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만 되면 전부 불었는데” 주부 9단이 공개한 불지 않는 잡채 ‘레시피’

명절에 넉넉하게 만든 잡채는 갓 무쳤을 때는 탱글탱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당면이 퍼지거나 서로 엉겨 붙기 쉽다. 이럴 때 당면을 물에서 완전히 익히지 않고 70~80% 정도만 삶은 뒤 간장과 설탕, 물엿을 넣은 팬에서 나머지를 익히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에 잡채를 넓게 펼쳐 빠르게 식히는 과정까지 챙기면 다음 끼니에도 비교적 탄력 있는 식감을 유지하기 좋다.
채소부터 따로 볶아야 잡채에 물이 덜 생긴다
잡채를 만들 때 모든 채소를 한꺼번에 볶으면 편하지만 양파와 당근, 버섯, 파프리카처럼 각각 익는 속도와 수분 함량이 다른 재료는 결과가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 특히 수분이 많은 채소에서 나온 물이 팬에 고이면 다른 재료까지 볶아지기보다 찌듯이 익는다.
잡채를 만들어 오래 두었을 때 바닥에 물이 고이고 당면이 쉽게 퍼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채소를 비슷한 길이와 두께로 썬 뒤 재료별로 짧게 볶아 각각 덜어두는 방법이 좋다. 실제 전통적인 잡채 조리법에서도 재료마다 필요한 조리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채소를 따로 볶아 마지막에 합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당면은 물에서 100% 익히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잡채가 쉽게 불어버리는 것을 줄이고 싶다면 가장 신경 써야 할 재료는 역시 당면이다. 잡채에 사용하는 당면은 일반적으로 고구마 전분을 주원료로 만든다. 전분으로 만들어진 면은 물과 열을 만나면서 수분을 흡수하고 부드러워진다. 처음 삶는 단계에서 이미 지나치게 부드러워진 당면을 다시 양념과 함께 가열하면 식감이 쉽게 물러질 수 있다.
이번 방법에서는 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권장 조리시간을 기준으로 약 70~80% 정도만 먼저 익힌다. 예를 들어 해당 제품의 완전 조리시간이 8분이라면 5~6분 정도부터 면의 상태를 확인하는 식이다. 제조사마다 당면의 굵기와 권장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몇 분이라고 정하기보다 면을 하나 건져 먹어봤을 때 중심부에 약간의 탄력이 남아 있는 정도에서 건지는 것이 좋다.

기름과 간장을 활용하면 당면의 맛과 표면을 동시에 잡기 좋다
사용자가 제시한 방식처럼 삶는 물에 소량의 기름과 간장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기름이 물에 섞이지 않기 때문에 당면이 달라붙는 것을 막는 핵심 단계는 삶은 뒤의 처리와 팬에서의 마무리에 가깝다. 삶은 당면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양념과 기름을 입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잡채 조리에서도 삶은 당면에 참기름이나 식용유가 포함된 양념을 입혀 면끼리 엉기는 것을 줄이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간장 역시 삶는 물에서 맛을 깊게 넣기보다는 팬에서 직접 당면에 흡수시키는 편이 효율적이다. 삶은 물은 결국 버리기 때문에 간장도 상당 부분 함께 빠져나간다. 따라서 삶는 단계에서는 당면을 덜 익혀 건지는 데 집중하고, 본격적인 간은 다음 단계에서 맞추는 것이 좋다.

팬에서 나머지 20%를 익히면 당면 속으로 양념이 들어간다
70~80% 정도 익힌 당면을 건졌다면 팬에 식용유를 소량 두르고 간장과 설탕, 물엿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여기에 당면을 넣어 볶으면서 남아 있는 익힘을 마무리한다. 물에서 끝까지 삶는 대신 간장 양념 속에서 마지막 조리를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는 당면이 남은 수분을 흡수하면서 완전히 익고 동시에 간장 양념이 면에 고르게 묻는다. 물엿은 단맛을 더하는 동시에 당면에 윤기를 주는 데도 활용된다. 실제 한국문화 관련 공식 소개 자료에서도 당면을 설탕, 간장, 식용유가 들어간 양념과 함께 볶는 방법을 소개하며 이러한 방식이 면에 윤기를 더하는 조리법으로 설명된다.
중요한 것은 양념물이 팬 바닥에 흥건하게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당면이 양념을 충분히 흡수해 투명하고 윤기가 돌면서도 씹었을 때 탄력이 남아 있을 때 불을 끈다. 여기서 너무 오래 볶으면 결국 당면이 과하게 익어 처음에 70~80%만 삶은 의미가 줄어든다.

뜨거운 당면에 채소를 바로 섞지 말고 한김 식힌다
당면 볶기가 끝났다면 바로 채소와 섞기보다 넓은 그릇이나 쟁반에 옮겨 한김 식히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당면을 깊은 그릇에 한꺼번에 쌓아놓으면 가운데에 열과 수증기가 오래 머문다. 불을 껐어도 남아 있는 열 때문에 면이 계속 부드러워질 수 있다.
볶아놓은 채소 역시 뜨거운 상태에서 모두 합치기보다 각각 한김 식힌 뒤 당면과 버무리면 수증기와 여분의 수분이 한곳에 몰리는 것을 줄이기 좋다. 당면이 적당히 식으면 미리 볶아놓은 당근과 양파, 버섯, 시금치 등의 재료를 넣어 가볍게 섞는다. 채소가 으깨지지 않도록 오래 치대기보다 면 사이로 골고루 퍼질 정도로만 버무리는 것이 좋다.

마지막 참기름과 ‘펼쳐 식히기’까지 해야 완성이다
채소와 당면이 충분히 섞이면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두르고 후춧가루를 소량 넣는다. 참기름은 잡채 특유의 고소한 향을 더하는 동시에 면 표면에 기름 성분을 입혀 서로 달라붙는 것을 어느 정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삶은 당면에 참기름이나 기름이 포함된 양념을 바로 입혀 면의 엉김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잡채 조리법에서도 활용된다.
여기서 끝내지 말고 완성한 잡채를 넓은 쟁반이나 큰 접시에 얇게 펼쳐 충분히 식힌다. 뜨거운 잡채를 깊은 밀폐용기에 곧바로 넣으면 내부에 수증기가 맺히면서 다시 수분이 생긴다. 충분히 식힌 뒤 보관해야 이런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냉장고에 들어간 당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분이 단단해지는 특성 때문에 갓 만든 상태와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다음 날에는 팬에 물을 아주 조금 넣고 짧게 볶아주면 다시 부드럽고 탄력 있는 식감을 살리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