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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여행, 김천 부항댐 출렁다리 들러 김천 치유의숲

날을 아주 잘 잡은 덕에 비 오는 날 여행.

삶이란 종종 그렇게 의도치 않은 결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아무 책임도 없다는 듯이 놓아두고 간다.

부항댐출렁다리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신옥리 121

국립김천치유의숲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수도길 1237-89

하지만 인간은 잘도 적응한다.

자연친화적인 존재라 섭리를 자연스럽게 포용하고 순응하면 좋으련만 실상은 현실의 압박감에 순응하려 노력 중이다.

부슬비가 내릴 때야 그저 분위 차분하고 따가운 햇살 없어 좋다 생각하고 가벼운 총총걸음으로 노래하듯 걷는다만 김천 부항댐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오며 우산을 갖고 올 걸 그랬나 후회감.

오랜만에 걸어본다 김천 부항댐 출렁다리.

비 오는 날 여행 장소가 좋은 건 오가는 이 없어 혼자 걷는 경우, 어쩌다 만나는 사람에 대한 반가움 따위가 있다는 사실.

저 앞으로 보이는 곳이 아마도 김천 부항댐.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김천 부항댐 출렁다리.

비 오는 날 여행으로는 나름 운치 있다.

휘이 자리를 변경해 김천 치유의 숲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여행 코스 중에 가장 나쁜 선택일 거라 생각했던 김천 치유의 숲인데 막상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니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로 격상된다. 이러한 현상은 전혀 짐작하지 못한 극적인 변화라 하겠다.

비 오는 날 여행 장소로 숲을 권유하고 싶다.

이런 날 우산을 받쳐 들고 숲속을 걷는 재미가 이리도 좋을지 누가 알았누.

진한 숲 향기에 취하고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 부서져 먼지처럼 날리는 빗가루, 내가 든 우산을 두드리며 조화로운 타악의 향연을 벌여 주는 빗소리.

너무 좋은 지금이다.

상상하지 못 한 상황과

기대하지 않았던 기쁨은

의도치 않아 우울했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좋은 느낌으로 감정의 변환을 이룬다.

김천 치유의 숲에서 느낌 감정의 대변화.

앞 다리를 쫓아 재촉하는 뒷다리.

그 다리에 밀리듯 다시 한 걸음 내어딛는 내 다리.

그렇게 걷는다라는 행위에 빠져들어 신체의 이동과 하께 다변화된 풍경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정자에 오른다. 이제부터 김천 치유의 숲을 온전하게 느끼는 시간이다.

누구 눈치 볼일 없으니 그저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무념무상을 생각하느라 결국 무념무상을 이루지 못하는 잡스런 뇌구조를 탓하며 결국은 명상 없는 명상의 흉내를 내며 온갖 생각의 회오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매전 실패하는 멍 때리기.

멍 때리기를 성공하는 분들을 존경한다.

도대체 왜 난 안 되는 걸까.

비 오는 날,

김천 부항댐 출렁다리를 홀로 걷고,

김천 치유의 숲을 홀로 걸었다.

우산을 쓰고 걷는 걸음마다 꽤 맛 난 시간들.

많은 잡생각을 흩뿌리며 오늘도 난 꿈을 꾼다.

언제고 멍 때리기에 성공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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