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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누운 주취자 밟고 지나간 차량…”식별 어려웠다면 과실 없어” [디케의 눈물 316]

충남 보령시 한 도로서 누워있던 행인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1·2심, 모두 ‘무죄’ 선고

법조계 “늦은 시간 도로에 주차된 차량 많아 행인 식별 어려웠다고 본 것…재판부 판단 동감”

“피해자, 만취 상태서 길에 누웠기에 과실 자초…사망사고 아니었다면 기소 조차 안 됐을 것”

“피고인, 주의해도 사고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억울했을 것…교통사고 유발하는 일 사라져야”

ⓒ게티이미지뱅크

술에 취해 새벽 도로에 누워있던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사고 발생 시간이 늦은 새벽이었던 점 ▲사고 당시 도로에 주차된 차가 많아 피해자 식별이 어려웠던 점 ▲제한 속도를 지켜 운전한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운전자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운전자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만약 사망사고가 아니었다면 정황상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5-3형사부(부장 이효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의 항소심을 열고 검찰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0일 오전 3시30분께 충남 보령시 한 도로에서 도로 위에 누워 있던 B(55) 씨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시신에서 채혈해 측정한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18%로 만취 상태였다.

검찰은 A씨가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피해자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야간 시간대 사람이 도로에 누워 있는, 통상적으로 예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 사망 사고와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 사이의 인과 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고 지점 도로 오른쪽으로 차들이 주차돼 있었고, 피해자가 위아래 어두운색 옷을 입고 누워있었던 점, 고인 차량이 제한속도를 초과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전방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자가 숨졌다는 검찰 주장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증거가치 판단이 잘못됐거나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기에 검사의 항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재판부는 ▲사고 발생 시점이 늦은 새벽 시간인 점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았던 점 ▲운전자 위치에서 도로에 누운 피해자가 보이지 않았다는 검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지켜 운전한 점 등을 종합해 운전자 과실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피해자가 당시 만취 상태에서 길에 누워있던 것이기에 과실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본 것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기에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 과실로 보여지지 않기에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 판단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전했더라도 판결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사망한 만큼 기소 자체를 안 할 수는 없지만, 만약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사건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재판부는 새벽 시간대에 사람이 도로에 누워있는 상황은 운전자 입장에선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특히 사고 당시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지켰고 피해자가 어두운 옷을 입고 있어 확인이 어려웠다는 점에서 운전자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판례를 보면 유사한 사건에서 운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을 보면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건 흔치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이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모두 운전자에게만 전가시키지 않는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겠다. 아울러 행인도 도로에서 부주의하게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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