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딱 한 번 탈 수 있는 영국의 ‘유령 마을행’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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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후 80년 동안 버려진 채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마을
매년 하루 버스 노선 운용
실탄 흔적 남아있는 건축물 관람 가능

80년 동안 버려진 영국의 임버(Imber) 마을이 지난 19일 하루 버스 노선을 개방했다.
 

마을로 향하는 버스 / 사진=임버버스 홈페이지
마을로 향하는 버스 / 사진=임버버스 홈페이지

잉글랜드 남부 윌트셔 주 솔즈베리 평원에 위치한 ‘유령 마을’ 임버는 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3년부터 군사 목적으로 비워진 채 현재까지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런던 서쪽 160㎞(자가용 2시간 5분) 거리이며 브리스톨 동남쪽 75㎞(자가용 1시간 15분) 거리다.
 

퇴거 전의 임버 마을(1920년대) / 사진=임버버스 홈페이지
퇴거 전의 임버 마을(1920년대) / 사진=임버버스 홈페이지

당시 임시 대피로 알고 퇴거한 주민들은 이후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됐다. 군사 작전으로 인해 ‘유령 도시’가 된 또 다른 마을로는 타인햄(Tyneham)이 있다.
 

복원된 임버 마을의 13세기 성당 / 사진=성 자일스 성당 홈페이지
복원된 임버 마을의 13세기 성당 / 사진=성 자일스 성당 홈페이지

성 자일스 성당을 방문한 관람객들 / 사진=플리커
성 자일스 성당을 방문한 관람객들 / 사진=플리커

평소 접근이 거의 허용되지 않는 임버 마을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임버버스 데이(ImberBus Day)’에 버스로 방문 가능하다. 빨간색 이층버스를 타고 마을을 방문하는 해당 서비스는 200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는 8월 19일로 정해졌다.
 
버스 이용객은 솔즈베리 평원 서쪽 도시 워민스터(Warminster)에서 탑승하여 군사용 도로를 통해 임버 마을에 도착한다.
 

솔즈베리 평원을 달리는 버스 / 사진=플리커
솔즈베리 평원을 달리는 버스 / 사진=플리커

전 거주자를 포함한 관람객들은 버려진 성당과 시청 그리고 여러 가옥을 관람할 수 있다. 복원이 이뤄진 성당을 제외하면 대다수 건축물은 탱크 운행 및 실탄 사격으로 파손됐다. 이를 보러 작년 ‘임버버스 데이’ 당일 2000여 명이 방문했다.
 

임버 마을의 건물 / 사진=플리커
임버 마을의 건물 / 사진=플리커

버려진 임버 법원/ 사진=플리커
버려진 임버 법원/ 사진=플리커

성 자일스 성당 뒤편의 묘비 / 사진 =플리커
성 자일스 성당 뒤편의 묘비 / 사진 =플리커

버스는 행사일 오전 9시 45분~오후 5시 사이 15분마다 운행한다. 비용은 성인 10유로(한화 약 1만5000원)이며 아동은 2유로(한화 약 3000원)다. 판매 수익은 마을의 성 자일스(Saint Giles) 성당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예약은 불가능하며 탑승 후 현금으로 결제한다. 현금 인출기는 워민스터 기차역 5분 거리 상점에서 이용 가능하다.

워민스터역에서 버스를 탑승하는 승객들 / 사진=플리커
워민스터역에서 버스를 탑승하는 승객들 / 사진=플리커

다음 ‘임버버스 데이’는 내년 봄 이후 임버버스 웹사이트(imberbus.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영국 국방부가 약속한 임버의 개방일은 최대 50일이며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포함 연 3번 정도 개방한다. 실 개방일은 보통 연 20일이다. 성당 이외 타 건축물은 진입 불가하며 외부에서 관람만 가능하다. 자세한 개방 일정은 성 자일스 성당 웹사이트(imberchurch.org.uk)에서 확인 가능하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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