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한다면 느긋하게! 대만 헝춘 혼여 반나절 코스
혼자 대만 남부를 여행한다면 헝춘의 골목을 천천히 걸어보자.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는 이동에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 한곳에 오래 머물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헝춘은 오래된 성문부터 개성 있는 상점과 식당, 독특한 자연경관까지 도보로 이어지는 곳이 많아 이런 여행에 잘 어울린다.
혼자 방문해도 부담 없는 식당과 가볍게 들르기 좋은 공간을 골라 동선을 짰다. 버블티 한 잔을 마시며 쉬어가고, 현지 식당에서 혼밥을 즐긴 뒤 마지막에는 땅에서 불꽃이 솟아오르는 이색적인 풍경까지 만날 수 있다. 이동 자체를 여행으로 즐기며 헝춘의 분위기를 천천히 느껴보는 반나절 코스다.
1. 헝춘 서문
(Hengchun West Gate·恆春古城西門)

헝춘 서문 /사진=플리커
오래된 성문에서 여행을 시작해 보자. 헝춘 서문은 청나라 시대인 19세기에 만들어진 헝춘 고성의 네 성문 가운데 하나다. 헝춘 고성은 대만에서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는 옛 성곽으로, 동문·서문·남문·북문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그중 서문은 중산로와 서문로가 만나는 곳에 자리해 헝춘 시내를 둘러보기 시작하기 좋은 위치다.
성문 자체는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오래된 벽돌과 성벽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서문을 지나면 오래된 시장과 상점이 이어지는 헝춘의 골목 풍경도 만날 수 있다. 관광객을 위한 대형 시설보다 현지 주민들이 실제로 오가는 거리의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특히 혼자 여행할 때는 이런 장소가 편하다. 별도의 입장권을 구매하거나 긴 시간을 들여 관람할 필요가 없어 원하는 만큼 둘러본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 된다. 성문 앞에서 사진을 남기거나 주변 골목을 잠시 걸어보는 정도만으로도 헝춘 특유의 오래된 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헝춘 고성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 남은 곳이 아니다. 도시의 중심에 성문이 남아 있고 그 주변으로 상점과 주택이 이어지면서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헝춘을 처음 찾았다면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기 좋은 곳이다.
Hengchun West Gate
946 대만 핑동 헝춘 진
2. 등려분원 헝춘점
(等咧粉圓-恆春店)

등려분원 헝춘점/사진=등려분원 헝춘점 공식 SNS
더운 헝춘을 걸었다면 시원한 버블티 한 잔으로 잠시 쉬어가자. 서문에서 7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등려분원 헝춘점은 하얀색 컨테이너 건물로 꾸며진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는 음료 가게다. 일반적인 대만식 버블티 가게와 달리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헝춘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직접 만든 타피오카 펄을 넣은 음료다. 특히 흑당과 우유를 조합한 음료가 인기다. 펄은 고구마 전분 등을 이용해 만들어 쫀득한 식감을 살렸다. 대만에서 흔히 마시는 버블티와 비슷하면서도 직접 만든 펄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처음 방문한다면 흑당 펄 생우유나 펄 아삼 밀크티를 골라보는 것도 좋다. 녹두를 갈아 만든 녹두사에 우유와 펄을 더한 메뉴도 대표 음료로 꼽힌다. 단맛이 있는 음료와 쫀득한 펄이 어우러져 여행 중 당을 충전하기 좋다.
음료를 주문한 뒤에는 2층으로 올라가 보자. 흰색 컨테이너 특유의 깔끔한 분위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단순히 음료를 포장해 가는 곳이라기보다 잠시 앉아 쉬면서 헝춘의 더위를 피하기 좋은 장소다. 실제로 음료를 주문하면 2층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여행 중 잠깐 쉬어가기에도 좋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일반적인 펄 음료는 60대만달러(약 2600원) 안팎이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等咧粉圓-恆春店
No. 50號, Guangming Rd, Chengnan Village, Hengchun Township, Pingtung County, 대만 946
3. 휘게 식감플러스
(Hygge植感+)

휘게 식감플러스 /사진=휘게 식감플러스 공식 SNS
버블티를 마셨다면 이번에는 초록 식물이 가득한 공간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14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Hygge植感+(이하 휘게)는 헝춘에서 식물을 주제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일반적인 꽃집처럼 식물을 진열해 판매하는 곳이라기보다 식물과 생활을 연결한 감각적인 공간에 가깝다.
헝춘은 바다와 가까운 휴양지이면서도 오래된 마을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골목 곳곳에 작은 카페나 공방, 독립적인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휘게 역시 이런 헝춘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공간 안에서는 다양한 식물과 화분, 생활 소품을 둘러볼 수 있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행 중 마음에 드는 화분이나 소품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고, 식물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초록색 식물로 채워진 공간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헝춘의 지역적 특징을 담은 상품도 만날 수 있다. 헝춘 고성의 성문을 모티브로 만든 손작업 화분도 그중 하나다. 실제로 남문을 형상화한 시멘트 화분을 선보이고 있어 헝춘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념품을 찾는다면 제격이다.
월~수·토·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화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 30분, 목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 연다. 금요일은 휴무다.
Hygge植感+
No. 96號, Henggong Rd, Shanjiao Village, Hengchun Township, Pingtung County, 대만 946
4. 후오지에 오리고기 당면
(夥計鴨肉冬粉)

후오지에 오리고기 당면 /사진=후오지에 오리고기 당면 공식 SNS
헝춘에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후오지에 오리고기 당면으로 가보자. 휘게에서 도보 14분, 헝춘 옛거리에 자리한 이곳은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오래된 식당이다. 관광객을 위한 대형 음식점보다 동네 주민들이 오랫동안 찾은 현지 식당에 가까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오리고기 당면이다. 맑고 깔끔한 국물에 당면과 오리고기를 넣어 내는데, 국물은 비교적 담백하고 오리고기는 특유의 풍미가 살아 있다.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보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한 끼를 찾는 여행객에게 잘 어울린다.
가격도 부담이 적다. 오리고기 당면과 오리고기밥은 각각 70대만달러(약 3000원)이며 오리탕이나 완자탕 같은 국물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한다. 수요일은 휴무이므로 참고하자.
夥計鴨肉冬粉
No. 35, Zhongshan Rd, Shanjiao Village, Hengchun Township, Pingtung County, 대만 946
5. 출화 특별경관구
(Chuhuo Special Scenic Area·出火特別景觀區)

출화 특별경관구/사진=출화 특별경관구 공식 SNS
헝춘 반나절 여행의 마지막은 조금 특별하게 마무리해 보자. 식당에서 20분 걸으면 도착하는 출화 특별경관구에서는 땅에서 천연가스가 솟아오르며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헝춘을 대표하는 독특한 자연현상으로, 바다와 해변이 익숙한 헝춘에서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출화라는 이름 역시 이곳의 특징에서 비롯됐다. 지하에 있던 천연가스가 지표면의 틈을 통해 올라오고, 여기에 불이 붙으면서 땅 위에서 불꽃이 계속 타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해가 진 뒤 방문하면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불꽃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낮에 봤을 때보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헝춘에서 저녁에 가볼 만한 장소를 찾는 여행객에게 잘 어울린다.
2026년 7월부터는 출화 관광 구역의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현재 야외 광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실내 전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실내 시설이 휴무다.
오후 6시 전까지 입장하면 무료이고, 오후 6시 이후에는 일반 입장료가 120대만달러(약 5200원)다.
出火特別景觀區
No. 136號, Hengdong Rd, Shanjiao Village, Hengchun Township, Pingtung County, 대만 946
글=김지은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