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도 당했어” 납치범과 결혼 해야 한다는 지역의 황당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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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키르기스스탄의 납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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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결혼 ‘알라 카추’ / 출처 : akipress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국가입니다. 이곳은 고산이 많고 산악이 없는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키르기스스탄에는 키르기스인에 이어 우즈베크인, 러시아인, 중국계 무슬림 등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이곳의 전체 인구의 80%가 이슬람교도입니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악습이 있는데요. 바로 ‘알라 카추’라는 이름의 납치 결혼입니다.
이는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신부를 보쌈해 온다는 알라 카추는 ‘붙잡아서 뛰기’라는 뜻을 지닌 단어로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떳떳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일인데요.
심지어 길거리의 모르는 여성을 납치하는 범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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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nstagram@emil.toktoshev

전통이라는 납치 결혼 ‘알라 카추’는 과거 중동 문화의 가부장적인 의식과 유목민 시절의 약탈혼이 배경이 되어 등장했습니다.
지난 2014년 키르기스스탄 정부도 1년에 약 54,000쌍이 결혼식을 올리는데 이 중 50%가 알라 카추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폭행, 강간, 살인사건 등도 발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1년 키르기스스탄의 한 여성이 강제로 차에 태워져 납치됐다 피살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범인 중 한 명이 이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납치하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2018년에도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이 납치당해 강제로 결혼식을 올린 뒤 살해됐습니다. 당시 피해자 여성 이름에서 딴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가 퍼지는 일도 있었죠.

유엔 여성 기구에서는 키르기스스탄에서 매년 12,000여 명의 여성들이 납치 결혼 당한다고 밝혔습니다.

② 불법화했지만 여전히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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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계는지금

키르기스스탄에서는 2013년 알라 카추를 불법화했습니다.
17세 이하와 18세 이상의 여성 납치 행위에 대해 각각 최고 10년과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는데요.
하지만 최고 11년형의 가축 절도보다 여성 납치 행위에 대한 형량이 낮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성의 동의가 이루어져야 결혼 할 수 있지만 키르기스스탄 내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죠.
또한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출처 : yoair

지난 2021년 한 매체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키르기스스탄 경찰에 전달된 납치 사건 233건 중 재판이 된 건 불과 14건입니다.
재판이 된다고 해도 대부분 벌금이나 집행 유예 판결로 끝납니다.
과거 한국인 여성도 알라 카추를 당했지만 교민들이 납치범 가족을 설득해 구해준 사건도 있습니다.

이렇듯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시골을 비롯한 도시에서도 일면식도 없는 남성들에게 납치되어 강제로 결혼하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이 여성들은 주변의 시선과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이런 식의 결혼은 가정 폭력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죠.

알라 카추로 납치 결혼 당한 후 이혼하게 된다면 여성들은 자기 가족에게조차 돌아갈 수 없는 분위기인데요.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③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성들

출처 : 세계는지금

과거 키르기스스탄의 20대 여성이 납치 결혼을 피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일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여성은 대학생으로 종교적 이유로 자국에서 납치 위협에 시달려 왔다며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는데요.
그녀의 가족이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려고 한 직후부터 납치 위협이 계속됐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그녀의 아버지는 이슬람교도들의 협박 이후 의문의 교통사고로 숨졌는데요.
이슬람교도 남성 10여 명은 SNS에 그녀를 납치하겠다며 공개적으로 협박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KBS ‘세계는지금’에서는 키르기스스탄의 납치 결혼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납치 결혼을 당한 키르기스스탄의 한 여성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이 제게 ‘우리 부모님을 보낼까? 아니면 그냥 당신을 보쌈할까?’라고 물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 남자친구가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했죠. 그런데 두 번째 만났을 때 남편이 저를 보쌈했어요”라고 전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여성의 남편은 “물론 신부 보쌈은 법을 어기는 거죠. 하지만 모두가 이해합니다. 이건 전통이고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는데요.
납치 결혼 문화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키르기스스탄의 남성들의 납치 결혼에 관한 생각을 알 수 있는 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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