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관광청, 4년 만에 방한
엔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관광객 몰려
최근 개항한 신공항 혁신 기술 눈길
로컬 명소 정보 담은 신규 앱 인기
내년 베를린 장벽 붕괴 35주년, 유로 개최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베를린관광청 관계자들. 왼쪽부터 요하네스 모흐만 브란덴부르그공항 마케팅 디렉터, 토마스 호프 안데르센 브란덴부르크 공항 최고경영책임자(COO), 부르크하르드 키에커 베를린관광청 대표, 랄프 오스텐도르프 베를린관광청 마케팅 디렉터.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독일 베를린관광청이 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마침내 다시 한국에 와 기쁘다”는 소감을 밝힌 부르크하르트 키에커 베를린관광청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가슴이 뻥 뚫리는 나날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베를린이 본격적으로 엔데믹을 선언함과 동시에 백화점 세일 첫 날 풍경을 보듯 많은 사람들이 베를린으로 찾아왔다는 것.
그는 “뉴욕, 바르셀로나 등 세계적인 관광 도시들과 비교해 봐도 베를린 여행업계는 괄목할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며 “2020년 10월 개항한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신공항의 영향 등으로 인해 현재 2019년 대비 80~85%가량 회복을 했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신공항이 운영 중인 최신 체크인 프로그램 BER 런웨이 시스템. /사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
베를린이 한국 관광객에게 어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편리한 교통이다.
유럽 항공편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항로가 변경되면서 최소 1∼2시간씩 비행 시간이 늘어나 인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로 갈 경우 14시간 이상 걸린다. 비교적 유럽의 동쪽에 있는 베를린은 직항 항공편이 개설되면 한국 승객들은 10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베를린 공항에는 독일과 전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독일 고속열차(ICE) 노선과 함께 탑승료가 3.8유로로 유럽 최저가인 공항철도가 연결돼 편리하게 유럽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최근 리모델링한 베를린 공항은 승객들이 체크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진화시켰다. 베를린 공항 이용객들은 최신 체크인 프로그램인 ‘베를린 런웨이(BER Runway)’ 시스템을 통해 미리 체크인 희망 시간을 선택해 원하는 시간에 수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토마스 호프 안데르센 베를린 공항 최고경영책임자.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이 시스템을 개발한 토마스 호프 안데르센 베를린 공항 최고경영책임자는 “시간에 따라 쿼터를 미리 정해두기 때문에 사람들로 붐빌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승객의 얼굴을 인식해 탑승권도 필요 없도록 한 ‘페이스 티켓’ 시스템도 1개월 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를리너 돔. /사진= 베를린관광청 Wolfgang Scholvien
베를린은 런던, 파리와 함께 유럽 3대 관광 도시로 꼽힌다. 180개의 박물관과 600개의 미술 갤러리가 있어 매주 새로운 전시회가 줄을 잇는 ‘문화의 허브’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온 1만 명 넘는 예술가들이 베를린에 살면서 많은 영감을 받고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뭉크 전시회가 2회 개최되며 베를린 디자인 위크, 음악 페스티벌, 베를린 마라톤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미식 여행객에게도 베를린은 반가운 도시다. 베를린에는 25여 개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있으며 한식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베를린관광청은 럭셔리한 레스토랑도 좋지만, 오래 전부터 성행한 시장터이자 매주 목요일 먹거리 장이 열리는 마크트할레 노인(Markthalle neun)을 꼭 방문해볼 것을 추천했다.
베를린 장벽. /사진= imageBROKER Alamy Stock Photo
베를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다가오는 2024년을 주목하자. 베를린을 ‘벽(wall)의 도시’에서 ‘세계적인(world) 도시’로 거듭나게 해준 베를린 장벽 붕괴 35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매 5년마다 다양한 행사로 이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2019년에는 무려 100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축구 팬들이라면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UEFA 유로 2024도 베를린에서 개최된다.
베를린에는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로운 명소들이 많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외부에 조각품을 전시한 정원이 등장했다. 오는 2026년에는 20세기 박물관이 오픈 예정이다.
또 체인 호텔이 아닌 개성이 돋보이는 호텔도 잇따라 문을 열었다. 여성 교도소로 사용되던 120년 된 건물을 레노베이션해 만든 부티크 호텔 윌미나(Hotel Wilmina)가 대표적이다.
부르크하르트 키에커 베를린관광청 대표.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프라이빗 로컬 체험을 하기에도 수월해졌다. ‘고잉 로컬 베를린(Going Local Berlin)’ 앱을 활용하면 베를린 사람들이 꼽은 숨은 명소나 숙소, 맛집 정보가 700개 이상 나와 있다. 광고를 일절 받지 않고 운영하고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베를린의 숨은 보석을 찾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꼭 다운 받아 가는 걸 추천한다. 고잉 로컬 베를린에서 인기 있는 맛집으로는 미슐랭 타이 레스토랑 ‘킨 디(Kin Dee)’가 있다.
키에커 대표는 “팬데믹 기간 개인 여행자들이 디지털을 활용한 ‘셀프 가이딩’으로 여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연구했다”면서 “편리한 교통과 문화의 향기 넘치는 베를린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강예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