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대 주식 선택하고 자진 사퇴해 ‘재보궐 선거’ 하게 만든 구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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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사퇴

뉴스1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취임한 지 2년 3개월 만에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문헌일 구청장은 “구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퇴문을 발표하고 다음 날인 16일 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

문 구청장은 2022년 7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국민의힘 후보가 구로구청장에 당선된 것은 12년 만이었다.

문 구청장은 주식을 계속 보유하기 위해 구청장직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방선거 당시 ‘문엔지니어링’이라는 정보통신 설비 회사 회장직은 내려놨지만, 주식은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선거 비용 30억은 세금으로

지난해 3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는 이 주식이 문 구청장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해 회사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하라고 했다.

문 구청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 2심 잇따라 패소했다. 이에 문 구청장은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하는 대신 자기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구청장직 중도 사퇴를 선택했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4만8000주로 평가액이 17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공석이 된 구로구는 내년 4월 2일 새 구청장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구로구에서 부담하는 비용은 3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엄의식 부구청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애초 공직에 출마하지 말아야 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공직보다 사익 선택해 국민 혈세가 선거에 투입돼야 한다”, “주민에게 사과하고 받은 급여 반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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