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오프닝(Reopening)으로 관광업계가 살아나는 가운데 일본 오키나와현 이리오모테섬(西表)은 거꾸로 관광객 감축에 나선다. 지역의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서다.
미국 CNN은 하루 방문자를 1200명으로 제한하기로 한 이리오모테섬의 사연을 보도했다. 펜데믹 이전 매해 이리오모테를 찾는 관광객은 약 30만 명이었다. 시 정부의 목표는 이를 최종적으로 3만3000명까지 줄이는 것이다.
주된 이유는 멸종위기종인 이리오모테 삵(Iriomote Cat)과 그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리오모테 삵은 총 개체 수가 불과 100여 마리에 불과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에서도 ‘위급’ 등급에 해당한다.
오키나와현 서쪽에 위치한 이리오모테는 오키나와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지만 인구가 2400명에 불과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인구의 100배를 넘는 방문자들로 인해 이른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이란 지역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몰려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리오모테시는 멸종위기종 피해 외에도 성수기마다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공식적인 조례는 아직 마련하지 않았지만, 시 정부는 각국 여행사에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은 이리오모테섬과 더불어 내년부터 고미 산(Mount Komi), 니시다 강(Nishida River) 등 지역 내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5곳의 방문자 수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방지를 위해 고심하는 건 일본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 섬(Komodo Island) 역시 멸종위기종 코모도왕도마뱀(Komodo dragon) 보호를 위해 관광 제한에 나섰다. 본래 섬 관광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었지만 방문자들에 375만 루피아(약 33만원)에 달하는 요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