간 계획인 것 같다.

서울근교 경기캠핑장 퇴근박으로 즐기는 혼자캠핑 영상 2분 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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